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신문법 시행령 위헌 판결에 대한 논평

인터넷언론의 자유와 다양성을 허하라
등록 2016.10.28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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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언론의 자유와 다양성을 허하라
-신문법 시행령 위헌 결정 환영한다-

 

 

상시 고용인력 규정을 강화해 인터넷언론을 통제하려는 시도가 실패로 돌아갔다. 오늘 헌법재판소는 5명 이상을 상시 고용하고,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서류를 제출할 것을 규정한 신문법 시행령이 인터넷신문사업자의 ‘언론 자유를 침해’하는 위헌이라고 판결했다. 이로써 5인 이하 소규모 인터넷언론도 ‘언론’의 자격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작년 11월 문화체육관광부(문화부)는 신문법 시행령의 인터넷언론 등록 요건을 강화해 취재 인력 3명 이상을 포함해 취재 및 편집 인력 5명을 상시고용하고, 이를 확인할 수 있는 국민연금 등 가입내역 확인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기존에 취재 인력 2명 이상을 포함해 취재 및 편집 인력 3명을 상시고용하고, 담당자 명부만을 제출하도록 했던 규정을 대폭 강화한 것이다. 2014년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신문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인터넷신문의 평균 기자 수는 4.5명으로 대형 인터넷언론사를 제외한 대다수가 시행령 규정에 못 미쳐 폐간 위기에 처한 것이다. 문화부는 △최소 상시 고용 인원을 증원하여 인터넷신문의 기사 품질 제고, △언론매체로서의 사회적 책임성 강화, △인터넷신문 난립으로 인한 폐해 최소화 등의 명분을 내세웠으나 극심한 반발해 부딪쳤다. 어뷰징 등 유사언론 행위는 언론사 규모와는 관련 없으며, 오히려 대규모 인터넷언론의 폐해가 더욱 극심한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번 신문법 시행령의 배경에 그 동안 여론을 독점해 왔던 거대 신문의 이해가 작용해왔던 것 또한 주지의 사실이다. 따라서 ‘유사언론 행위 규제’를 앞세워 정부에 비판적인 소규모 인터넷언론을 통제하고, 강제로 퇴출시키려는 것은 결과적으로 국민의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는 점은 불문가지다.

 

헌재도 인터넷언론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고 제한을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하기 때문에 시행령의 과도한 규제는 인터넷언론의 ‘언론자유를 침해’한다고 판결했다. 나아가 ‘거짓 보도나 부실한 보도는 결국 독자로부터 외면 받아 퇴출될 수밖에 없다’며 독자들과 시장의 자정능력을 강조했고, 소규모 인터넷언론들이 편법적으로 언론 지위를 유지한다면 ‘신문법 및 언론중재법의 적용대상에서 제외돼 사회적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우려했다. 

 

헌재의 판결로 인터넷언론을 옥죄려던 정권의 시도는 수포로 돌아갔다. 최순실 사태에서도 봤듯 언론을 통제하고 감시한다고 정권의 치부를 가릴 수 없다. 이번 헌재 판결로 언론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고 제한을 최소화’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기본정신임을 깨닫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끝>

 

 

2016년 10월 28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