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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언론노조문화방송본부 성명] 또 다시 망나니 칼춤을 추려는 것인가?
등록 2015.01.22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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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망나니 칼춤을 추려는 것인가?

 

 

기어코 김재철 시절의 악령이 되살아나고 말았다. 사측은 지난 월요일(19) 인사위원회를 통해 권성민 PD의 해고를 결정했다. 회사를 위해 입바른 소리 한 번 했다가 정직 6개월의 고초를 겪은 지 불과 한 달여 만이다. 현 경영진의 반민주적 광기 말고는 설명할 수도 이해할 수도 없는 폭력이다.

 

 PD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예능국 이야기라는 게시물을 3차례 올렸다. 예능 PD로서의 경험과 생각을 가볍게 소개하는 만화 형식이었다. 회사는 권 PD가 자신의 처지를 유배로 표현한 것을 문제 삼았다. 그러나 권PD가 겪은 일련의 사건들을 되짚어 보면 유배는 결코 틀린 말이 아니다.

 

 PD는 지난해 5, 온라인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 게시판에 ‘MBC의 세월호 보도 참사에 대해 개인적인 사과를 담은 글을 올렸다는 이유로 정직 6개월의 중징계를 받았다. 개인의 양심에 대한 시대착오적인 부당 징계였다. 정직 기간이 끝난 이후에는 비제작부서인 경인지사 수원총국으로 전보 조치됐다. 부당 징계에 이은 부당 전보였다. 아무리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우기는 시대라지만, 이조차 권PD의 역량을 고려한 업무 배치라고 억지를 필 것인가? 이를 유배로 표현한 것이 어찌 해고의 사유가 된다는 말인가?

회사는 또,  PD가 김재철 전 사장의 발언을 인용했다는 점도 걸고 넘어졌다. ‘공정방송 못하면 한강물에 내던지라는 그 유명한 발언이다. 프로그램 편집의 효과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하나의 사례로 인용된 것인데, 이 정도의 표현에 해고 칼날을 휘두르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 이미 불명예 퇴진한 전 사장의 발언 하나를 언급한 것이 그리도 무거운 죄가 된다는 말인가? 그렇게 이성을 잃고 망나니 칼춤을 추게 만든 현 경영진의 역린(逆鱗)이 고작 김재철 정도였단 말인가?

 

무엇보다 이번 징계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심각한 억압이자 도발이다.  PD의 문제의식과 표현방식에 대한 각자의 생각과 판단은 다를 수 있지만, 징계와 처벌의 대상이 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것이 다양성을 기초로 한 민주주의 사회의 기본 상식이다. 더구나 다양한 여론의 공론장 역할을 해야 할 언론사 내부에서 표현을 문제 삼아 직원을 해고하는 것은 퇴행이자 반동이다. 구성원들의 입을 틀어막고 여론에 귀를 닫겠다는 독재적 발상이나 마찬가지이다.

 

사측은 권 PD가 반복적으로 회사를 비방했다고 주장하지만, 그것은 비판과 비방을 구분하지 못하는 유아적 대응에 지나지 않는다.  PD의 정상적인 의견 개진과 표현을 징계와 처벌로 대하는 회사의 비정상이 훨씬 더 심각한 문제다.

 

다시 강조하지만, 최초의 원인 제공자는 사측이었다. 보도국 수뇌부는 세월호 사건의 진실은 애써 외면하면서 유가족을 모욕하고 폄훼하는 보도 참사를 일으켰고, 경영진은 이를 비호했다. 실망하고 분노한 시청자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한 권 PD는 해고라는 현실에 맞닥뜨렸다. 누가 가해자이고 누가 피해자인가? 적반하장(賊反荷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