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_
시사·보도 포기가 혁신? 진정한 혁신은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입니다
6/15 오전 11시 국회 소통관 TBS 혁신안 규탄 긴급 기자회견문
등록 2023.06.15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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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보도 포기가 혁신?

진정한 혁신은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입니다

 

6월 12일 TBS 신임 경영진은 “시사 프로그램을 잠정 중단”하고, “정치적 편향성을 가진 채널이라는 틀에서 벗어나 시민 소통을 기반으로 재미와 정보가 공존하는 인포테인먼트 채널로 전환”하겠다는 요지의 이른바 ‘TBS 혁신안’을 발표했습니다. 한마디로 시정 감시와 비판의 목소리를 없애고, 오락만 추구하는 공허한 방송을 만들겠다는 선언입니다. 정태익 대표이사를 포함한 TBS 경영진은 이 자리에서 과거 시사 프로그램의 편향성 논란에 대해 머리를 숙이고 공개적인 사과를 표했습니다.

 

정치적 굴복과 백기 투항은 시민 배신

그러나 이는 TBS의 진정한 주인인 시민에 대한 사과가 아닙니다. 국민의힘이 장악한 서울시의회와 오세훈 서울시장에 대한 정치적 굴복과 백기 투항입니다. ‘서울특별시 미디어재단 TBS 조례’ 폐지를 일방적으로 강행한 데 이어 TBS 추가경정예산의 실질적 심의 권한을 갖고 TBS 존립의 명줄을 쥐고 흔드는 국민의힘에 대해 스스로 권력감시와 견제의 역할을 내려놓겠다는 항복 선언입니다.

 

TBS의 공정성 강화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공적 책무입니다. 그러나 언론의 공정성은 외부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성과 자율성에 기초해야 합니다. 권력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것은 언론의 기본 사명이며, 시민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대변할 공론장을 만드는 것은 공영방송의 기본 책무입니다. 이 핵심기능을 포기한다면 방송의 공영성과 공정성은 기대할 수 없습니다.

 

TBS 예산 삭감과 조례 폐지를 무기로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의원들과 서울시장이 가하는 압력은 그 발상부터가 언론의 건전한 비판능력을 무장 해제시켜 정치권력의 들러리로 삼겠다는 것인데, 이런 외압에 무릎을 꿇는 것은 TBS의 진정한 주인인 시민들에 대한 배신행위입니다.

 

권력에 휘둘리지 않는 공영언론으로 재정립

우리는 3월 27일부터 공영방송 TBS의 혁신을 위해 주민조례 발안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수차례의 시민공청회와 정당 간담회 등을 통해 새롭게 마련한 TBS 주민조례안의 핵심은 ▲시장이 바뀌어도 흔들리지 않는 방송의 독립성·자율성 구현 ▲시민과 시청자의 편성 참여와 실질적 의사결정권 강화 ▲시민평가단에 의한 공정하고 투명한 사장 선임 절차 확립 등입니다. 우리는 이것만이 그간 논란을 빚어온 TBS의 공영언론으로서 기능을 재정립하고 공공성과 공정성을 확립하는 진정한 혁신의 길이라고 믿습니다.

 

TBS 혁신을 위한 주민조례안을 상정하기 위해 그간 마을미디어운동을 해온 시민활동가들부터 시민단체, 방송현업단체,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녹색당 등 5개 정당이 뜻을 모았습니다. 우리는 이번 ‘TBS 경영진의 혁신안’을 강력히 규탄하며, 권력에 휘둘리지 않는 공영언론으로 TBS를 바로 세우고자 합니다.

 

서울시민의 자산인 공영방송 TBS를 조례 폐지와 예산 삭감으로 압박해온 서울시,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엄중히 경고합니다. 생존 위기에 몰려 있는 TBS 구성원들을 겁박하여 공영방송의 사명과 위상을 무력화하는 불순한 책동을 멈추십시오.

 

TBS 경영진과 구성원들은 진정한 공영방송으로 TBS가 거듭나길 성원하는 시민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말고 언론인으로서 양심에 부끄럽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십시오. 우리는 서울시민의 소중한 공적 자산, 유일한 수도권 지역공영방송인 TBS를 온전하게 시민의 품에 돌려놓기 위해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TBS의 진정한 혁신을 위해 주민조례 발안운동을 더 힘차게 추진하겠습니다.

 

 

2023년 6월 15일

TBS주민조례제정추진운동

(민주언론시민연합, 한국PD연합회,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

정의당 서울시당, 기본소득당 서울시당, 진보당 서울시당, 녹색당 서울시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