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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KBS의 경영진의 신모 씨 해고에 대한 논평(2015.11.23)
등록 2015.11.23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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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 떨어진 조대현 집행부, 마지막 끈이라도 잡고 싶은가

- 신 씨에 대한 해임 처분을 당장 철회하라 -

 

 

KBS경영진이 어처구니없는 이유를 들이대 ‘해고’라는 만행을 저질렀다. 이번 해고는 경영진 교체기라는 어수선한 상황에서 떠나가야 할 KBS 경영진들이 박근혜 정권에 대한 아부성 충성맹세로 꼬리 흔들기를 시작했다는 평가다.

 

18일 KBS 특별인사위원회(위원장 김동수 부사장/이하 인사위)는 시청자본부 재원관리국 인천사업지사에 근무하는 신모 씨 ‘해고’를 확정했다. 인사위는 신모 씨가 사내 게시판에서 상습적으로 KBS 보도와 방송을 비방했고, 보도본부장에게 욕설을 해 취업규칙 제4조(성실), 제5조(품위유지)를 위반했기 때문에 해고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8월에 열린 인사위는 해고를 결정했고, 11월 18일 열린 재심마저 해고를 확정한 것이다. 

 

이는 KBS 내 비판세력을 솎아내는 동시에 본보기로 삼으려는 악의적이고 정치적인 의도가 다분한 결정이다. 이 과정에서 정당하고 적법한 근거, 징계의 적정성 등은 휴지조각이 되어버렸다. 신 씨의 글은 제목만 봐도 이들이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결정을 내린 것인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신 씨는 올 3월 5일에 올린 <미래혁신 보다 공정방송 통촉하시기 바랍니다>, <껍데기 세월호 특집방송 그만두고 진실을 말하라>(4월 14일), <낯 뜨거운 불공정 편파 선거방송..당장 송출 중단하라>(4월 29일)에서 보듯 대부분 KBS의 정권 편향 보도를 비판했다. 이는 공영방송 KBS 구성원으로서 자신이 소속된 KBS에 대한 자기반성적 비판이며, KBS경영진은 마땅히 그의 비판을 겸허히 경청하고 자숙했어야 할 일이다. 물론 그가 일시적인 감정을 누르지 못하고 보도본부장에 욕설을 한 것은 잘못된 일이지만, 그것이 사형선고와 다름없는 ‘해고’로 이어지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더구나 욕설에 대해 그는 과오를 인정하고 사과를 했다. 무릇 징계를 다루는 인사위원회는, 잘잘못을 가리되 사안에 대한 판단과 조치가 이성적이고 합당해야 인사위의 권위와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인사위 결과는 보복적 성격을 띤 매우 감정적 조치이며, 조직 내에 공포 분위기를 조성해 어떤 비판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악의가 깔려 있다.

 

조대현 씨는 기다렸다는 듯이 인사위원회의 결정이 있자마자 결재를 하고 바로 퇴근했다고 한다. 떠나갈 사람으로서 그의 심란한 심정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KBS의 구성원을 대표했던 경영의 최고책임자라면, 적어도 사람의 목줄을 끊는 ‘해고’라는 심각한 사안을 놓고 최종 결정권자로서 마지막까지 신중을 기하고 고민했어야 마땅한 일이다. 특히 경영진이 인사위 재심에서 마저 해고를 결정한 것은, 혹여 그것으로 끈 떨어진 자신들의 미래를 새롭게 보장받기 위한 계산된 행위가 아니었나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어 서글픈 마음이 든다.  그러나 남의 눈에 눈물 나게 하면 자신의 눈에서는 피눈물이 나게 되는 법이다. 차기 경영진의 행보를 지켜보겠다. <끝>

 

 

2015년 11월 23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