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한동훈 저서 인터뷰, 윤석만 중앙일보 논설위원 꼼수 퇴사를 규탄한다
등록 2025.03.04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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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저서에 대담자로 참여한 윤석만 중앙일보 논설위원이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 등으로 사내 징계 절차에 들어가자 사의를 표명했다. 갑작스런 사의는 징계를 모면하기 위한 꼼수 퇴사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으로 조기대선이 가시화되는 시점에서 언론인들의 대선캠프행이 또다시 반복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되는 대목이다.

 

선거를 앞둔 언론인의 정계 직행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제20대 대선만 봐도 여지없다. 2021년 6월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을 시작으로 이상록 전 동아일보 법조팀장, 황상무 전 KBS 앵커 등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캠프에 합류한 언론인은 73명에 달했다. 서창훈 전북일보 대표와 박정재 새전북신문 부사장은 언론사 임원 신분으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선경선캠프에 이름을 올렸다. 불과 열흘 전까지 방송사 뉴스‧시사 프로그램을 진행하던 이정헌 JTBC 앵커와 안귀령 YTN 앵커는 2022년 1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캠프로 자리를 옮겼다.

 

대선캠프행을 공식화하지는 않았지만 윤석만 중앙일보 논설위원이 언론인으로서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한 부적절한 행태는 곳곳에서 목격된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저서 중 윤석만 논설위원이 묻고 한동훈 전 대표가 답한 대담 참여 자체가 문제다. 윤석만 논설위원은 여권 유력 대선주자와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을 대담하고 출판하는 행위가 한쪽 주장을 편파적으로 다뤄 공정보도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임을 알고도 참여했다.

 

대담 중 ‘한국에서 가장 위험한 인물은 이재명’이란 9쪽 분량은 언론인으로서 정치적 중립 의무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 윤석만 논설위원은 “대통령 체포 구속·전후에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르고 민주당 지지율이 떨어졌다. 조기대선 체제가 굳어지면서 보수층이 결집하고, 점령군처럼 행세하는 민주당에 대한 반감이 커졌다는 분석”이라는 말로 시작해 “자유민주주의 한국에서 가장 위험한 인물은 이재명 대표라는 뜻인가”, “비상계엄이냐 일상계엄이냐 자유민주주의에 위협이라는 측면에서는 본질이 같다” 등 자의적 발언을 이어갔다.

 

중앙일보 보도에서도 정치적 중립과 거리가 먼 윤석만 논설위원의 기사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2021년 10월 23일 <윤석만의 뉴스뻥/“측근 아냐” “몰라” 또 이 장면…이재명에 ‘이명박근혜’ 보인다>에서 윤석만 논설위원은 “대장동 비리를 해명하는 이재명 후보의 전략은 동문서답, 적반하장, 잡아떼기”, “최순실 사태 당시 박 전 대통령의 모습이 오버랩된다”고 힐난했다. 2021년 12월 18일 <윤석만의 뉴스뻥/“시장님 명” 유한기 사망 후에도…모두 원한다는 특검, 왜 안해?>에서는 “(대장동 특검을 실시하자는 이재명 후보의 주장이) 얼마나 진정성이 있는지는 모르겠다”며 비난조의 의문을 던졌다. 정작 윤석열 대통령이 대장동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했을 땐 침묵으로 일관했다.

 

언론윤리헌장은 ‘윤리적 언론은 특정 집단, 세력, 견해에 치우치지 않고 공평무사한 자세로 보도한다’고 적시하고 있다. ‘특정한 가치와 정파적 이익에 부합하는 사실과 견해만을 선택하거나 과장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해당 직무가 끝난 후 6개월 이내 정치활동을 하지 않는다’는 각사 윤리강령조차 사문화된 지 오래다. 조기대선 가능성이 높아진 지금 ‘제2의 윤석만’ 사태를 만들지 않기 위한 언론계 실질적 대안이 필요하다. 언론인 스스로 저널리즘 가치와 언론윤리를 지킬 때 언론신뢰 회복이 가능하다는 점을 명심할 때다.

 

 

2025년 3월 4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 (직인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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