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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기자회견문] ‘KBS 파괴’ 낙하산끼리 경쟁하나? 사장 재공모하라
등록 2024.10.08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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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년간 ‘국민의 방송’ KBS는 처참하게 무너졌다. 국민에 정성을 다하는 방송이 아니라 용산에 정성을 다하는 방송으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낯 뜨거운 정권홍보를 자처하고, 정부에게 불리한 뉴스는 철저하게 지워왔다. ‘대통령 술친구’라 불리는 낙하산 박민 사장이 취임한 이후 벌어진 일이다. 그리고 이진숙·김태규 2인 체제 방송통신위원회 추천으로 구성된 KBS 이사회는 차기 KBS 사장 선임을 일방적으로 강행하고 있다. 9월 4일 마감된 사장 후보 지원자는 달랑 4명이다. 역대 최저 지원자 수가 정권홍보 방송으로 추락한 KBS 현재를 보여준다. 더 놀라운 것은 지원자 4명 모두 하나같이 부적격자라는 사실이다.

 

무엇보다 공영방송 KBS를 망쳐온 박민 사장이 연임에 도전했다. 박민 사장은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국민으로부터 KBS를 빼앗아 용산에 헌납한 인물이다. 임명동의제 폐지 등 KBS 내부 민주주의를 압살하며 정권에 불리한 보도는 철저히 지웠던 자다. 제대로 된 경영능력도 보여주지 못하며 KBS 신뢰를 급락시키고 재정위기를 불러왔다. 그러다 보니 KBS의 두 노동조합에서 실시하는 여론조사마다 90% 넘게 연임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박장범 씨는 어떠한가? KBS를 용산에 헌납하는 데 제일 앞에 선 인물이다. 대통령 대담에서 김건희 여사가 받은 명품가방을 ‘조그만 파우치’로 불러 전 국민의 분노를 일으키지 않았던가. 정권에 어떻게 아첨하면 되는지를 몸소 보여준 인물이 이제 공영방송 사장을 하겠다고 나섰다.

 

김성진 씨는 어떠한가? KBS 방송주간인 그는 정권홍보는 자처하면서 여러 김건희 여사 의혹 관련한 뉴스는 지우고 전쟁준비 뉴스로 도배한 KBS 보도의 책임자이다. 게다가 김성진 씨는 쿠데타로 전직 대통령 예우가 박탈된 전두환 씨에게 ‘전(前) 대통령’ 칭호를 붙여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해왔다. KBS ‘용산 헌납’을 실행하고, 헌정질서를 유린한 쿠데타 세력을 옹호하는 인물에게 KBS 사장 자격이 가당키나 한가. 이런 인물들이 지원하다 보니 방송은 고사하고 언론 경력이 전무한 인물도 KBS 사장을 하겠다며 지원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더 어처구니없는 건, 이런 부적격 인물들이 당당히 KBS 사장에 지원한 것을 놓고 ‘낙하산’ 이야기가 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낙하산을 투하하는 세력이 한 곳이 아니라는 소문이다. 즉, ‘친윤 낙하산’과 ‘여사 낙하산’이 KBS 사장 자리를 차지하려고 겨룰 것이라는 추측이다. 이번에 역대 최저의 지원자가 나온 것도 어떤 출처든 낙하산을 메지 않은 인물은 도전할 생각도 못했기 때문이라는 조소가 나오는 이유다. 결국 낙하산끼리 누가 누가 KBS를 더 잘 망칠 것이냐를 놓고 경쟁하는 꼴이 됐다.

 

이런 상황에 대한 책임은 KBS 이사회가 져야 한다. KBS는 2018년부터 사장을 선임할 때 지원자들이 국민 앞에서 지원동기와 경영계획을 직접 발표하는 시민참여단 평가를 진행했다. 하지만 박민 사장을 선임할 때도 이번에도 시민참여단 평가는 빠졌다. 누구든 국민의 방송인 KBS 수장이 되려면 지원동기와 경영계획을 시청자 앞에서 발표하고 검증받는 과정이 필수인데 이사회는 이런 과정을 삭제한 것이다. 시민참여단 평가를 배제하다 보니 부적격자들이 너도나도 사장에 지원한 것이다. 시청자와 국민으로부터 평가받기보다 낙하산 하나 잘 잡으면 KBS 사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 것 아니겠는가.

 

시민사회는 KBS에 요구한다. 우리는 공영방송의 진정한 주인인 국민으로서, 시청자로서 이번 지원들과 같은 인물이 KBS 사장이 되는 것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 지원자들은 본인들의 깜냥을 알고 즉시 지원을 철회하고 사퇴하라. 당신들이 만들겠다는 공영방송 KBS 모습을 우리는 바라지 않는다.

 

KBS 이사회는 이번 공모를 ‘적격자 없음’으로 처리하고 재공모에 나서라. 재공모에서는 지원들의 언론자유와 방송 전문성을 검증할 자격요건을 신설하라. 또한 시민참여단 평가를 실시해 시청자들이 직접 지원자들을 평가할 장치를 반드시 마련하라. KBS를 국민에게 돌려줄 방안이 마련되지 않은 사장 선임은 몇 번을 되풀이해도 무효가 될 것임을 경고한다. 공영방송 KBS를 올곧게 세울 사장 선임 방안 마련과 재공모를 다시 한번 강력히 촉구한다.

 

KBS 구성원들에게도 당부한다. 다시 국민의 방송으로 돌아오라. 더 이상 국민의 곁에서 멀어지지 말라. 국민의 곁에 서서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공영방송 본연의 역할로 돌아오라. 공영방송의 주인이자 공영방송을 사랑하는 국민들의 마지막 호소다. 돌아오라! 국민의 방송 KBS여!

 

 

2024년 10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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