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언론연대 논평] 종편 선거운동방송 허용, 불공정 선거 초래할 것종편 선거운동방송 허용, 불공정 선거 초래할 것
국회가 또 하나의 종편특혜법안을 처리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는 오늘 새누리당 김학용 의원이 대표 발의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상정했다. 이 법이 통과되면 종편은 선거방송 광고와 후보자연설방송은 물론 후보자초청 대담 토론회까지 방송할 수 있게 된다.
이 법안은 민주적 선거제도 개선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종편만 이득을 보는 법안이다. 발의자가 개정안에서 밝히고 있듯이 “방송시설을 통하여 선거운동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은 후보자들의 선거운동의 자유를 보장하고, 보다 많은 유권자들이 후보자의 정견, 공약 등을 효과적으로 알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현행법은 지상파, 보도채널 등에 선거운동방송을 허용해왔다. 국민들 입장에서는 지상파를 통해 볼 수 있는 선거광고나 후보연설을 종편에서도 볼 수 있는 차이 뿐이다. 종편에 선거운동방송 권한을 주는 것이 유권자가 선거정보를 얻는 데 있어 얼마나 효율성을 높이는지 의문이다. 반대로 후보자 입장에서는 선거운동광고를 할 수 있는 채널이 한꺼번에 4개나 늘어나 비용 증가가 예상된다. 선거에 나선 후보의 입장에서 어느 방송사는 광고를 주고, 어느 방송사는 광고를 빼기 어렵다. 광고비용 증가는 불을 보듯 뻔하다. 돈 안 쓰는 선거로 가야 하는데 이에 역행하는 일이다. 유권자에게는 별 도움이 안 되고, 후보자에게는 비용 부담을 주지만 종편만 좋은, 그래서 종편특혜법안이다.
더 우려되는 것은 불공정 선거를 초래할 가능성이다. 종편의 편파성은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종편이 현 집권여당을 지지한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이번 개정안이 통과되면 종편이 후보자를 초청하여 대담과 토론 프로그램을 방송할 수 있게 된다. 과연 종편이 주관하는 대담, 토론 프로그램이 공정하게 진행될 것인가? 후보자가 출연을 거부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야당 후보자들 입장에서는 안 나갈 수도 없고, 끌려 나와도 손해만 보는 상황이 끝도 없이 연출될 것인가?
이 법안은 이렇게 시급히 다뤄져야 할 사안이 아니다. 종편의 편파방송에 대해서는 여당 추천이 다수인 방통위나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도 인정하는 바다. 선거방송심의위원회의 제재 결과, 방심위의 공정성 심의 결과 등 모든 통계도 종편의 편파성을 입증하고 있다. 최소한 이렇게 눈에 보이는 통계라도 개선이 되었을 때 차차 논의해도 늦지 않다. 불공정 방송의 부작용이 눈에 보이듯 뻔한 상황에서 왜 이토록 서두르는가?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되고, 종편이 벌인 로비의 결과라고밖에 볼 수 없다.
우리나라는 지난 두 차례 큰 선거에서 국가기관의 선거개입이 일어나 큰 혼란을 겪은 바 있다. 수많은 국민들이 선거의 공정성에 의심을 품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종편이 선거에 개입할 수 있는 여지를 주는 법을 그것도 여당 국회의원이 발의해 통과시키는 것은 선거제도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흔드는 일이다. 선거의 공정성에 대한 신뢰 없이 민주주의는 불가능하다. 종편의 선거운동방송은 철회되어야 한다.
2014년 11월 6일
언론개혁시민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