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_

TV조선 재승인 거부 촉구 기자회견문

불합격점 받은 TV조선, 방통위는 재승인 거부하라!
등록 2017.03.21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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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편성채널 TV조선의 재승인을 두고 좌고우면하고 있는 방송통신위원회에 국민적 의혹이 쏟아지고 있다. 방통위는 지난달 24일 재승인 심사 결과가 이미 나왔음에도 한 달이 지난 지금 이 시점까지 결과 공개도, 의결도 하지 않고 있다. 방통위는 지난 6일 TV조선 관계자만 불러 의견 청취를 했고 내일 22일에는 TV조선 청문을 개최한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방통위가 보인 행보와 관련해서 구구한 소문이 난무하고 있다. 심사결과 불합격점수가 나왔으면, 그 점수대로 불합격시키는 것이 정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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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갖가지 소문이 나도는 이유는 무엇인가? 족벌언론인 조선일보 측이 방통위를 상대로 맹렬한 로비를 벌이고 있다거나, 또 정치권에 줄을 대고 적극적으로 구명을 호소하고 있다고 한다. 만일 소문대로 조선일보측의 로비에 의해 불합격점을 받은 TV조선이 재승인 또는 조건부 재승인으로 살아남거나 또는 정치권이 대선에서의 유불리를 따지며 방통위원들에게 재승인 또는 조건부 재승인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한다면, 이는 큰 일이 아닐 수 없다. 혹시라도 방통위가 심사 결과로 나온 점수는 불합격점수로 나왔지만 이런저런 구실을 대며 '조건부 재승인'해 준다면 이는 전형적인 부정심사 사례로 판정될 것이고, 차후 방통위원들이나 해당 정치인은 법적으로 준엄한 심판을 면치 못할 것임을 엄중 경고한다. 

 

 아마도 TV조선 측은 여러 가지 눈가림식 개선대책을 제시하며 '조건부 재승인'으로라도 구명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지난 시기 TV조선의 공적인 약속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신뢰성이 박약하고, '조건부 재승인'의 합당한 근거가 될 수 없다. 즉, TV조선은 3년 전 재승인 심사 당시 형식적으로는 합격점 이상을 받았지만 심사과정에서 여러 가지로 문제점이 지적되었고, 그 결과 '조건부 재승인' 처분이 내려졌다. 당시 TV조선은 '조건부 재승인'의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 내부 사전·사후 심의 및 공정책임 공정성 확보방안 마련, 콘텐츠 투자 계획 제출 및 이행, 보도 편성 비율 축소 등을 약속했지만, 현 시점에서 지켜진 것이 하나도 없다.

 

지난 3년 동안 오보·막말·편파보도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받은 징계가 2014년 95건에서 2016년 161건으로 오히려 크게 늘어났고 ‘시사 교양’을 빙자한 ‘막말 보도 프로그램’인 시사 토크쇼는 여전히 편성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TV조선은 이번에도 공정 방송을 약속하고 보도 편성 비율 축소를 장담할 것이다. 방통위가 또 속아 막말·편파·왜곡의 대명사 TV조선을 '꼼수'로 살려 놓는다면, 이는 촛불 민심에 대한 배반이자 우리 방송 지형을 정부가 앞장서서 망가뜨리는 참사이다. 

 

 한편 TV조선이 이번에도 방통위와 국민을 속이려 한다는 사실은, 바로 지금 TV를 켜고 TV조선을 보면 알 수 있다. TV조선은 최근 재승인 심사에서 불합격점을 받아 몸을 낮추는 척하면서도 종전의 막말·편파·왜곡 행태를 반복하고 있다. 심지어 한껏 몸을 사려 도입한 ‘바로 옴부즈맨’제도는 TV조선의 출연자와 진행자조차 내놓고 비웃고 있다. 방송 심의규정을 준수하고자 TV조선이 2월 1일부터 도입한 이 제도는 출연자와 진행자의 막말이 나오면 그 자리에서 실시간으로 자막이나 진행자 중재를 통해 정정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제도 도입 이틀 후인 2월 3일 TV조선 <뉴스를 쏘다>에서 대담자로 나온 류근일 씨와 진행자 엄성섭 앵커는 스스로 이 제도를 비웃었다.

 

안희정, 문재인 두 사람을 비하한 류 씨 발언에 “류근일 주필의 ‘안희정-문재인’ 관련 발언은 개인적 견해입니다”라는 자막을 내더니 엄 앵커는 “옴부즈맨 제도가 들어와 가지고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기계적으로 이렇게 얘기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엄 앵커 스스로 TV조선의 ‘바로옴부즈맨’은 막말을 감시하고 정정하겠다는 의도가 아니라, “어쩔 수 없이 기계적으로 얘기해야 하는 제도”임을 고백한 것이다. 한술 더 떠서 류근일 씨는 “굉장히 겁을 먹으시는구나. 미안합니다. 내가 엄성섭 씨 겁 줘서 죄송합니다. 방송심의위원 여러분 죄송합니다”라고 비아냥댔다. “방송통신위원회 죄송합니다”라는 발언도 나왔다. 규제기구를 대놓고 비웃은 것이다. 방통위가 이런 모욕에도 TV조선 재승인을 인가한다면 스스로의 존재 의미를 부정하는 일이다.

 

시사 토크쇼만이 아니라 뉴스도 심각하다. TV조선 <뉴스판>은 지난 3월 14일 “비노는 난닝구, 친노는 빽바지”, ‘빽바지 친노의 싸가지 말버릇을 보면 입이 머리의 항문이라는 격언이 떠오른다’고 보도했다. 최근 하루 10건 가까이 나오고 있는 TV조선의 대선 보도 대부분이 이런 ‘특정 정당 비방’이다. 이와 반대로 여권에는 한없이 관대하다. TV조선은 지난 3월 15일, 황교안 권한대행이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자 “초유의 사태에서 대행 업무를 저버릴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황 대행은 애초에 출마 생각이 별로 없었다”는 ‘거룩한’ 진단을 내놨다. 국민들의 생각과는 너무나 거리가 먼 진단이다.

 

‘북풍’ 보도도 여전하다. TV조선은 3월 19일, 대북 소식통의 전언만을 근거로 “현재 평양은 전쟁이 곧 일어난다는 소문으로 초긴장, 일선 부대에 철모와 실탄까지 지급”했다고 보도했다. ‘아니면 말고 식’의 ‘카더라’보도로 전쟁 공포감만 키운 것이다. 

 

이쯤 되면 TV조선이 방통위와 국민을 무시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언론 보도에 의하면 TV조선은 국회와 방통위를 오가며 납작 엎드리는 척 하며 선처를 호소하며 로비를 하고 있다고 한다. 겉으로는 그렇게 숙이면서 실제로는 막말과 저질방송을 하고, 규제기구를 비웃고 있는 것이다. 

 

더 이상 속아서도 안 되고, 봐줘서도 안 된다. TV조선은 이미 지난 재승인 심사 때 얻은 소중한 기회를 스스로 내팽개쳤다. 원칙대로 불합격 점수를 받은 TV조선의 재승인을 거부하는 것만이 방통위가 공적 규제를 담당하는 국가 기관으로서의 위상을 바로 세우고 민심에 순응하는 길이다.


방통위, 똑바로 하라! 만일 그러지 않으면 국민적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 

 

 

2017년 3월 21일
언론단체비상시국회의,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언론단체비상시국회의 참가단체 (민주언론시민연합,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새언론포럼, 언론개혁시민연대, 자유언론실천재단, 전국언론노동조합,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표현의자유와언론탄압공동대책위원회, 한국PD연합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언론위원회, 한국기자협회, 한국인터넷기자협회,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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