논평_

SBS 보도통제에 대한 논평

SBS 보도통제 진상을 밝혀라
등록 2016.12.15 18:57
조회 346

-SBS 출신 언론장악 부역자들의 양심고백을 촉구한다

 

SBS에 대한 청와대의 보도통제 실체가 폭로됐다. 14일 윤창현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장은 세월호 침몰당시 청와대 7시간을 다룬 <그것이 알고싶다> ‘대통령의 시크릿 편’(12/19)의 방영을 막기 위해 허원제 청와대 정무수석이 SBS 고위직과 접촉을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131894_177493_0530.jpg

 

업무특성상 정무수석은 언론사와 접촉할 일이 거의 없다. 그런데 허원제 정무수석이 왜 SBS 고위직과 접촉하려 했을까? 여기에는 SBS 이사회 사무국장과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 부위원장을 지냈던 허원제 정무수석의 전력을 보면 충분히 예측이 가능하다. 바로 청와대가 매우 절박하게 느끼는 ‘대통령의 시크릿’ 방송을 앞두고 SBS에 압박을 가하기 위해 ‘SBS통’, ‘방송통’인 허원제 수석을 내세웠을 것이리라. 그나마 다행인 것은 부담을 느낀 SBS 고위직이 만남을 고사해 ‘통제’가 불발되었다고 한다.

청와대의 방송장악 행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윤창현 본부장은 SBS에서 기획본부장까지 지낸 김성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까지 나서서 보도를 통제했다고 주장했다. 김성우 전 홍보수석은 “매일 홍보수석실 회의를 열어 비판·옹호 등으로 언론보도를 분류”했고, 실제 “사드 배치와 관련한 비판 보도에 대해 김 전 수석이 직접 취재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압력을 가했다”고도 했다. 이것뿐이겠는가. 밝혀지지 않은 것까지 포함한다면 SBS에 대한 보도 통제 또한 공영방송의 그것과 다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의심하는 것이 당연하다.

 

이명박 정권 이후 SBS 출신들은 청와대와 언론통제 기관의 요직으로 승승장구했다. 이명박 정권 청와대 홍보수석이던 최금락 전 보도본부장을 시작으로, 하금렬 전 사장이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활약했다. 박근혜 정권에서도 이남기 전 보도본부장이 초대 홍보수석을 맡은데 이어 김성우 전 보도국장, 현재도 SBS 남북교류협력단 단장 출신인 배성례 씨가 홍보수석 자리를 꿰차고 있다. 청와대 홍보수석만 4명으로 SBS에 대한 편애가 극심했다. 또 청와대 정무수석과 행정안전부를 맡았던 맹형규 전 앵커, 송도균 전 사장은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 하남신 전 논설위원실장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심의위원으로 임명되면서 정부와 언론 통제기구에 SBS 출신들이 속속 배치됐다. 이명박근혜 정권이 공영방송은 낙하산을 내리꽂아 통제한 반면 민영방송 SBS는 출신 인사들을 청와대와 정부로 불러들여 통제를 일삼아 왔던 것이다. KBS나 MBC처럼 무자비한 방식으로 통제를 했다가는 뒤탈이 두려웠던 것일까. SBS에는 인맥을 활용한 세련된 방식으로 장악해 들어갔던 것이다.

 

청와대에 한 자리씩 차지하고 벌인 보도통제로 얼마나 많은 SBS 후배들의 가슴을 후벼 파고, 욕되게 했는지 이들은 생각도 못할 것이다. 언론계 출신으로 누구보다 언론의 공공성과 공정성을 지킬 책무에도 불구하고, 정권의 충견이 되어 언론자유를 말살하는데 앞장선 이들에게 언론계 출신이라는 게 부끄러울 따름이다. 나아가 언론장악의 교두보 역할을 기꺼이 감수했다는 점에서 충견보다 더한 표현이 어울릴 것이다. 이들은 서로 끌어주고 밀어주며 이명박근혜 정권에서 승승장구, 호의호식해왔다. 하지만 사태가 이렇게 된 이상 주저할 시간이 없다. 언론장악 부역자로 역사에 낙인찍힐 것인지 지금이라도 양심고백을 통해 언론장악을 실토하고 용서를 구할 것인지 선택하라.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끝>

 

2016년 12월 15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