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폭력적 압수수색과 극우편향 부사장 임명, 윤석열 대통령은 EBS 장악을 당장 중단하라
등록 2024.05.03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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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검찰의 칼끝이 교육 방송 EBS를 압수수색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이 4월 30일 EBS 유시춘 이사장 사무실 압수수색에 나선 것이다. 학생들 견학이 이뤄지는 로비에서 저지하는 EBS 구성원과 수사관이 충돌하는 군부독재 시절에서나 볼 법한 참담한 상황이 벌어졌다.

 

3월 4일 국민권익위원회는 유시춘 EBS 이사장이 청탁금지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이를 근거로 방송통신위원회에 행정처분을, 검찰에는 수사를 요청했다. 유 이사장 해임을 위한 단계를 쌓아가듯 방송통신위원회는 유 이사장 해임 의결에 앞서 청문 절차를 3월 26일 진행하고, 검찰은 EBS 창사 이래 첫 압수수색까지 벌였다.

 

영장에 담긴 압수수색 자료는 자체 감사보고서, 법인카드 영수증 등 방송통신위원회와 EBS를 통해 공식적으로 입수가 가능한 자료로 알려졌다. 검찰은 순리에 따른 통상 절차 대신 권한을 남용하여 EBS 가치와 역사를 모욕하는 폭력적인 압수수색을 선택한 것이다.

 

윤석열 정부의 공영방송 EBS 장악은 이사장 해임 시도와 함께 극우편향 인사 파견을 통해서도 시도되고 있다. EBS 구성원들의 반대에도 극우편향 인사인 김성동 전 월간조선 편집장을 부사장으로 임명한 것이다. 5월 3일 예정된 부사장 취임식은 EBS 구성원들의 격렬한 저지로 결국 무산되고 말았다.

 

4월 29일 여야 영수회담 자리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언론을 장악할 방법은 잘 알고 있지만, 자신은 그럴 생각이 없다’고 말한 바 있다. 그렇지만 1주일도 안 돼 EBS 장악 시도를 본격화함으로써 윤석열 정부가 바라보는 EBS는 ‘국민을 위한 교육방송’이 아닌 ‘이념 전쟁을 위해 장악해야 할 정권의 도구’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이 다시 한 번 입증됐다.

 

교육의 기회를 확대하고 개인과 사회의 발전을 위해 설립된 교육방송 EBS가 윤석열 대통령에게는 KBS, MBC에 이어 장악해야 할 통제수단에 불과한 것인가. 교육의 획일화·이념화·정쟁화에 나서며 교육을 퇴보시키는 시키는 것이 윤석열 대통령이 바라는 교육방송 위상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윤석열 대통령은 EBS 정쟁화를 당장 중단하라. 대통령이 할 일은 민주적 교육의 가치를 실현하는 국민을 위한 교육방송이자 공영방송인 EBS의 가치를 존중하는 것뿐이다.

 

2024년 5월 3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 (직인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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