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논평]민영삼 씨의 민언련 형사고발과 TV조선 관련 보도에 대한 논평
민언련 보고서가 ‘가짜뉴스’? 민영삼과 TV조선의 적반하장
민언련 보고서가 ‘가짜뉴스’? 민영삼과 TV조선의 적반하장
- 민언련은 종편 감시의 고삐를 늦추지 않을 것이다 -
종편의 단골 패널로 그간 각종 막말과 왜곡 발언을 일삼아왔던 민영삼 사회통합전략연구원장(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특임교수)이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을 검찰에 고발했다. 아직 민언련이 공식 고소장을 확인한 상황은 아니지만, TV조선이 ‘검찰에 고발’했다고 보도했다. 언론시민단체인 민언련의 정당한 보도비평을 형사적 고소로 겁박한 것이다.
민영삼 씨는 TV조선 <이봉규의 정치옥타곤>(2017/1/28)에 출연해 문재인 전 대표의 부인 김정숙 여사에 대해 “여자가 너무 나댄다”, “좀 비호감일 수도 있다” 등의 표현을 사용해 평했다. 이에 민언련은 2월 1일 <민영삼, 또 다시 문 전 대표 부인에게 ‘나댄다’고 표현>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사투리’라는 토를 달긴 했지만 ‘여자가 나댄다’는 명백한 여성비하 발언입니다. 또 뒤에 ‘비호감일 수 있다’는 발언을 통해 시청자에게 ‘여자가 나대면 비호감’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에 충분한 발언입니다. 김 여사를 향해 여성비하 발언과 함께 모욕적인 발언을 퍼부은 것입니다”라고 지적했다.
민 씨 SNS로 반발, TV조선의 황당한 옹호 보도
민영삼 씨는 지난 4일 자신의 SNS에 “민언련과 오마이뉴스, 해당 기자 모두 즉시 형사고발 조치하도록 하겠다”면서 “저의 입에 재갈을 물리려는 이런 가짜뉴스가 친노패권 정치의 민낯입니다. 제 온몸이 부서져도 패권정치와 맞설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이후 2월 9일 TV조선은 ‘사실 왜곡 뉴스 심각, 피해도 확산’이라는 제목의 <뉴스판> 보도에서 민언련의 비평을 “전체가 아닌 일부만 발췌해 왜곡하는 가짜 뉴스”의 사례라고 못 박고, “실제 방송에서 문 전 대표 부인을 지칭해 ‘나댄다’고 단정적으로 표현하지 않았다”면서 “문 전 대표 부인에 대한 여러 평가를 설명했을 뿐인데, 일부만 발췌해 왜곡한 기사와 게시물이 유포됐다”는 민 씨 입장을 전했다. 한 마디로 민씨의 발언은 ‘단정적 표현’이 아닌데 민언련이 이를 ‘단정적 표현’으로 왜곡했다는 것이다.
민언련이 무엇을 왜곡하고 무엇을 단정적으로 표현했나?
그러나 민언련은 보고서에서 “아무튼 적극적인 측면에서 아주 긍정적으로 보는 측면이 있고, 또 나쁘게 보면 여자가 너무 나댄다. 아주 그 사투리로. 이렇게 해서 좀 비호감일 수도 있다. 그런 측면에서 그 경계선에 있는 게 김정숙 여사가 아닌가”라는 민 씨의 발언 전체를 그대로 담았다. 오히려 진행자 이봉규 씨와 민영삼 씨의 발언 전체를 보면, 김정숙 여사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봉규 씨는 김정숙 여사와 관련, “과거 정치계에서는 그림자 내조가 최고의 미덕이었는데. 여기에 맞서서 이분은 좀 다릅니다. 좀 ‘왈가닥이다. 치맛바람 내조’로 유명합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TV조선은 심지어 패널이 발언할 때 <‘왈가닥’ 김정숙, 치맛바람 내조형>이라는 자막을 30초 이상 보여주기도 했다. 민언련의 보고서는 이런 방송 내용 전반을 토대로 비평한 것이다. 무엇이 페이크(가짜)인가?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특히 민언련 보고서에서도 지적되었지만, 김정숙 여사에 대한 민영삼 씨의 부정 평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민 씨는 작년에도 TV조선 <이봉규의 정치옥타곤>(2016/9/17)에 출연해 “현모양처 쪽보다는 속된 말로 설친다 나댄다 할 적에”, “그런 유형의 대표적인 분이 문재인 전 후보의 부인으로 분류”된다고 발언한 전례가 있다. 그나마 당시 이봉규 씨가 ‘설친다’ ‘나댄다’라는 표현을 ‘적극적이다’로 정정하기는 했으나, 민 씨는 분명하게 김정숙 여사를 ‘(설치고 나대는) 그런 유형의 대표적인 분’이라고 발언했다. 따라서 민언련은 이번 보고서에서 민영삼 씨 개인의 발언의 문제점보다, 작년 9월 17일자 방송에 대한 심의민원을 기각했던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안이한 결정으로 2017년 1월 유사한 잘못이 초래되었음을 지적하는데 비중을 뒀다.
△민영삼 사회통합전략연구원장. TV조선 <이봉규의 정치옥타곤>(1/28)
민언련 보고서가 ‘가짜뉴스’라고 단정적으로 표현한 TV조선이 더 황당
한편, 자사 프로그램과 출연자를 옹호하느라, 민언련 보고서를 ‘가짜뉴스’라고 규정한 TV조선 <뉴스판>의 태도는 더욱 황당하다. 앞서 밝힌 바와 같이 민언련 보고서는 철저하게 사실에 입각해 작성했다. 발언 일부만 발췌해 악의적으로 왜곡한 것이 아니라 발언 전체를 전하고, 이에 대해 민언련의 비평을 실은 것이다. 또 특정 표현만을 부각시킨 것이 아니라 전체의 맥락을 보고 작성한 것이다. 이른바 ‘가짜뉴스’와는 질적으로 완전히 다르다.
게다가 민언련 보고서를 ‘가짜뉴스’를 단정한 TV조선의 ‘가짜뉴스’에 대한 판단과 보도 방식은 한마디로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에 가깝다. TV조선은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 전에는 ‘대선판 판치는 가짜뉴스’(1/19) 등의 보도를 통해 반 전 총장을 겨냥한 가짜뉴스가 많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미디어워치가 매일같이 쏟아내고 있는 “JTBC 태블릿PC 보도 조작설”, 박사모 등 친박단체를 중심으로 나돌고 있는 “박영수 특검, 여기자 성추행” “세월호 참사는 전교조가 북한 지령 받아서 기획한 것” 등 가짜뉴스에는 지금까지도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이중적 잣대를 적용하여 자신들의 눈에 거슬리는 기사만 ‘가짜뉴스’라고 판단하고 보도하는 정파적 행위에 다름 아니다.
또한 근거 없는 왜곡 보도를 ‘가짜뉴스’라고 한다면, TV조선이야말로 ‘가짜뉴스’를 양산하는 근원지다. 멀리 갈 것도 없다. 2월 8일, 야3당과 야권 대선주자들이 ‘선 탄핵, 후 대선’을 결의하자 TV조선은 <뉴스판>의 ‘앵커칼럼’에서 “촛불 동력이 떨어지면서 두 사람(문재인, 이재명) 지지율이 정체된 겁니다. ‘대세론’의 샴페인을 터뜨리며 조기 대선정국으로 몰아간 주역이 문 전 대표입니다. 그러더니 다시 지지층 결집에 촛불을 동원하겠답니다. 광장의 민심은 정치적 손익계산에 따라 맘대로 굴리는 장기판의 말이 아닙니다”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문재인 전 대표의 지지율은 정체되기는커녕 계속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조기대선 정국은 탄핵안이 가결된 순간 자동적으로 시작된 것이고 광장의 시민 그 누구도 누군가 자극해서 촛불을 들지 않았다. 따라서 문 전 대표가 지지율이 정체되어 ‘지지층 결집에 촛불을 동원하려’고 ‘선 탄핵 후 대선’을 주장한다는 비난은 아무런 근거도 없는 억측이며 왜곡이다.
이렇듯 왜곡·막말의 선두주자인 TV조선과 민영삼 씨가 합세해 민언련의 정당한 비평을 ‘가짜뉴스’로 몰면서 형사고소로 겁박하는 것이야말로 적반하장이 아니고 무엇인가. 언론 생태계를 어지럽히는 ‘종편’의 막말·왜곡은 이번 사태를 통해서도 드러났다. 또한 TV조선은 ‘가짜뉴스’ 운운 하면서 민언련을 부당하게 폄훼한 것을 공개 사과하라. 민언련의 언론개혁 운동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끝>
방통위에 제대로 된 종편 재승인 심사를 촉구하는 온라인 엽서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