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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남수 사장, 제2의 구본홍·배석규의 길을 갈 것인가?
등록 2018.01.08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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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월 8일) 최남수 YTN 사장은 서울 상암동 YTN 사옥으로 출근하지 못하고 인근 스타벅스로 피신하는 굴욕을 겪었다. 보도국장 내정과 관련해 노조와 맺은 3자 합의를 파기하고 지난 5일 일방적인 보도국장 인사를 단행한 최 사장을 YTN 구성원들이 거부하며 출근 저지에 나섰기 때문이다.

 

최 사장은 지난해 12월 24일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 박진수 언론노조 YTN지부장과의 3자 협상에서 노종면 기자를 보도국장으로 재내정하기로 한 약속을 파기했다. 게다가 합의 파기 논란이 커지자 “보도국장 인사를 원점에서 재논의하겠다”고 밝히면서도, 기자회견을 열어 합의 파기 사실을 부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최 사장과 YTN 사측은 합의 파기에 대한 비판에 “회사를 책임지고 있는 사장으로서 또 다른 분란과 갈등이 야기되는 선택을 하는 게 바람직한가”, “왜 YTN은 ‘기승전 노종면’이어야 하느냐”고 항변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변명을 위한 변명이자, 논점 이탈을 위한 꼼수의 말일 뿐이다.

 

최 사장은 12·27 합의에서 자신이 사장으로 내정된 이후 벌어진 갈등과 혼란을 치유하고 화합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또한 ‘경영과 보도의 분리는 언론의 독립성, 공정성 실현을 위한 기본 전제임을 인식하고 보도국이 국장 책임 하에 독립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최대한 지원한다’고 약속했다. 보도전문채널인 YTN의 구성원들에게 보도국의 독립은 더욱 무겁게 인식되는 가치이며, 지금의 YTN이 가장 중요하게 회복해야 할 사안이다. YTN 구성원들에게 보도국장 인선이란 그저 한 인물을 보도국장으로 임명하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닌 것이다. 노조는 구성원들의 이와 같은 뜻을 수렴하고 YTN 회생의 핵심인 보도 정상화를 이끌만한 인물에게 보도국을 맡기기 위한 협상을 최 사장과 진행해 합의를 이끌어냈던 것이다.

 

최 사장은 후보 시절부터 YTN 구성원들로부터 ‘부적격’ 평가를 받았던 인물이다. 회사가 위기에 처한 시기마다 자신의 이해를 우선하며 동료들을 떠났으며, 머니투데이방송(MTN) 재직 시절이었던 2009년엔 이명박 당시 대통령을 칭송하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조롱하는 칼럼들을 여러 차례 썼다. 더구나 이 시기는 바로 YTN의 언론인들이 이명박 정권에서 내리꽂은 낙하산 사장을 반대했다는 이유로 해직 등의 고통을 겪고 있던 때였다.

YTN 사장 자격은 물론 언론인으로서의 자격마저 의심받던 최 사장이 사장으로 임명될 수 있었던 건, 공정방송을 훼손하고 권력과 유착하며 YTN의 통합을 해친 인사 전횡과 경영상의 불법행위를 청산하는 일에 적극 협력하겠다고 약속한 합의 덕분이었다. 최 사장과 이런 합의에 이르기까지 YTN의 구성원들은 인내하고 또 인내했다. 하지만 그 인내는 최 사장의 합의 파기로 모두 무너졌다. YTN이 위기에 처한 시기마다 자신의 손익을 따져 동료들을 떠났던 때와 전혀 달라지지 않은 몰염치의 모습으로, 최 사장은 구성원들이 준 마지막 신뢰 회복의 기회를 걷어차며 ‘공정방송 YTN’의 회생을 이끌 자격이 없음을 스스로 증명한 셈이다.

 

우리가 너무나 놀라는 것은 공영방송에 준하는 YTN의 최남수 사장이 공식적으로 노조 등과 합의한 내용을 대놓고 파기하는 무모함을 보인다는 점이다. 이명박근혜 시기에도 쉽게 하지 않던 노조와의 합의파기를 감행하고도, 준공영방송 사장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 착각하는 최남수 사장의 우둔함이 더욱 충격적이기 때문이다.

 

최남수 사장은 노조의 동의를 얻어 사장 자리를 꿰차기 위해 합의문에 서명한 것일 뿐, 애초 구성원들은 물론 YTN 정상화를 응원한 촛불 시민들과의 약속을 지킬 마음 따윈 없었던 것이라는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다. 지금 최 사장은 단순히 한 인물을 보도국장에 임명하기로 한 합의를 파기한 게 아니다. YTN 보도의 독립성과 공정성 확보를 향한, 또 YTN의 독립과 신뢰 회복에 대한, 그리고 YTN 정상화에 대한 구성원들의 열망과 의지를 내팽개친 것이다. YTN 정상화라는 무거운 책임을 감당할만한 의지도, 깜냥도 되지 않는 최 사장 스스로 거취를 결단해야 할 때다. 방송계 전반에 정상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지금, 최남수 사장이 제2의 구본홍, 배석규가 되어 YTN을 또다시 분열과 혼란의 소용돌이 시대로 역행시켜선 안 된다. <끝>

 

1월 8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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