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MBC의 예능국 권성민 PD 해고 결정에 대한 논평(2015.01.22)
등록 2015.01.22 19:06
조회 581

 

 

MBC 망신시키고 해사행위 한 것은 바로 경영진이다!

-괘씸죄로 사형선고 내린 최악의 갑질-

 

 

 

MBC가 20일 권성민 예능국 PD 해고를 결정했다. 

권  PD는 지난해 5월 온라인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 게시판에, ‘MBC의 세월호 보도 참사’에 대한 MBC 구성원으로서의 사죄의 글을 올렸다가 정직 6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그는 자신이 속한 언론사가 수많은 아이들을 수장시킨 세월호 사건에서 오보를 내고도 사과하지 않고, 왜곡‧편파 보도를 일삼는 것에 대해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양심 있는 언론인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한 것이다. 그럼에도 MBC 경영진은 그에게 중징계를 내렸고, 징계 기한이 끝나자마자 그를 비제작부서인 경인지사 수원총국으로 전보 조치했다. 치졸한 보복인사다. 그런데 이번에는 권  PD가 웹툰을 그려 페이스북에 올렸다고 그를 해고한 것이다. 

 

 

권  PD는 예능국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보겠다며 본인이 직접 그린 <예능국 이야기>라는 웹툰을 만들어 자신의 블로그와 페이스북에 올렸다. 웹툰은 예능국  PD의 소소한 일상을 담은 것으로,  SNS에서 잔잔한 호평을 받았고, <미디어오늘>이 웹툰을 기사화하기도 했다. 

 

MBC 경영진이 문제 삼은 부분은 “회사에 싫은 소리 했다가 수원으로 출퇴근 중”, “언제 끝날지 모르는 유배 생활 동안” 등의 표현이다. MBC는 그가 블로그와 페이스북에 올린 만화를 일부 언론에서 게시한 것이 취업규칙 제3조(준수의무)와 제4조(품위유지)는 물론 MBC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에 명시된 공정성 품격유지를 위반한 사항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해 4월16일 세월호 침몰사건이 30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처참한 비극이 된 데는 MBC를 비롯한 언론의 ‘전원구출’ 오보가 큰 원인으로 작용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 결정적 오보에 더해, MBC가 유가족들에게 자행한 조롱과 왜곡보도는 MBC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과 보도라인의 책임자들이 국민과 유가족들에게 의당 사죄하고 책임져야 할 일이다. 그런데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사죄하고 책임져야 할 그들이 고뇌 속에서 양심의 목소리를 낸 MBC 구성원에게 어떻게 의무와 품위를 요구하고 공정성을 운위할 수 있는 것인지 알 수 없는 일이다. MBC경영진은 이렇게 내부 구성원들의 ‘양심의 소리’를 탄압하기에 앞서 지난해 세월호 국조특위에서 ‘언론 자유’를 핑계로 특위에 불참했던 이중적 태도를 먼저 반성해야 할 것이다.

 

세상이 아무리 도덕과 윤리가 땅에 떨어졌다 해도 이럴 수는 없다. MBC 경영진은 스스로 정당하다고 생각하는 인사 조치에 대해서 ‘유배 중’이라고 표현한 것이 알량한 자존심을 건드려 불쾌했는가? 6개월 정직이라는 중징계를 때려도 굴하지 않는 MBC 내부의 양심의 목소리가 두려웠는가? 그래서 권  PD에게 해고라는 사형선고를 내린 것인가? 

 

우리는 이번 사안을 MBC 경영진 몇 명이 그들의 알량한 자존심을 세우고 양심적인 내부의 목소리를 짓밟으려다가 심각한 해사행위를 저지른 것이라고 본다. 또 MBC 경영진 스스로가 시정잡배만도 못한 비겁하고 치졸한 모습을 단적으로 세상에 드러낸 것이라 본다. 고용노동부는 즉각 MBC의 노동문제를 조사해야 마땅하다. 고작 이 정도의 글을 올린다고 노동자에게 살인이나 마찬가지인 해고의 칼을 휘두른다는 것은 명백한 노동탄압이며 인권침해이기 때문이다. 설사 잘못을 저질렀다 할지라도 한명의 구성원을 해고시키기 위해서는 그것이 올바르고 적절한 판단인지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은 수많은 시간을 고민하고 또 고민하여 결정해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조직을 이끄는 지도자의 도리이다.

 

 

우리는 공영방송으로써 ‘국민의 알권리’ 보장은커녕 오히려 편파‧왜곡보도로 국민을 기만하고 있는 MBC에 희망이 없음을 분명히 알고 있다. 바른말 하는 내부의 양심적인 목소리에 재갈이나 물리는 비민주적이고 폐쇄적인 언론사에서 좋은 프로그램이 제작될 리도 없다. 우리는 공영방송 MBC를 다시 국민의 품으로 가져오기 위해 힘을 모을 것이다. <끝>

 

 

2015년 1월 22일

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