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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강효상 새누리당 의원의 미방위 업무 보고 중 민주언론시민연합 관련 발언에 대한 논평(2016.6.30)
등록 2016.06.30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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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를 모욕한 폴리널리스트의 전형 강효상
대한민국 국회의 품위를 떨어뜨렸다

 

 

 29일, 국회 2차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미방위) 업무보고에서 강효상 새누리당 의원이 언론과 시민사회를 모욕하고, 국회의 위상과 품위를 떨어뜨리는 발언으로 시민사회의 분노를 사고 있다. 그의 발언은 언론, 시민사회, 정치에 대한 천박한 인식과 무지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판단된다.
강 의원은 국회 미방위 위원으로서 언론의 자유와 건강한 언론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하기는커녕, 우리 사회의 퇴출 1호가 되어버린 ‘쓰레기 언론’을 감시하고 관계기관에 민원을 제기한 정당한 시민의 권리를 폄훼하고 억압했다.

 

강 의원은 TV조선과 채널A의 방송심의 제재가 많이 나온 것을 두고, 민원 접수의 80%이상이 TV조선과 채널A에 집중되었다며, 그 이유는 ‘민주언론시민연대’의 ‘정치성 민원’ 때문이라는 주장을 폈다. 이어서 강 의원은 “종편 제재가 민원 제기 이후 사후적 심사로 이뤄지고 있는데 차제에 공정한 시스템으로 어떤 대안이 있는지 연구해주시길 바란다”고 방통위에 주문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강 의원은 ‘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을 ‘민주언론시민연대’로 잘못 지칭했는데, 적어도 국민의 대의기구인 국회의원이라면 단체의 정확한 명칭 정도는 숙지하고 발언해야 할 것 아닌가. 게다가 민언련이 관계기관에 합법적으로 제출한 민원을 ‘정치적’이라고 왜곡하는 작태는 조선일보와 TV조선에서 배어 있었던 습속이 여전히 남아 있는 것 같아 향후의 정치적 행보가 우려스럽다.

강 의원은 이날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에게 질의하는 과정에서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성을 고발했던 MBC < PD수첩 >을 “방송이 흉기가 된 사례”로 규정하기도 했다. 주지하다시피 2008년 방송된 < PD수첩 >이 미국산 쇠고기의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을 우리 사회에 불러일으켜 한미 간 재협상의 계기를 만들어주었고, 국민 건강과 축산농가 보호에 기여했던 것은 숨길 수 없는 사실이다.


또한 강 의원은 MBC 노사문제에 대해 “사법부가 잘 판단하고 있다”며 방송사나 언론사의 ‘자율성’을 언급하면서 “정치권이 개입하면 언론사 자유가 침해된다”고 말했다. 2012년 파업 이후 몸살을 앓고 있는 MBC의 노사갈등을 해결할 아무런 의지도, 대안도 없음을 스스로 고백한 것이다. 이는 갈등을 조정하고 풀어야 할 정치인으로서 매우 안이하고 무책임한 자세가 아닐 수 없다. 백종문 녹취록에서 밝혀졌듯이 MBC 경영진은 소송비용으로 천문학적인 국민혈세를 낭비하면서 법에 기대고 있지만 대부분 MBC가 패소하고 있는 현실은 법에만 의존하고 있을 사항이 아님이 분명함을 반증한다. 


이어서 강 의원은 고 이사장에게 “이번 총선 보도에서 MBC가 공정했다고 보시나 불공정했다고 보시나”라고 물었고 고 이사장은 “아주 공정했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강 의원은 “앞으로도 그 소신대로 해주시길 바란다”고 치하했다. 질문 같지 않은 질문을 하는 강 의원이나 거기에 화답하는 고영주 이사장이나 그 뻔뻔함에서는 ‘난형난제’이다.

 

△ 미방위 업무보고 중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과 강효상 새누리당 의원(6/29, 국회TV 캡쳐)

 

무엇보다 강 의원의 발언은 국회 업무보고 시간에 공익적 목적과는 전혀 상관없이 자신이 몸담았던 조선일보와 TV조선을 비합리적인 논법으로 비호했다는 점에서 문제가 크다.  강 의원은 이번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비례대표 16번으로 당선된 초선 의원으로, 공천 당시부터 온갖 의혹과 비난에 휩싸였던 인물이며, 공천을 받기 6개월 전까지 조선일보 편집국장을 맡았던 전형적인 폴리널리스트다. 언론인 강효상이 정치권에 안착하게 된 것은 고질적인 권언유착의 전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의 정권과의 유착 사례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그는 불법적 수단으로 개인사찰을 자행한 청와대 행정관 등과 내통하여 국정원의 2012년 대선 개입 수사를 진두지휘했던 채동욱 검찰총장을 낙마시켰던 장본인이다. 또한 강효상 의원이 보도본부장으로 재직하고 있던 당시의 TV조선은 2011년 12월 1일 종합편성채널 개국 첫날,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초대해 그 유명한 ‘형광등 100개를 켜놓은 듯한 아우라’라는 표현으로 방송사에 전례 없는 ‘정치인 극찬 방송’을 내보냈다. 강 의원이 편집국장으로 재직했던 시절 조선일보는, 세월호 참사 직후인 2014년 4월 19일 “현장 대처에 늑장을 부리던 관료들은 대통령 한마디에는 재빨리 움직였다”며 대통령 칭송에 열을 올렸다. 그해 4월 23일에는 <청해진해운 실소유주 유병언 6개 비리혐의 수사>라는 보도를 시작으로 세월호 참사를 ‘유병언 책임론’으로 방향을 트는데 지대한 영향을 미쳤고 2015년 세월호 1주기 때는 “대통령을 끝내 거부한 유족들은 대한민국은 물론 대한민국 국민과 등을 지겠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세월호 유가족들을 또 다시 모욕했다. 이런 그의 전력만 보더라도, 그의 국회 입성이 박근혜 대통령의 ‘보은 공천’이라는 설명에 설득력을 갖게 한다. 강 의원이 정권에 보여주었던 끝없는 애정과 충성심으로 금배지를 다는데 성공했는지 모르겠으나, 언론인으로서, 정치인으로서 완전히 ‘실격’이다.

 

우리는 불공정 언론을 감시하고 관계기관에 합당한 민원을 제기한 민언련에 대해 ‘조직적 모니터’ 운운하면서 핏대를 올리는 강 의원을 보고, 분노를 넘어 연민을 느낀다. ‘보수’의 가면을 쓴 채, 한반도에 끊임없는 분열을 야기하고, 약자보다는 강자의 편을 들면서, 온갖 막말과 정치편향을 일삼아 왔던 TV조선의 행태는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이를 비판하고 이들이 공정하고 건강한 방송으로 거듭나도록 하는 것이 시민사회의 역할이다. 시민단체의 이러한 노력에 국회 미방위 위원이 도움은 못 줄망정 흙탕물을 끼얹어서야 되겠는가.


그가 수사를 방해했던 국정원의 대선 개입은 결국 법원도 사실로 인정하여 2심에서 원세훈 당시 국정원장에 대해 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징역 3년과 자격정지 3년을 선고했다. 이 판결이 대법원에서 번복되면서 현재 파기 환송심이 진행 중이지만 이제 정권과 야합했던 강 의원의 과거를 국민은 알고 있다. 대선 개입부터 세월호 참사까지, 박근혜 정부의 치부가 드러날 때마다 이를 숨기고 왜곡했던 강 의원의 이력도, 29일 자신의 국회 미방위 발언을 통해 국민들의 기억에서 되살아났다. 언론인으로서 언론을 망치고 정치인으로서 정치를 망친 강효상 의원은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고, 민주언론시민연합과 국민들에게 사과해야 한다. <끝>

 

 

(사)민주언론시민연합(직인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