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언론사유화 하는 윤석열 정권 ‘언틀막 신보도지침’ 강력 규탄한다전두환 군사독재 시절에나 벌어졌을 법한 ‘보도지침’ 사건이 하루가 멀다 하고 일어나고 있다. 친윤 부역자들을 사장으로 내리꽂아 공영방송을 장악한 것도 모자라 보도내용을 검열해 정권비판 목소리는 지우고 소신 있는 언론인을 압박하여 보도나 프로그램을 통제하고 있는 것이다. 명백한 언론탄압이자 언론자유 말살이다.
경향신문 5월 16일자 ‘금주의 B컷’은 대통령실이 신문에 등장한 윤석열 대통령 사진을 트집 잡는 황당한 사건을 전했다. 5월 7일자 1면 <윤 대통령, 9일 기자회견...“정말 궁금해할 답변 준비”>에 실린 대통령 사진이 위아래가 약간 잘려서 보도되자 대통령실 대외협력비서관실에서 직접 사진기자에게 전화해 유감을 표명했다는 것이다. 대통령 사진 하나를 두고 전화한 것도 우습지만, 우상화로 대변되는 북한 정권과 똑 닮은 모습에 기가 막힐 따름이다.
5월 13일 방송된 YTN 돌발영상 <자신감의 근거>도 이튿날 일방적으로 삭제됐다. 해당 영상에는 윤 대통령이 전통시장을 방문해 수산물을 둘러보며 “여기에 소주만 한 병 딱 있으면 되겠다”고 발언한 장면과 ‘라인 야후 사태’ 관련 정치·외교 상황을 풍자한 내용이 담겼다. 김백 사장으로 교체된 후 이미 두 번 불방을 겪은 YTN 돌발영상은 정상적인 데스킹을 거쳤음에도 썸네일 ‘소주병’ 그림이 삭제되더니 결국 영상 자체가 사라지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다. ‘이명박근혜’ 정권의 대표적 부역자로 YTN 구성원들의 강한 반대에도 저질자본 유진그룹이 임명한 김백 사장 입성 후 우려된 제작자율성 침해가 현실로 드러났다.
KBS에도 강압적 언론탄압이 계속 일어나고 있다. 총선에 영향을 준다는 이유로 선거일 이후 방영 예정이던 세월호 10주기 다큐멘터리를 불방한 KBS가 이번엔 <역사저널 그날> 폐지로 안팎의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이제원 KBS 제작1본부장은 새 MC를 확정하고 방송을 준비 중이던 제작진에게 녹화를 3일 앞두고 특정인 MC 투입을 지시했다. 제작진은 코너촬영 등을 마친 상황에서 낙하산 MC 불가를 호소했지만, 녹화는 2주째 연기됐고 무기한 제작 잠정중단 통보를 받았다. 더 나아가 사측은 제작진에게 업무지시 거부를 들먹이며 불이익 운운하고 있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이제원 제작1본부장은 세월호 10주기 다큐 방영을 막은 인물이다.
합리적 근거 없이 특정인으로 진행자를 교체하거나 영상을 삭제하는 것은 ‘방송의 자유와 독립을 보장’하는 방송법에 위배되며, 대통령 심기경호를 위해 보도사진을 문제 삼는 것 역시 치졸한 언론탄압에 불과하다. 군사독재 시절 전두환 정권의 폭압적 보도지침을 폭로하며 언론민주화에 앞장서온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일련의 사건을 윤석열 정권의 ‘언틀막 신보도지침’으로 강력 규탄한다.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여당은 언론의 독립 및 자율성을 침해하는 탄압을 즉각 중단하라. 언론사유화는 국가권력 사유화에 버금가는 국정농단이다. 언론장악을 위한 무도한 언론탄압을 멈추지 않는다면 국민의 엄중한 심판을 면치 못할 것임을 명심하라.
2024년 5월 17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 (직인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