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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고영주 이사장의 ‘문재인 공산주의자’ 발언 관련 판결에 대한 논평(2016.9.29)
등록 2016.09.29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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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 철퇴 맞은 ‘매카시즘’, 고영주 이사장은 사퇴하라

 

28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 이사장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고 이사장은 300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고영주 이사장은 2013년 1월 ‘애국시민사회진영 신년하례회’에서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였던 문 전 대표를 겨냥해 “문 후보는 공산주의자이고 이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우리나라가 적화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확신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문 전 대표는 이에 1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서울중앙지법 김진환 판사는 “피고의 발언은 같은 정치적 입장에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을 감안해도 명예훼손적 의견을 단정적으로 표현한 것”이며 “원고에 대한 명예를 훼손하거나 인격권을 침해한 불법행위”라고 말했다. 김진환 판사는 고 이사장의 발언에 구체적인 증거나 정황이 없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고 이사장의 ‘매카시즘’ 발언은 2013년 이후에도 계속돼 셀 수도 없을 정도다. 그는 지난해 10월 방문진 이사장 자격으로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문 전 대표는 공산주의자”라는 과거 발언에 대해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지만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오히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변형된 공산주의자”라고 했고, 박정희 전 대통령, 김문수 전 경기지사,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은 “전향한 공산주의자”라고 하는 등 비정상적인 이념 편향 발언을 이어가 물의를 빚었다. 그는 또한 2010년부터 국가정상화추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친북인명사전 편찬을 주도했고 2014년에는 통합진보당 해산 국민운동본부의 상임위원장을 역임하는 등 줄곧 극우단체에서 활동해왔다.


이처럼 병적인 이념편향을 가진 자가 공영방송 MBC를 관리‧감독하는 방문진 이사장의 자리에 앉아 가뜩이나 망가진 MBC를 더욱 망가뜨리고 있다. 백종문 MBC미래전략본부장이 2014년 인터넷 매체 <폴리뷰>의 국장과 기자를 만나 ‘증거 없는 해고’를 자행했다고 고백하고, 방송법 위반, 부정청탁, 부당거래 등 MBC에 온갖 패악을 저지른 녹취록이 지난 1월 공개됐지만, 고영주 이사장은 이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을 뿐더러 진상을 규명하려는 야당추천 이사들을 방해하기까지 했다. 백종문 녹취록에 대해 질의하는 방문진 이사를 향해 여당추천 이사가 “이 xx”라며 욕설을 해대는 상황까지 벌어졌지만 고 이사장은 모르쇠로 일관했다. 게다가 편파적 이사회 운영으로 이를 지적하는 야당추천 이사를 향해 "한번 붙어볼래"라는 등 폭력적 행태를 보이기도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고영주 이사장은 지난 8월, 방문진 이사장이라는 공적 직함을 달고 극우 성향의 ‘대한민국사랑회’가 주최하는 '이승만 애국상 시상식'에 참석하여 또 다시 ‘매카시즘’적 발언을 뱉어냈다. 그는 조영환 종북좌익척결단 대표에게 “아스팔트에서 활동하는 종북좌익척결단을 결성하여 온오프라인에서 직접 종북세력들을 대적함으로써 애국세력의 취약점을 잘 메워줬다”고 치켜세웠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올해 방문진 홍보비 총 3,520만 원 중 62.5%에 달하는 2,200만 원이 미디어워치, 뉴데일리, 조갑제닷컴, 폴리뷰 등에 흘러들어갔다. 이 매체들은 이념적으로 극편향된 매체일 뿐 아니라, 사업의 성격, 홍보의 대상, 광고 효과 측면에서도 전혀 실익이 없는 매체라는 점에서 공적 자금의 무분별한 낭비라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고, 좌와 우를 조화시켜야 할 방문진 이사장이 극도로 편향된 이념의 노예가 되어 있는 이런 상황이 지속되어서는 결코 안 된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의 고 이사장 발언으로 방문진에서 고 이사장에 대한 불신임 논의가 있었을 때, 여당추천 이사들은 이구동성으로 “소송이 제기되어 있는 상황이니 '법의 판결'을 기다려보자”고 했다. 그리고 이제 법의 판결이 났다.


우리는 법치와 민주주의가 살아있음을 증명한 이번 판결을 환영하며, 이번 판결이 군부독재시절에 공안의 사고에 젖어 무고한 사람을 ‘빨갱이 사냥’했던 극우세력들이 석고대죄 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한국의 매카시’ 고영주 이사장은 법원도 인정했듯, 본인의 이념이 민주주의에 기반한 우리 사회의 법치에서 벗어나 있음을 인정하고, 방문진 이사장 자리에서 즉각 물러나기를 촉구한다.

 

(사)민주언론시민연합(직인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