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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민주언론시민연합 창립 30주년 성명서
등록 2014.12.23 13:30
조회 773

 

 

 

민주언론시민연합 창립 30주년 성명서

 

민언련 30주년, 다시 출발합니다

 

 

 

 

30년 전 엄혹한 독재정권의 폭정을 뚫고 민주언론운동협의회(언협)가 언론민주화의 싹을 틔웠습니다.

전두환 군사정권의 서슬 퍼런 시절이었습니다. 당시는 ‘보도지침’이라는 말로 잘 알려져 있듯이 신문, 방송에서 사용하는 단어 하나하나까지 정권이 일일이 통제했습니다. 시민들의 눈과 귀는 가려졌고 진실을 알리는 민주 언론은 그만큼 간절했습니다. 이 땅의 양심적인 언론인들은 시민들의 간절한 염원을 담아 언론탄압에 저항하고 대안적 언로를 만들기 위해, 민주언론운동협의회를 창립하고 <말> 지를 만들어 독재정권과 싸웠습니다. 처절한 저항이었습니다.

그리고 1987년 민주항쟁을 거치면서 언론의 자유도 점차 확대되었습니다. 국민주를 기반으로 한 한겨레신문이 등장했고 재벌신문이었던 경향신문도 사원주 중심의 독립 언론으로 새롭게 태어났습니다. KBS와 MBC 등 공영방송에도 민주노조가 수립되면서 공정보도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습니다. 공영방송의 정상화는 여론시장의 70%를 독과점한 보수 족벌언론에 대항해 여론의 균형을 맞추는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민주화 시기를 맞이하여 민언련도 선거보도 감시 활동으로 시작해서 일상적인 모니터에 이르기까지 진실보도, 공정보도를 촉구하며 언론 감시 활동을 해왔습니다. 신문과 방송 그리고 뉴스 통신 관련 법·제도 개혁운동도 진행했습니다. 간헐적인 문제제기가 아니라 언론전문가들과 전문적인 정책 이슈를 개발하고 그에 따른 법과 제도적 대안을 제시하였습니다. 언론학교를 통해 민주 언론 시민을 확대하고, 시민단체, 시민언론운동단체들과 올바른 저널리즘을 세우고자 연대의 실천을 해왔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민주언론운동 세력의 희생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금 한국사회의 언론은 심각한 위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보수 족벌언론들은 민주화를 타고 외려 언론권력이 되었습니다. 이들은 기존 친일파 독재 잔존 세력 및 재벌 등과 유착되어 민중의 삶을 외면하고 우리 사회 친일파 독재 기득권 세력을 옹호하는 논리를 재생산하고 있습니다. 민주 세력을 공격하고, 지배 이데올로기를 옹호하는 논리를 끊임없이 양산해 여론을 호도했습니다. 그야말로 반민주, 반민중, 반통일 세력의 주축이 되어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를 실질적으로 위협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이명박,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고 언론의 자유가 질식되고 있습니다. 전두환 정권 이래 처음으로 해직 언론인이 대거 등장했고, 우리 사회의 여론시장은 철저히 왜곡되고 있습니다. 공영방송은 정치권력에 완벽하게 장악되어 균형추의 기능을 상실했을 뿐만 아니라, 뉴스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습니다. 인터넷과 SNS로 대표되는 새로운 공론장 역시 감시와 탄압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보수 언론은 날치기 미디어법의 최대 수혜자가 됐습니다. 온갖 특혜로 무장한 종편을 무기로 지배 이데올로기 확산의 첨병 노릇을 하며 권력에 보은하고 있습니다. 일부 신문과 인터넷신문, 대안언론 등이 민주적 여론형성과 민주적 소통에 기여하고 있지만 그 힘은 아직 미약합니다.

그러기에 민언련은 언론민주화 투쟁의 여정을 멈출 수 없습니다. 민언련은 시민언론운동단체들과 함께 한 언론민주화의 길, 제 부문의 시민운동 단체들과 연대하여 투쟁해온 민주화의 길에 크나 큰 자부심을 느낍니다.  

언론의 공공성 회복을 위해 더 큰 목소리를 내겠습니다. 

방송보도 영역으로 확장한 보수신문의 여론지배력 전이에 대한 보도감시와 모니터 활동을 꾸준히 하겠습니다. KBS와 MBC가 뉴스부문의 무력화를 통해 공공성과 공영성을 파괴하는 현실을 시민들에게 바로 알리고, 이의 개선을 위한 노력에 민언련이 앞장서겠습니다. 

민언련은 민주주의의 초석인 민주적 여론형성을 위한 언론의 다양성을 지키기 위해 종편 특혜정책을 감시하고 공영방송의 공공성을 회복하기 위한 운동에 힘을 모으겠습니다.

민주주의를 위한 표현의 자유 확대에 집중하겠습니다. 

미디어의 자유뿐 아니라 국민의 표현의 자유가 확대되어야 민주주의가 제대로 기능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가장 자유로울 수 있는 인터넷 공간에서 대통령의 말 한마디로 표현의 자유는 크게 위축됐고, SNS 망명이라는 기괴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민언련은 SNS 등 인터넷이 자유로운 의사 표현과 민주적 언론이 형성될 수 있도록 관련 법·제도 개혁안을 제안하고 관철을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공공성을 구현하기 위한 언론운동의 기반을 재구축하겠습니다.

민언련은 시민과 언론인, 연구자가 함께 할 수 있는 언론운동의 기간조직으로 거듭날 것입니다. 민언련은 동아투위, 조선투위, 80년 해직언론인 등 선배 언론인을 필두로 모든 민주언론운동세대, 시민과 진보적 연구자, 대안언론인들이 언론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연대하는데 앞장서겠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힘을 모아 언론운동의 이념, 전략, 조직 등 언론운동기반의 재구축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출범 30주년을 맞이하는 오늘, 민언련은 ‘자유언론실천’을 선언하고 수십년의 풍상을 겪으며 언론 민주화를 실천해온 선배들의 정신과 삶을 되새깁니다. 오늘날까지 민언련을 지켜주었던 수천 회원, 제 민주·언론 시민단체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더불어 민주주의를 추구하는 모든 시민께 감사드리고 약속드립니다. 민언련은 우리 사회의 언론민주화를 위해 결기를 다잡고 다시 출발하겠습니다. 

 

2014년 12월 18일

 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