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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연대 성명] ‘방송법 위반’ 이완구를 처벌하라![성명]
‘방송법 위반’ 이완구를 처벌하라!
오늘 13개 언론·시민단체들이 이완구 총리후보를 검찰에 고발했다. 이 후보는 기자들에게 “(방송사에 전화를 걸어) 야, 저 패널부터 막아 인마, 빨리. 그랬더니···즉시 빼더라”라고 말했다. 방송법 제4조 2항은 “누구든지 방송편성에 관하여 어떠한 규제나 간섭도 할 수 없다.”고 선언하고 있고, 이를 위반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이완구 후보는 방송법 위반 사실을 자백했다. 검찰은 이 후보를 즉각 수사해야 한다.
이 후보가 기자들에게 실토한 이야기들은 기자 집단 전체를 겁박하고 모욕하는 것이다. 여기에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런데 모욕을 당한 당사자인 언론이 이완구 후보의 가장 적극적인 옹호자 노릇을 자처하고 있다. 국민들이 작금의 사태를 지켜보며 더욱 개탄하는 이유이다. 오늘 언론노조를 비롯한 언론인 단체들이 이완구 후보를 고발하고 나선 것은 언론인의 양심을 지키고, 방송의 독립을 수호하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다. 언론연대는 양심적 언론인들의 방송독립 쟁취투쟁을 적극 지지한다.
이완구 발언에도 등장한 이른바 ‘김영란법’의 핵심은 부정청탁을 금지하고 처벌하는 것이다. 이 법이 다수 국민들의 광범위한 지지를 받는 이유는 부정청탁과 공직사회의 부패가 이 나라를 좀먹는 가장 큰 적폐라는데 공감하기 때문이다. 고위공직후보자가 자신에게 불리한 내용의 보도를 빼달라고 언론사에 전화해 협박하는 것, 이것은 부정청탁보다 더 악질적인 행위다.
방송법은 방송의 독립을 제1의 가치로 삼고 있다. 그리고 “방송의 편성과 내용에 부당한 간섭”을 하는 경우 ‘누구든지’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김영란법’의 정신을 이미 담고 있는 것이다. 이완구 후보는 방송의 근간을 뒤흔드는 행위를 자기자랑처럼 늘어놓았다. 마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비행기와 승무원을 제 맘대로 할 수 있는 소유물로 여기듯이 방송을 제 멋대로 쥐락펴락할 수 사유물쯤으로 취급했다. 이 사건, 즉 외압에 따른 ‘보도누락’은 ‘언론의 항로변경’, ‘완구 회항(回航)’, ‘언론의 자유 하기(下機)’ 사태나 다름없다. 검찰은 이완구를 법대로 처벌하라!
어제 법원은 조현아 전 부사장에게 유죄를 선고하며 이렇게 말했다. “회항사건은 돈과 지위로 인간을, 인간의 자존감을 무릎 꿇린 사건”이며 “직원을 노예처럼 여기지 않았다면 결코 발생하지 않았을 사건이다.” 이완구 사태도 이와 똑같다. ‘권력과 지위로 언론을, 언론의 자유를 무릎 꿇린 사건’이다. 이제 언론에 이어 검찰이 시험대에 섰다. 검찰의 일벌백계와 언론의 뼈를 깎는 자성을 거듭 촉구한다. (끝)
2015년 2월 13일
언론개혁시민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