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논평] KBS 1TV <뉴스광장> ‘뉴스해설’ 수정에 대한 논평
뉴스 독립권 실종된 KBS, 이러고도 수신료 인상 요구하나
KBS에서 또 다시 뉴스독립권 침해가 발생했다. 지난 17일 KBS 1TV 아침 메인뉴스인 <뉴스광장> ‘뉴스해설’ 코너에 방송될 예정이었던 ‘이완구 총리의 사퇴를 촉구’하는 내용의 해설이 강선규 보도본부장의 부당한 개입으로 급히 수정되었다는 것이다.
애초 준비된 ‘이 총리 결단해야’라는 제목의 해설 마무리는 “당장은 대통령의 해외 순방으로 앞으로 열흘간 총리가 그 직무를 대행하는데 자신의 코앞에 닥친 현안들 때문에 과연 국정이 눈에 들어올지 걱정입니다. 무엇보다 본인의 용단이 필요한 시점입니다”였다. 하지만 강 본부장이 개입해 해설위원도 교체되었고, 제목은 ‘국정혼란 우려된다’로, 내용은 “이완구 총리는 무언의 메시지를 잘 새겨야 할 것입니다. 대통령이 나라를 비운 동안 흔들림 없이 국정을 잘 이끌어줄 것과 온갖 의혹에 더욱 신중하게 처신해달라는 뜻일 겁니다”로 바뀌었다.
강 본부장은 ‘3천만 원 수수 여부가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데, 검찰 수사 결과도 안 나왔는데 물러나라고 하는 것은 여론재판해서 나가라는 것으로 사퇴 요구가 시기적으로 빠르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하지만 당시는 계속되는 거짓 해명이 속속 드러나면서 여론 뿐 아니라 정치권 등에서도 사퇴 불가피론에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시점이었다. 그럼에도 박근혜 대통령은 해외순방을 떠나면서 이완구 총리 거취에 대해서 다녀와서 결정하겠노라 했다. 강 본부장은 정권의 속내를 점치는 과정에서 눈치보기를 하느라 이런 무리수를 둔 것이 아니었을까.
강 본부장은 ‘KBS 방송편성규약’ 제4조(취재 및 제작의 규범) 2항 ‘방송의 공익성과 공정성을 저해하는 내외의 모든 간섭과 압력을 배제하여 방송의 독립을 지켜 나간다’라는 규정을 명백히 위배한 것은 물론 ‘뉴스해설’의 독립성마저 짓밟았다. 통상 ‘뉴스해설’은 해설위원실의 회의를 통해 주제와 내용이 결정되고, 독립성을 유지하기 위해 보도본부장에게 내용은 물론 제목조차 보고하지 않았다고 한다. 심지어 윤준호 해설실장이 수정을 거부했음에도 해설위원까지 바꿔가며 수정을 강행한 것이다.
아울러 강 본부장의 보도개입이 처음이 아니라는 데 심각성을 더한다. 강 본부장은 이완구 총리후보 검증보도가 이루어지던 1월, 이완구 후보에 대해 불리한 기사의 인터넷 다시보기를 삭제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문제가 된 기사는 1월 31일 <뉴스9>에서 이완구 총리 후보자의 양도 소득세 논란에 대한 말 바꾸기를 다루었다. 기사 자체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정당한 사유도 없이 이 보도에 대한 다시보기 삭제를 지시한 것은 명백한 보도개입이다. 이런 인물이 보도본부장에 앉아 있다면 앞으로도 정권의 유․불리에 따라 보도를 통제․개입하는 일이 지속적으로 벌어질 것이 뻔하다.
우리는 조대현 사장의 후속조치를 주목한다. 올해 11월 임기를 마치는 조대현 사장이 연임을 위한 ‘줄 대기’ 차원에서 강 본부장이 저지른 바와 같은 보도개입 행태를 묵과한다면, 제2의 ‘길환영 사태’가 벌이질 것임을 엄중 경고한다. 이는 본인은 물론 국민들에게도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조대현 사장은 강선규 보도본부장을 즉각 해임하라. 아울러 조대현 사장은 보도본부장의 부당한 보도개입 사태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을 세워라.
무엇보다 KBS는 철저히 국민의 입장에서 국민의 여론을 수렴하고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앞장서는 등 ‘국민의 방송’으로 거듭날 것을 촉구한다. <끝>
2015년 4월 24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