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_
정부여당은 YTN 매각 결정 철회하고, 방송통신위원회는 매각과정 철저히 감시하라정부여당은 YTN 매각 결정 철회하고
방송통신위원회는 매각과정 철저히 감시하라
윤석열 정권과 국민의힘은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을 사실대로 보도했다는 이유로 공영방송 MBC에 대해 치졸하고도 부당한 압력을 연일 일삼고 있다. 그 사이 또 다른 공영방송인 YTN을 윤석열 정부의 우호세력이자 재벌을 대변하는 전경련 계열 한국경제신문에 팔아넘기려는 음모가 현실화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는 11월 11일 한전KDN, 한국마사회가 소유한 YTN 지분 매각을 결정했다. YTN은 외환위기 이후 공기업인 한국전력 자회사 한전KDN이 21.43% 지분을 소유해 대주주 역할을 하는 준공영체제로 운영되어 왔다.
이번 매각 결정은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공혁신TF가 YTN 지분 소유자인 한전KDN과 한국마사회를 직접 압박한 결과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한전 KDN은 8월 16일 산업통상자원부 공공혁신TF에 ‘현 시점에서 지분 매각 시 손실이 예상되고, YTN의 재무 전망이 긍정적’이라며 지분 매각에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그런데 공공혁신TF가 ‘수익 보장이 없다’는 검토의견을 낸 후 돌변해 지분 매각을 적극 추진했다. 유력한 매수자는 한국경제신문이다. 2020년부터 YTN에 눈독을 들여온 한국경제신문은 9월 16일 YTN 주식 6만 910주를 추가 매수해 지분율을 높였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 역시 산업통상자원부 국정감사 질의를 통해 한전KDN이 YTN 지분을 매각하도록 채찍질했다.
특히 YTN 지분 매각 배경에는 김정호 한국경제신문 대표와 고교 동창인 윤석열 대통령의 학연, 산업통상자원부 위원회에 참여한 한국경제신문 관련 인사들의 이해충돌 문제가 얽혀져 심각성이 크다. YTN 지분 매각 결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산업통상자원부 공공혁신 TF 민간위원 7명에 한국경제신문 필진이 두 명이나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민영화를 가장한 사영화가 언론의 공공성과 시민권익을 얼마나 해쳤는지는 여러 차례 드러난 바 있다. 지금까지 기업이 언론사를 인수하여 저널리즘의 질적 향상과 언론 신뢰 제고에 도움된 적이 있었는가?
서울신문 사례만 봐도 그렇다. 호반건설에 매각되기 전까지만 해도 비교적 중도적 논조로 평가받았던 서울신문은 매각 이후 대주주 비판 기사가 일방적으로 대거 삭제되는 초유의 편집권 침해 사태를 겪었다. 다른 공공기관과 공동 소유한 프레스센터에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의 선거현수막이 버젓이 내걸려 언론의 위상을 스스로 깎아먹었다. 이젠 사설 논조를 엿가락마냥 180도 바꾸는 등 대주주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한 언론으로 전락했다. 대형방송사 SBS마저도 대주주 태영건설의 광명역 역세권 개발사업, 인제스피디움 홍보 등에 예능 프로그램 등이 동원돼 방송 사유화 논란을 빚었다.
‘장악할 수 없으면 팔아버려라!’ 윤석열 정권 식 언론장악을 빗댄 말이다. YTN 역시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방송장악 논란을 겪었다. 이명박 정권은 대선 특보 출신 구본홍 씨를 YTN 사장으로 임명해 구성원들의 반발을 불렀고, 이에 저항한 기자들에 대한 대량 징계와 해고 사태가 있었다. 그 과정에서 <돌발영상> 같은 정치풍자 성격의 인기 프로그램이 돌연 중단되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YTN은 정상화 과정을 거쳐 2021년, 2022년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 조사에서 국내 언론사 중 신뢰도 1위를 연속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공적 소유구조가 YTN 신뢰도 1위의 핵심 경쟁력이었음은 자타가 인정하는 사실이다.
언론은 정치권의 전리품이 아니다. 선거에서 이겼다고 정권이 공영언론을 마음대로 좌지우지할 수 있다고 여긴다면 큰 오산이다. 우리는 또 다시 힘주어 말한다. 공영방송의 주인은 국민이다. 국민 세금으로 조성된 공영언론 자산은 그 누구도 함부로 처분할 수 없다. 산업통상자원부는 YTN 지분 매각 결정을 즉각 철회하라.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여당은 공영방송에서 당장 손떼라. 방송통신위원회에도 요구한다. 설령 정권의 압력으로 공기업이 YTN 지분을 매각한다고 할지라도 최다출자자 변경 과정을 철저하게 심사해야 할 것이다. 회계조작 사기방송 MBN을 허가 및 재승인해준 과오를 되풀이하지 말고, 국민의 공영방송이 언론장악에 혈안된 자들에게 헛되이 넘어가지 않게 본연의 역할을 다하라.
2022년 11월 21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 (직인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