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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방문진 여당 추천 이사들의 안광한 사장 해임 결의안 상정 기각에 대한 논평(2016.9.23.)
등록 2016.09.23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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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파탄의 공범, 깡패집단 방문진을 해체하라

 

 

22일 열린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회에서 유기철·이완기·최강욱 3인의 이사들이 상정한 ‘안광한 사장 해임결의안’이 “안건이 안 된다”는 이유로 기각되는 기상천외한 상황이 벌어졌다. 이날 여당추천 이인철 이사는 안건 설명도 하기 전에 “안건과 관련해 할 말이 있다”며 도발을 시작했다. 안건 설명을 듣고 관련 논의를 하는 이사회의 통상적 절차를 무시한 것이다. 3인 이사들의 강한 반대가 있었지만 고영주 이사장은 이인철 이사의 발언을 제지하지 않았다. 이인철 이사는 적어온 문건을 읽으며 녹취록 사건, 특조위 동행명령, 트로이컷 사건 등 해임결의안에 들어 있는 내용들이 별개 안건으로 이미 논의된 사안이라며 “현 경영진에 조치를 취하지 않기로 결론이 난 사안을 다시 다룰 대상이 아니어서 각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광동 이사 또한 몇 자 적어온 의견을 읽어주겠다면서 “임기가 보장되어야 할 안 사장에 대한 해임안을 제기하며 일관되게 존중돼야 할 경영권을 위협하는 것은 공영방송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훼손할 목적으로 행하는 정치활동이다”고 말했다. 고영주 이사장은 안건 설명과 이에 대한 소수 이사들의 보충 발언이 끝나자마자 “안건이 안 된다는 의견에 대해 표결을 하겠다”며 바로 표결에 들어가 상황을 끝내버렸다. 나머지 여당추천 이사들은 발언 한 마디 없이 어줍지 않게 손을 드는 거수기 역할을 자행했다. 유의선 이사는 “침묵은 동의한다는 뜻이다”는 ‘명언’을 남겼다. 여권 이사들의 이러한 행태는 ‘다수의 횡포’를 넘어 기본적인 이사회 절차도 무시한 ‘깡패집단의 짓거리’에 다름 아니다.

 

 

 

야당 추천 이사들의 해임안 제출 사유를 보면, 이 정도로 MBC가 파탄나기까지 방문진은 도대체 무엇을 했는가 하는 의아심이 들 정도다. 안광한 사장은 2012년 당시 증거도 없이 직원들을 불법으로 해고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그밖에도 임직원들을 사찰하는 스파이웨어를 사내에 설치해 대법원에서 ‘공동불법행위자’로 낙인이 찍혔는가 하면, 인사권을 남용해 공정방송을 외치는 구성원들을 정직·해고·전보함으로써 법원의 불법판결을 받는 등 다반사로 법을 어기는 불법 경영을 해왔다. 이로 인해 안 사장은 휘하의 임원이 부정청탁, 부당거래, 방송법 위반 등 법과 윤리강령을 다반사로 위반한 행적이 녹취록을 통해 드러나도 아무런 조치도 취할 수 없는 처지에 처했다. 스스로 국회와 세월호 특조위의 출석요구에도 응하지 않고, 특조위의 동행명령도 거부하는 등 국민의 대의기구인 국회와 법을 무시해 왔다. 안 사장 스스로가 이러하니 특조위의 동행명령을 회피하기 위해 줄행랑을 치는 지역사 사장, ‘출장중’이라며 거짓말을 하는 간부에 대해 어떤 조치를 취할 자격도 없다. 보도·시사 분야의 신뢰도와 공정성이 끝없이 추락해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고, 사내 분파주의가 극에 달해 유능한 인재들이 이탈하는 리더십 부재상태에 있는 등 MBC가 침몰하고 있는 상황에서 안 사장은 이를 막을 아무런 대책도 의지도 능력도 없는 자이다. 3인의 이사들은 조직 파괴, 신뢰도 하락, 무능한 경영 등 MBC를 총체적 난국으로 몰아넣은 안광한 사장에 책임을 물은 것이다.

안광한 사장이 김재철 전 사장 시절 부사장을 맡아 MBC 파행을 주도했고, 인사위원장을 맡아 공정방송을 바라는 사내의 양심세력을 ‘근거 없이’ 해고했던 것은 알려진 사실이다. 뿐만 아니라 안 사장은 공정방송을 염원하는 기자, PD 등을 제작에서 배재하는 한편 그 빈자리를 시용인력과 경력직으로 채우면서 프로그램의 질적 저하, 이로 인한 신뢰도 추락을 수수방관해 왔다. 나아가 MBC를 비판하는 언론사와 노동조합에 패소가 뻔한 소송을 벌이며 48억 원에 이르는 소송비용을 쏟아 붓는 등 MBC 재정을 갉아먹는 배임을 버젓이 저지르고 있다. 때문에 이번 해임안이 제출되기 전에 사장 자리에서 이미 물러났어야 하는 수준 이하의 부적격 인물이다. 그럼에도 박근혜 정권의 돌격대를 자처하는 여당추천 이사들의 보위로 임기를 이어왔다.


여당 추천 김광동·이인철 이사들은 안 사장 해임안에 대해 ‘외부 정치세력의 음해’, ‘정당한 경영행위’, ‘공영방송 장악 의도’라는 얼토당토 않는 주장을 펼쳤다. 고영주 이사장은 이에 대한 토론의 기회를 박탈하고 “안건이 안 된다는 의견이 있었는데 이에 찬성하는 사람은 거수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3인의 이사들은 “이런 이사회 운영은 불법이다”, “안건이 안 된다는 의견에 대해 반대의견을 말 하겠다”, “안건은 이미 상정된 것이다”, “해임사유에 대한 구체적 논의를 하자”는 등 강력하게 반발했다. ‘안광한 사장 해임 결의안’은 방문진 규정에 따라 회의 개최 10일 전인 9월 12일에 제출됐고 이사장의 최종 결재를 받아 적법절차로 상정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6명의 이사들은 “안건이 안 된다”는 입장에 부끄러운 손을 올렸고, 스스로 결재해 안건을 상정했던 고영주 이사장은 각본에 짜있는 듯 서둘러 의사봉을 두들겨 상황을 종료시켰다.
국민이 공영방송 MBC를 제대로 관리·감독하라고 준 권한을 스스로 부정하고, 정권의 꼭두각시놀음이나 하는 방문진이라면 존재할 이유가 없다. 파행의 파행을 거듭하고 있는 MBC를 감독할 의지도 권한도 없다면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답이다. 차라리 깡패집단 방문진을 해체하는 것이 국민들을 위하는 길이다. <끝>

  

 

2016년 9월 23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