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_
[공동기자회견문] 시민참여 배제한 무자격 이사들의 위법한 사장 선임은 원천무효다‘절체절명’ 공영방송 KBS의 현재 상황을 이보다 잘 표현할 말이 있을까. ‘조그만 파우치’ 대담, 세월호 10주기 다큐 불방, 광복절 친일방송 참사 등으로 공영방송의 신뢰성과 공정성은 땅바닥에 떨어졌다. 공영방송의 주인인 국민마저 KBS를 향해 대한민국에서 필요한 방송인지 의심의 눈초리를 던지고 있다. 정권의 언론탄압 기구로 전락한 방송통신위원회가 강행한 수신료 분리고지 이후 공영방송 존립의 근간인 공적 재원구조마저 흔들리는 상황이다.
그래서 이번 KBS 차기 사장 선임은 더욱 중요할 수밖에 없다. 국민들의 여러 우려를 불식하여 신뢰를 회복하고, 경영 위기를 타파할 수 있는 능력과 자질을 갖춘 인물을 찾는 과정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KBS 사장 선임 절차는 그런 기대가 무너진 지 오래다.
모두가 알고 있듯 현재 KBS 사장 지원자 3명은 눈을 씻고 봐도 능력과 자질을 찾기 불가한 인물들이다. 용산 대통령실 낙하산 인사이자 지금의 KBS 위기를 불러온 장본인 박민 사장, 김건희 여사가 수수한 명품 백을 ‘조그만 파우치’라 애써 축소하며 정권에 아부했던 박장범 앵커, KBS 뉴스 신뢰도 추락을 이끈 책임자 김성진 보도본부 방송주간까지 누구 하나 고쳐서 쓸 만한 사람이 없다. 하나 같이 낙제점 후보들이다.
특히 박민 사장은 현직 사장으로 KBS 이사회 사무국장과 직원에 대한 인사권을 갖고 있다. 따라서 사장 선임을 공정하게 하려면 박민 사장이 회피 조치를 해야 했지만, 그런 건 아예 없었다. 심지어 국회 KBS 국정감사에서 현직 사장의 지위를 이용했다고 볼 수밖에 없는 ‘경영계획서 대리작성’ 의혹까지 불거졌다. 결국 박민 사장은 타인에게 부탁했다는 걸 스스로 인정했고, 이해충돌방지법 위반이 제기됐다. 그러나 KBS 이사회는 아랑곳하지 않고 사장 선임 절차를 강행하고 면접 대상자 3명에 박민 사장을 포함시켰다.
KBS 사장 선임 절차의 부실은 처음부터 예견된 참사다. 사장 선임 절차를 진행하는 KBS 이사회 자체가 귀태와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다. 새로 선임된 이사 7명은 이진숙-김태규 2인 체제 방송통신위원회가 추천해 선임된 인물들이다. 그런데 법원은 이미 2인 체제 방송통신위원회 의결이 위법하다고 여러 차례 판단했다. 이런 과정에서 선임된 현재 KBS 이사들은 무자격자나 다름없다. 선임 자체가 적법성 논란에 휩싸인 인물들이 무슨 자격과 염치로 KBS 사장 선임이라는 중차대한 결정에 참여한단 말인가. 어불성설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이들 7명은 다수의 힘을 앞세워 KBS 사장 선임 절차를 좌지우지하며, 2018년 도입해 자리 잡은 시민참여 평가제도마저 일방적으로 철폐했다. 시민참여를 통한 평가과정은 공영방송 사장 후보자들이 공영방송 철학과 비전을 국민들에게 설명하고 동의를 얻는 절차다. 정치적 후견주의에서 벗어나 공영방송을 국민의 품으로 되돌리기 위한 핵심 장치다. 그럼에도 무자격 이사들이 시민참여 평가제도를 없앤 것은 국민의 방송 KBS에서 국민의 목소리를 거세하고 정권 입맛에 맞춰 사장 선임을 좌지우지하겠다는 선전포고다. 만약 시민참여 평가제도가 살아 있었다면 땡윤방송을 일삼아 출세하려는 파렴치한 인간들이 언감생심 KBS 수장에 출사표를 던질 생각이나 할 수 있었겠는가.
자격과 명분은 고사하고 공영방송 재건을 위한 의지조차 없는 현재 KBS 이사회가 밀어붙이는 사장 선임은 원천무효다. 국민의 이름으로 명령한다. KBS 이사회는 이사 선임에 대한 위법성이 모두 조각될 때까지 사장 선임 절차 등 중요의결을 중단하라. 또한 시민참여 평가제도를 비롯해 국민의 뜻을 반영할 선임 절차를 다시 강구하는 것은 물론이고 원점에서 사장 후보를 재공모하라. 용산 낙하산 박민 사장에게도 경고한다. 연임에 뜻이 있다면 공정한 사장 선임 절차 진행을 위해 사장 자리에서 당장 내려와라.
2024년 10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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