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방심위의 JTBC ‘최순실 태블릿PC’ 보도 ‘의견진술’ 결정에 대한 논평
방심위, 끝까지 극우정치세력의 ‘청부 심의위원회’로 남을 것인가JTBC ‘태블릿PC’ 보도, ‘문제없음’ 결정하라
6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JTBC ‘최순실 태블릿PC’ 보도에 대해 행정제재가 가능한 ‘의견진술’을 결정했다. 이날 방심위 전체회의는 야권추천 위원들이 전원 퇴장한 가운데 상식으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의견진술’ 결정을 내린 것이다. 이는 방심위가 지난 2월 15일 방송심의 소위에서도 여권추천 위원들만으로 ‘자료제출’을 결정했던 것과 맥을 같이 한다.
방심위는 JTBC 제재를 위한 절차를 하나하나 밟아나가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야권 추천 위원들은 애초 상정하지 말았어야 될 사안이라며 ‘문제없음’이나 ‘의결보류’를 주장해 왔고, 이날도 행정제재를 전제로 하지 않는 ‘의견청취’까지 양보했으나 다수의 여권추천 위원들 횡포를 막지 못했다.
방심위에 상정된 안건은 △최초 태블릿PC 보도(2016.10.24.) △태블릿PC 입수 날짜 언급 관련 보도(2016.12.08.) △태블릿PC 입수 경로 관련 보도(2017.01.11.)로 JTBC는 납득할만한 해명을 내놓았고, 특검도 해당 보도를 사실로 판단했다. 또 이 사안은 보도와 관련 재판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민원 처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얼마든지 판결 이후로 심의를 미룰 수도 있다. 그런데도 여권 추천 위원들이 ‘의견진술’을 밀어붙이는데는 다른 의도가 있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이번 심의는 수구단체들이 민원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이들은 민원 제기 뿐 아니라 방심위가 입주해 있는 목동 방송회관 1층 로비에서 불법 점거농성을 벌이며 고성은 물론 실내 흡연, 심지어 경찰을 폭행하는 등 안하무인의 불법 행위를 일삼았다. 게다가 친박 실세였던 윤상현 의원과 친박 호위대 김진태 의원실 관계자들이 농성장을 방문, 이들의 불법 행위를 독려하며 JTBC와 방심위를 전방위로 압박했다.
이런 상황에서 여권 추천 위원들이 탄핵 불씨를 제공한 JTBC를 손봐 방심위원 배지를 달아준 박근혜에게 마지막까지 충성을 보이는 동시에 JTBC에 어떤 형태로든 상처를 냄으로써 이번 대선정국에서 극우 정치세력의 정파적 이익을 챙기려는 불순한 의도로 이해할 수밖에 없다. 방심위는 이명박근혜 정권 내내 정치·청부·편파 심의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녔다. 정권에 비판적인 프로그램에는 추상과 같은 제재를 가하고, 야권과 민주진영에 왜곡·편파보도를 일삼은 종편에는 하해와 같은 아량을 베풀었다.
영화에서 보듯 조폭을 앞세워 민주시민에 폭력을 가하고 권력기관은 이를 비호하는 모습과 흡사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죽했으면 그동안 입장 표명을 자제해 왔던 방심위 양대 노동조합마저 정치적 독립성과 중립성 훼손을 우려하는 성명을 발표했을 정도다. 해도해도 너무 하는 짓이 아닌가? 결코 용서받지 못할 전대미문의 망동이다.
이제 3기 방심위 위원들의 임기는 두어 달 정도 남았다. 여권추천 위원들이 얼마 남지 않은 임기 동안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한 노력은커녕 마지막까지 비상식적인 청부심의를 일삼는 것은 이번 대선국면에서 최후까지 정치적 이득을 챙기려고 발버둥치는 극우정치세력들과 함께 가겠다는 의사표시에 다름 아니다. 방심위는 끝까지 청부·편파 심의로 죄의 목록에 한 줄을 더할 것인지 양심과 상식에 따를 것인지 결정하라. 만일 끝끝내 청부·편파 심의를 강행한다면 필경 준엄한 국민적 심판을 면치 못할 것임을 엄중 경고한다.
2017년 4월 7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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