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2017대선미디어감시연대] 포털의 대선 뉴스 제목 수정에 대한 논평

포털의 뉴스 제목 수정, 중립성 논란 부를 수 있다
등록 2017.05.01 20:20
조회 669

그동안 포털사이트는 ‘뉴스 제목은 언론사 고유 권한’이라고 밝혀왔다. 언론사가 전송한 뉴스 제목을 고치지 않는다는 뜻이다. 실제 포털은 대체로 레이아웃에 맞추기 위한 글자 수 축약과 같이 제한적인 범위에서 뉴스 제목을 수정하고 있다. 이는 뉴스 편집에서의 공정성·중립성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한 포털의 자구책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신문법 10조 2항은 언론사의 동의 없는 뉴스 제목과 내용 수정을 규제하고 있다. 이는 제목 수정을 뉴스 선택·배열과 함께 여론형성 과정에서 포털이 행사할 수 있는 강력한 영향력으로 보기 때문이다.

 

 

포털의 ‘뉴스 제목 수정’ 어디까지 가능한가?

 

대선미디어감시연대는 4월 17일부터 28일까지 <네이버>와 <다음> 모바일의 대선 관련 뉴스를 모니터하면서 글자 수 축약을 넘어서는 우려할 만한 제목 수정 사례를 발견했다.

 

<네이버>는 4월 16일 안철수 후보의 ‘유치원 논란’ 이후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한 뉴스 <‘유치원’ 논란에 등 돌린 ‘맘心’...文-安 여성 지지율 격차 13%P>에서 ‘지지율 격차 13%p’라는 표현을 ‘안철수 지지율 하락세로 돌아서’로 수정했다. 같은 날 <문재인 42.6% 안철수 35.6%...양강구도 흔들>이라는 뉴스 제목 중 양강구도 흔들’‘대선판세 요동’으로 수정했다.

 

<다음>에서도 제목 수정을 한 뉴스를 확인할 수 있었다. <다음>은 16일 <첫날 동선 보면, 선거운동 방향 알 수 있다><문재인은 '통합', 안철수는 '국민', 홍준표·유승민은 '기적’>으로 수정해 같은 기사인지조차 확인하기 어려울 정도로 제목을 수정한 경우를 확인할 수 있었다.

 

포털

노출

위치

게재일

포털 게재 제목

언론사 게재 제목

언론사

다음

메인

4/16

문재인은 '통합', 안철수는 '국민', 홍준표·유승민은 '기적’

첫날 동선 보면, 선거운동 방향 알 수 있다

한국일보

네이버

메인

4/16

[서경-대선후보 등록 후 첫 여론조사]문재인 42.6%· 안철수 35.6%...대선판세 요동

[후보등록 후 첫 여론조사] 文 42.6%·安 35.6%...양강구도 흔들

서울경제

네이버

대선

페이지

4/16

[대선 후보등록 후 첫 여론조사]‘유치원’ 논란에 등 돌린 ‘맘심(Mom心)’, 안철수 지지율 하락세로 돌아서

[후보등록 후 첫 여론조사]유치원 논란에 등돌린 '맘心'...文-安 여성 지지율 격차 13%P

서울경제

<표> 대선 뉴스 중 포털이 제목을 수정한 사례 

  1. 자료 수집 기간: 2017년 4월 16일 13시 59분~30일 오전 2시. 자료 수집 기간 중 일부 시간에는 대선 뉴스를 수집하지 못했다. 날짜 별 수집한 시간은 다음과 같다. 16일: 13:53~23:56, 17일: 0:01~23:54. 18일: 0:00~23:56, 19일: 0:08~23:59, 20일: 0:07~23:55, 21일: 0:04~23:57, 22일: 0:01~13:57, 23일: 수집 못함, 24일: 16:40~17:02, 25일: 7:50~23:55, 26일: 0:01~23:55, 27일: 0:04~23:56, 28일: 0:01~23:59, 29일: 0:05~23:58, 30일: 0:02~2:00.
     
  2. 자료 수집 기간 동안 <네이버>와 <다음> 모바일 메인 페이지와 대선 페이지 및 정치·경제·사회 섹션에 등록된 뉴스를 수집했다. 해당 기간 동안 수집한 뉴스는 모두 18,364건. 이 중 메인에 배치된 기사는 3,621건(정치·경제·사회 섹션만 해당)이며 메인에 배치된 대선 뉴스는 모두 720건으로 나타났다.

 

뉴스제목수정1-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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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6일 <다음>이 메인에 배치한 뉴스 <문재인은 '통합', 안철수는 '국민', 홍준표·유승민은 '기적'>을 클릭하면 <첫날 동선 보면, 선거운동 방향 알 수 있다>로 연결된다.

 

 

뉴스제목수정2-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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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는 4월 16일 <‘文 42.6%·安 35.6%...양강구도 흔들>(아래)이라는 기사 제목에서 ‘양강구도 흔들’이라는 표현을 ‘대선판세 요동’으로 수정해 메인에 배치했다.

 

 

뉴스제목수정3-2.jpg

뉴스제목수정3-1.jpg

4월 16일 <네이버>는 <‘유치원’ 논란에 등 돌린 ‘맘심(Mom心)’,.. 文-安 여성 지지율 격차 13%P>(위)라는 제목을 <······안철수 지지율 하락세로 돌아서>(아래)로 수정했다.

 

물론 이 사례는 <네이버>와 <다음>이 자료 수집 기간 동안 모바일 메인에 배치한 기사 중에서 지극히 극소수인 건수이다. 그러나 제목 수정이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 하락이나 문재인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는 점을 전달하는 뉴스에서 나타났다는 점에서 이는 분명히 우려스러운 면이 있다. 유권자들은 수정된 제목만 봤을 때 두 후보 사이의 양강구도가 ‘아슬아슬’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인식을 가질 수 있다. 지지율 격차가 벌어지는 시점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하며 구체적인 지지율 수치를 나타내지 않으면 상대적으로 지지율 하락세인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했어야 했다.

 

 

포털, 민감한 대선 뉴스 제목 수정 신중해야

 

<네이버>와 <다음>은 메인에 배치된 뉴스 제목을 클릭하면 같은 주제를 다룬 여러 언론사의 기사를 묶어서 노출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속보 등 일부 기사는 최종 기사로 바로 링크시키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묶음 편집 방식은 이용자에게 다양한 뉴스를 제공하고, 정치적 중립과 논조 편향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묶음 편집 방식 때문에 특히 메인에 배치되는 뉴스 제목은 단순한 클릭 유도 기능을 넘어 해당 이슈에 특정한 의미를 부여하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 독자는 제목이 기사 본문을 함축해 설명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제목만 읽고 기사 내용을 유추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대선미디어감시연대가 극히 일부일 수 있는 뉴스 제목 수정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동안 한국 사회는 선거 시기마다 선거보도가 공정한지를 다투는 논란을 되풀이해 왔다. 공정한 선거보도가 언론의 역할이라면, 포털은 뉴스 유통 과정에서 선거보도의 공정성이나 중립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포털은 뉴스 전달 기능을 넘어 시민들의 뉴스 이용 행태와 여론 형성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공정성·중립성 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선 관련 뉴스의 선택과 배열, 그리고 제목 수정에 신중해야 한다.

 

 

뉴스 수정 이력도 배열이력과 함께 공개해야

 

이와 함께 <네이버>와 <다음>, 그리고 언론사들에게 요구한다. 이번에 확인된 뉴스 제목 수정이 <네이버>와 <다음>의 뉴스 편집 과정에서 벌어진 일인지, 언론사가 뉴스를 전송한 후 제목을 수정했는지를 밝혀야 한다.

 

언론사가 포털에 기사를 전송한 후 언론사 필요에 따른 기사 수정 등이 어떤 과정으로 이루어지는지 이용자들이 알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 이용자들이 확인할 수 있는 정보는 기사 입력 시간과 수정 시간에 불과하다. <네이버>의 ‘메인뉴스 기사배열’과 같이 뉴스 수정 이력을 확인할 수 있게 하는 것도 불필요한 논란에서 벗어나는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일부 언론사 선정적인 제목 달기 지양해야

한편, 포털이 뉴스 제목을 수정해야 할 이유가 충분한 경우도 확인했다. 언론사가 선정적인 제목을 달아 포털에 보낸 경우다. 중앙일보는 4월 17일 <후보자 눈알 팠다가는 까딱하면 징역형..>(https://goo.gl/Rg5RPP)을 <다음>에 송고했다. 이를 <다음>은 <선거운동 기간, 무심코 벽보 훼손했다가는..>(https://goo.gl/kIhvRc)으로 수정했다. 언론사들도 뉴스 노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선정적인 제목 사용이나 자극적인 발언을 그대로 인용하는 제목 달기를 지양해야 한다.

 

대통령 선거일이 며칠 남지 않았다. 포털과 언론사들은 유권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선거 보도를 위해 노력해 달라. 무엇보다 이번 대선의 역사적 의미와 선거 참여의 가치를 강조하는 뉴스를 포털에서 만나고 싶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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