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_
[기자회견문]대통령 지키려고 언론 탄압한 청와대 규탄 언론시민단체 기자회견문(2015.6.23)
청와대는 국민의 뜻보다 대통령이 더 중요한가
- 대통령 지키려고 언론 탄압 -
메르스 사태로 매일 매일이 불안한 국민들에게 황당한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14일 박근혜 대통령이 서울대병원을 방문했을 당시 병원 곳곳에 붙은 ‘살려야 한다’는 문구를 두고 ‘청와대 설정’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는 기사를 국민일보 인터넷판에서 보도했다. 김성우 청와대 홍보수석이 국민일보 편집국장에게 전화해 ‘그게 기사가 되냐“고 항의했다고 한다. 국민일보 편집국장은 ”기사가 되고 안 되고는 기자와 언론사가 판단한다“고 답했다고 한다. 며칠 뒤 모든 종합 일간지 1면에 게재되기로 예정돼 있던 메르스 관련 공익광고가 국민일보에서만 빠졌다. 누가 봐도 청와대가 기사에 대한 보복으로 국민일보에서 공익광고를 뺐다는 각본이 그려진다.
김성우 홍보수석에게 묻는다. “‘그게 왜 기사가 되느냐’고 따지기 전에 먼저 ‘왜 그런 설정 의혹이 제기되고 많은 패러디가 나왔는지 청와대와 김 수석은 고민해봤는가?” “청와대는 메르스 사태로 국민들이 지금 어떤 심정인지 알고 있는가?“ 똑똑히 대답해보라. 메르스 감염으로 사망자와 감염자가 늘고 있다는 보도가 거의 한달 째 매일 나오고 있다. 국내 최고 대형 병원은 메르스 감염의 숙주가 돼 폐쇄된 상황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늑장 대응과 무능한 대처에 정보 차단으로 국민 불안감만 더 키웠다는 사실을 아직도 모르고 있나? ’살려야 한다‘ 문구 설정 의혹은 그런 정부에 대한 분노와 불신이 표출된 한 사례일 뿐이다.
오히려 김 수석은 국민의 불신이 커지게 된 데에 대해 진정어린 대국민 사과를 고민하고 메르스가 하루 빨리 종식되도록 정부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국민들을 안심시키고, 청와대와 정부에 대해서는 국민들의 심정이 이러니 관련 정부 부처가 최선을 다하도록 독려해야하는 게 도리다. 국민의 뜻은 헤아리지 못하고 아니 헤아릴 생각도 안 하고, 대통령이 기사를 보고 불쾌해 할까봐 아니면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는 무조건 막으라는 게 도대체 지금 청와대 홍보수석실이 할 일인가? 정말 한심스럽다.
대통령 관련 가십성 기사에도 발끈하는 홍보수석의 과민반응은 청와대와 정부가 스스로 자신들이 떳떳하지 못하다는 걸 보여준다. 청와대가 위기관리 리더십 부재에 대해 초조함을 드러낸 것이기도 하다. 그리고 초조함에 대한 대응이 겨우 언론사에 대한 광고를 줬다 뺐는 것이라면 참으로 졸렬하다. 대한민국 청와대 수준이 이것밖에 안 되는 것인가? 대통령 지키려고 국민의 뜻을 무시하는 박근혜 정권은 또 하나의 권위주의 정권일 따름이다. 전국언론노조와 언론시민단체는 청와대에 엄중히 요구한다.
- 청와대는 이번 광고 탄압이 누구 지시로 어떤 과정을 통해 이뤄졌는지 소상히 밝혀라.
- 책임자에 대해서는 엄중 문책하고 사과하라.
- 광고를 통한 졸렬한 언론 탄압이 재발되지 않도록 확실한 조치를 취하라.
2015년 6월 23일
전국언론노동조합, 민주언론시민연합, 언론개혁시민연대, 언론소비자주권행동,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새언론포럼,
자유언론실천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