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언론인은 대선캠프 직행을 위한 발판이 아니다
등록 2022.01.20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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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대 대통령 선거일이 가까워지면서 언론인들의 선거캠프행이 또다시 반복되고 있다. 이정헌 JTBC <아침&> 앵커와 안귀령 YTN <변상욱의 뉴스가 있는 저녁> 앵커가 1월 18일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 대변인을 맡으며 이재명후보 캠프에 합류했다. 정치권력을 감시하던 언론인이 하루아침에 권력의 입을 대신하는 정치인이 되는 행태가 되풀이되면서 언론 공신력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이정헌 앵커와 안귀령 앵커의 이재명후보 캠프행이 더욱 비판받는 이유는 불과 열흘 전까지만 해도 각각 JTBC와 YTN 뉴스·시사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앵커였기 때문이다. 1월 10일 사표를 낸 두 사람은 8일 만에 대선캠프로 영입됐다. 특히 적절한 유예기간 없이 정치권으로 직행하면서 스스로는 물론이고 몸 담았던 방송사 신뢰마저 의심받는 상황이 됐다. 안귀령 앵커가 진행하는 ‘앵커리포트’의 경우 국민의힘에서 여권 편향적이라며 지속적으로 문제를 삼아왔다. 그의 이번 행보가 국민의힘 주장에 그럴 듯한 명분을 만들어준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선거철만 되면 전·현직 언론인들의 정치권 직행은 매번 논란의 대상이 됐다. 미디어오늘에 따르면 2021년 6월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 이후 올해 1월 초까지 국민의힘 윤석열후보 캠프에 합류한 언론인은 73명에 달한다. 공영방송 출신의 잇따른 캠프행도 재연되고 있다. 지난달 21일엔 황상무 전 KBS 앵커가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언론전략기획단장을 맡아 윤석열후보 캠프로 들어갔다. 고대영 전 KBS 사장과 김영 전 부산MBC 사장은 윤석열 후보에 대한 공개 지지선언을 하기도 했다.

 

과거 권위주의 정권 시절 권언유착 수단으로 활용되던 때와 비교해 환경이 많이 달라졌다고 해도 언론인들의 부적절한 정계 직행은 언론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흔들어왔다. 주요 언론사마다 언론인의 정계 진출이나 정치활동에 일정한 공백기간을 윤리기준으로 둔 이유다. 하지만 언론 스스로 만든 윤리기준이나 강령이 사문화라도 된 듯 언론인들의 선거캠프 직행은 계속되고 있다.

 

우리는 언론인 경력과 신분을 발판으로 한 선거캠프 직행 문제를 오랫동안 비판해왔다. 선거 때마다 기자나 앵커 등 언론인을 주요 영입대상으로 삼아온 정치권 행태도 지적했다. ‘오래된 구태’를 끊고 언론과 정치의 건강한 긴장관계를 되찾을지, 아니면 언론신뢰 추락을 더욱 가속화할지는 오로지 언론의 몫이 됐다. 언론과 언론인들의 맹성을 촉구한다.

 

2022년 1월 20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 (직인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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