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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노조 성명] 곽성문씨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사장, 가당치도 않다곽성문씨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사장, 가당치도 않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이하 코바코) 사장으로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 출신 곽성문 전의원이 내정됐다는 소식이다. 곽성문 내정자에 대한 민청학련계승사업회의 성명서와 성공회대 이종구 교수, 이철 전의원 등의 증언에 따르면 독재정권에 의해 조작된 것이 밝혀진 민청학련 사건에서 “곽성문 씨는 정보기관의 끄나풀이 돼서 선배와 동료, 후배들을 유인해 검거되도록 했다”고 한다. 그리고 민청학련 사건 당시 관련자인 성유보 선생의 <한겨레> 기고를 보면 법정에서 검찰 측 증인으로 나와 선배와 동료들을 사지로 몰아넣는 조작된 증언으로 이철 전의원 등에게 사형 선고까지 내려지게 했던 인물이라는 것이다. 조작된 민청학련 사건으로 인해 수백명이 독재정권에 끌려가 고문을 당했고, 기소된 수십명은 합계 1,800년이나 되는 형을 선고받기까지 했다. 뿐만 아니라 당시 민청학련의 배후로 지목된 인혁당 관련자 8명은 형이 확정된지 불과 18시간 만에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고 말았다. 국제법학자협회는 이날을 ‘사법사상 치욕의 날’로 기록했고, 유족들은 지난 40년 간 한 맺힌 질곡의 삶을 살아왔다.
반면 잘못을 단죄 받아 마땅한 곽성문 씨는 중앙정보부의 추천에 의해 1976년 MBC에 특채되어 간부와 자회사 임원까지 지내는 등 승승장구했던 사실이 전임 MBC사장의 국회 답변을 통해 드러났다. 심지어 2004년에는 마침내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대구에서 국회의원을 지냈지만, 정치인으로서의 행보 역시 몰상식의 극치를 보였다. 지난 2005년 골프장에서 지역 정치인, 경제인들과 회동을 하다가 “야당에는(당시 한나라당)정치자금을 제대로 주지 않는다”며 맥주병을 던지는 추태를 벌이기까지 했다는 사실을 국민들은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민청학련 관련 당사자의 증언과 그간 행적으로 보면 치졸하고 부끄러운 행동에도 불구하고 온갖 호사와 영달을 누리며 정의, 도덕, 양심의 가치를 부정하는 천둥벌거숭이로 살아온 것이다.
이런 부끄러운 삶의 기록을 걸어온 자가 공직에 나서는 것이 박근혜 정권 하에서는 전혀 문제 안 되는 듯하다. ‘맥주병투척사건’으로 퇴출된 곽성문 씨는 지난 대선과 새누리당 당대표 선거에 친박근혜, 친김무성 역할을 통해 화려한 부활을 꿈꾸고 있다. 부조리하다. 앞으로 어떻게 ‘정직하고 정의로운 행동과 사고’를 말할 수 있겠는가? 이는 언론노동조합 코바코 지부 언론 노동자들의 명예까지 훼손하는 일이다.
곽성문 씨의 코바코 사장 내정을 즉각 철회하라. 이 문제는 능력과 자질, 그리고 코드와 이념의 문제도 아니다. 정의와 도덕, 양심의 문제이다. 인간 곽성문 씨에게도 충고한다. 본인이 살아온 지난 삶의 흔적을 되돌아보길 권한다. 반성 없이 염치없는 얼굴을 권력자에게 내밀기보다는 정의로운 역사 앞에 용서를 구하는 것이 앞으로 당신이 해야 할 일이다.
2014년 9월 23일
전국언론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