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_
[기자회견문] 박근혜 정권의 KBS 사장 선임 개입 규탄 및 국정조사 촉구 기자회견(2015.11.17)
[기자회견문]
청와대 개입 KBS 사장 선임 원천 무효다
- 철저한 국정조사를 촉구한다 -
청와대의 KBS 장악 음모의 끝은 어디인가! 청와대가 KBS 사장은 물론 이사 선임에까지 치밀하고 깊숙이 개입했다는 강동순 전 KBS 감사의 증언이 폭로된 것이다. 9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노보를 통해 강동순 씨와의 인터뷰를 실었다. 강동순 씨는 KBS 사장 최종 후보에도 올랐고, 그동안 정권에 철저히 부역해왔던 대표적인 인물이기에 허투루 흘려들을 수 없는 내용이었다. 강동순 씨가 밝힌 내용은 정권에 장악된 공영방송 KBS의 처참한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강동순 씨는 먼저 차기 사장 선임과 관련해 “추석 연휴 때 김성우 홍보수석이 이인호 이사장하고 A 이사에게 개별적으로 전화를 했다”며 “김성우 수석이 이인호 이사장과 A 이사한테 그런 얘기를 한건, 두 사람만 알고 있으라는 게 아니라 다른 이사들한테 공감대를 사전에 넓혀달라는 이런 얘기다”라고 밝혔다.
강동순 씨는 또한 청와대 지시를 받은 이인호 이사장이 “내가 잘 아는 D 씨가 이인호 이사장과 수개월 동안 KBS 차기 사장에 대해서 논의를 같이 해 왔는데, 추석 연휴에 청와대 김성우 홍보수석한테 전화를 받은 이인호 이사장이 D 씨에게 전화를 걸어 ‘우리가 이런 사람을 받기 위해서 여덟 달 동안 고생을 했습니까, 참 답답합니다’라고 속내를 털어놨다”고 전했다.
언론에 따르면 D씨는 KBS이사장을 지냈던 손병두 박정희기념재단 이사장으로 추정된다. 강동순 씨는 KBS 사장직을 노리고 여러 여권 인사들을 만나는 과정에서 청와대의 사장 선임 개입 정황을 비교적 상세히 파악했을 것이기 때문에 청와대도 일축하기 힘들 것이다. 강동순 씨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청와대가 고대영 씨를 내리 꽂기 위해 이인호 이사장은 물론 여타 이사들을 찍어 내리는 등의 적극적인 ‘단속’을 벌였다는 것으로 이해해야 하고, 사장 공모와 심사, 면접으로 이어진 선임 절차는 요식행위이거나 기만행위에 불과했던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작년 길환영 사장이 쫓겨날 당시 폭로되었던 KBS에 대한 청와대 개입설이 또 다시 친 여권 인사의 입으로 확인됐다. 강동순 씨는 청와대가 지난 번 여권 이사들 표가 갈리면서 조대현 사장이 선임된 것과 같은 전철을 밟지 않으려는 ‘단속’을 철저히 했다는 주장도 했다. 그의 말을 빌리며 “KBS 이사회를 새로 구성하기 전에 거의 매일 이인호 이사장과 김성우 홍보수석이 전화 통화를 했”으며, “이번 이사를 뽑을 때 각서 비슷하게 김성우 홍보수석한테 다짐을 하다시피 했다. 무슨 체크리스트 같이, 각서에 버금가는 다짐을 하고 들어왔다”는 것이다. 청와대가 자신이 추천한 이사들을 옴짝달싹 못하게 묶어놓고, 의중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관철시킨 것이다. 이런 단속 결과 여당 추천 이사 7명 전원 만장일치로 고대영 씨를 찍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도 명색이 공영방송 이사인데 최소한의 판단과 선택의 여지도 없이 청와대에서 파견한 ‘졸개’들 마냥 행동한 것이다.
이제 선택의 여지는 없다. 청와대 ‘졸개’에 불과한 KBS 여권 추천 이사들은 털끝만큼 남은 자존심과 명예를 지키려면 직을 당장 내려놓아라. 고대영 씨도 마찬가지다. 사장은커녕 편파방송을 일삼고, 도덕성, 리더십도 없이 자리에 연연한다면‘ 제2의 길환영’을 면치 못할 것이다.
더불어 우리는 청와대의 KBS 장악과 인사개입에 대한 국회의 철저한 국정조사를 촉구한다. 국회는 사장 및 이사 선임과정에서 불거진 청와대 개입의 진상을 밝히고, 이를 시작으로 KBS의 공영성과 공정성을 바로 잡을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사태의 최종 책임은 청와대에 있다. 먼저 이번 사태를 주도한 김성우 홍보수석은 당장 물러나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에게도 경고한다. KBS를 역사왜곡과 정권 재창출의 전유물로 삼지 말라. KBS 지금까지 진행된 KBS 사장 선임 과정에 대해 국민들에게 사죄하고, 원점으로 되돌려라.
2015년 11월 17일
민주언론시민연합, 언론개혁시민연대, 전국언론노동조합,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새언론포럼, 자유언론실천재단, 언론소비자주권행동,
표현의자유와언론탄압공대위, 한국기독교협의회 언론위원회, 미디어기독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