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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단체 기자회견문]조선과 동아의 악질적 보도를 규탄한다
등록 2014.08.21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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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과 동아의 악질적 보도를 규탄한다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와 특별법 제정이 모두 난관에 부딪혔다. 8월 7일 여야가 합의한 세월호 특별법은 한 달 넘게 고통스런 단식투쟁을 전개해 왔던 세월호 유가족들의 요구가 철저히 배제된 채, 오만과 독선의 새누리당과 무능한 새정치민주연합이 보여준 야합의 결과이다. 이에 가족대책위는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고, 국민적 저항에 부딪힌 새정치민주연합은 결국 11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8·7 야합’을 파기하고 재협상에 나섰다. 

 

상황이 이렇게 된 데는 정부와 여야 정치권에 일차적 책임이 있지만, 세월호 진상규명을 외면하고 특별법 제정의 정신과 본질을 왜곡시켜온 언론의 책임 또한 크다. 특히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등 보수 족벌신문과 그 자회사로 정부의 각종 특혜를 받으며 독버섯처럼 자라난 TV조선과 채널A 등 종편이 세월호 관련 보도에서 보여준 은폐, 왜곡, 거짓말, 막말 등은 이 땅의 저널리즘을 나락으로 떨어뜨리고 슬픔에 빠진 유가족들을 조롱함으로써 치유하기 어려운 국민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야당이 재협상을 추진하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한 목소리로 야당을 비난하고 나섰다. 조선일보는 8월 9일자 사설에서 “야당이 합의 뒤집으면 국민이 등 돌릴 것”이라며 피해 당사자가 수사를 하거나 처벌에 참여하는 것은 형사법 체계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의 이러한 주장은 유가족들이 마치 직접 수사나 처벌을 하겠다고 나선 것처럼 진실을 오도하고 있다. 이는 수사권과 기소권을 진상조사위에 둠으로써 성역 없는 진상규명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유가족들의 충정을 의도적으로 왜곡한 날조이다. 

 

동아일보도 같은 날 사설에서 “타협 뒤집는 강경파에 끌려가면 야당 또 망한다”며 야당을 겁박했다. ‘타협의 묘’를 운위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숱한 진상조사가 실패로 끝났던 것은 여당의 수적 우세에 밀려 야당이 적당히 타협하고 넘어갔기 때문이다. 진실규명은 정치적 흥정의 대상이 아니며 타협이 있을 수 없다.

 

동아일보와 조선일보는 또한 민생을 강조하면서 협상표류의 책임을 야당에 뒤집어씌우고 있다. 하지만 그들 보수 족벌언론이 주장하는 민생의 실체는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세월호 특별법이야말로 민쟁 중에도 가장 중요한 민생 법안이 아닌가? 국민의 생명보다 더 중요한 민생이 있을 수 있는가? 

 

세월호 참사는 다시는 이러한 일이 되풀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국민적 자각을 불러왔고 그래서 결코 잊지 말아야 한다는 국민적 합의가 있었다. 대다수 언론도 그렇게 말했다. 그런데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아무 것도 해결된 것이 없는 작금의 상황에서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이제 그만 잊으라고 강권하고 있다. 

 

세월호 특별법 제정의 본질은 침몰원인도 중요하지만 충분히 구조할 수 있었던 꽃같은 생명들을 구하지 못한 원인과 배경이 무엇인지 명명백백하게 밝히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와 관련하여 박근혜 대통령 또한 구조실패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박 대통령이 참사 초기 골든타임 7시간 동안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 의혹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대통령은 참사의 주요 수사 대상이다. 사고 후 대처가 잘못돼 이렇게 많이 죽은 거라고 한 단원고 생존학생들의 법정 증언도 귀담아 들어야 한다.

 

동아일보와 조선일보는 법체계 운운하면서 진상조사위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두는 것이 마치 헌법에 위배되는 것처럼 정부여당의 주장을 옹호하고 있지만, 이미 230명의 법학자들이 세월호 특별법에 기소권과 수사권을 주는 것이 위헌이 아니라고 강조한 바 있다.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서 나온다. 법은 입법부인 국회가 만드는 것이고 국회는 국민의 권한을 위임받은 대의기구이다. 국민의 명령이 있으면 명령대로 국회는 법을 만들면 된다. 

 

국회 ‘세월호 침몰사고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도 청와대를 비롯한 해당기관의 자료제출 거부와 여야의 정쟁으로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여당은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도, 정호성 제일 부속실장도 청문회에 나올 수 없다고 고집하고 있다. 수사권 없는 국조특위가 얼마나 유명무실한 기구인지 증거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기존의 법으로 해결난망인 사건을 위해 법을 새로 만들자는 데 법체계 운운하면서 거부하는 것은 국민을 무시하고 조롱하는 궤변이다. 우리는 조선일보와 동아일보가 이러한 궤변을 중단하고 진상규명을 위한 정직한 보도에 나서기를 촉구한다. 

 

그동안 새누리당 의원들은 유가족을 향해 막말을 쏟아냈고, 국정원과 세월호 연관성이 구체적인 근거를 두고 제기되고 있음에도 동아일보와 조선일보는 이에 대해 애써 침묵해 왔다. 이미 많은 국민들이 “쓰레기 언론”으로 지칭하고 있는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TV조선, 채널A에 경고한다. 세월호 특별법 제정은 한 생명도 어이없이 죽어가는 일이 없도록 안전한 사회를 건설하자는 일이다. 세월호 참사의 성역 없는 진상규명과 재발방지책을 마련하자는 것이다. 이는 어떠한 정치적 유․불리도 개입해서는 안 되는 문제이다. 세월호 특별법에 대한 유가족들의 정당한 요구를 정부와 국회활동을 방해하는 듯 왜곡하는 것은 유가족을 모독하고 국민을 조롱하며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감추려는 범죄행위에 다름 아니다. 

 

세월호 유가족들의 단식농성이 오늘로 한 달이 넘었다. 세월호 가족대책위를 향한 지지와 성원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조선일보와 동아일보가 이러한 악질적인 보도행태를 계속한다면 국민의 강한 저항에 직면할 것임을 명심하라.

 

 

 2014년 8월 13일

민주언론시민연합,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새언론포럼, 

언론개혁시민연대, 언론소비자주권국민캠페인, 전국언론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