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_
[방노협 기자회견문] 방송사 지배구조 개선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방송사 지배구조 개선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2014년 현재 방송은 위기에 직면해 있다. 물론 이것은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선진국들은 시대변화의 급물살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송의 생존전략을 치열하게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위기의 양상은 부끄럽게도 매우 전근대적이다. 법으로 보장돼있는 방송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훼손하고 있는 정치권력에 맞서 방송의 자유와 독립을 부르짖고 있는 것이 2014년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우리가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이유는 비정상적인 방송사의 현실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절박한 심정 때문이다. 감사원이 밝힌 비리혐의에도 꿈쩍도 하지 않는 낙하산 이사장, 구성원과 시청자의 항의에도 모르쇠로 일관하는 낙하산 사장. 오늘날 EBS의 경영진이 보이고 있는 행태는 시청자가 아니라 오직 임명권자만을 보고 갈 수밖에 없는 폐단, 다시 말해 취약한 공영방송 지배구조의 전형적인 단면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대통령만 보고 가는 사람이라던 길환영 전 KBS 사장이 구성원과 시청자들의 거센 저항에 부닥쳐 물러났지만 결국 부적격 사장을 다시 후보로 추천하고 마는 KBS 이사회, 법원이 ‘공정방송은 방송노동자의 근무조건’임을 밝히며 해직언론인을 복직시키라는 판결을 거듭 내렸음에도 이를 애써 무시하고 있는 MBC 경영진, 이들은 모두 하나의 뿌리를 공유하고 있는 필연적인 현상일 것이다. 문제의 핵심은 정치적으로 독립된 지배구조를 만드는 일이다. 방송을 정치권력으로부터 다시 시청자에게 돌려놓아야 한다. 그저 법과 원칙을 지키자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대선공약으로 내걸은 바 있다. 국회도 2년에 걸친 논의를 진행해왔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 방송에 대한 시청자들의 불신은 날로 깊어지고 있다. 이에 언론현업단체들과 시민사회단체는 방송의 공정성 보장과 청와대 낙하산 및 관피아 방지법을 표방하는 이른바 ‘길환영 방지법’을 국회에 입법 청원하기도 했다. 방송사 지배구조 개선은 이젠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과제다. 대통령은 대선공약을 이행하고 국회는 즉각 논의에 착수하라. 방송노동조합협의회는 방송의 자유와 독립, 방송의 공공성과 공정성이라는 상식적인 가치가 복원될 때까지 모든 것을 다해 싸워나갈 것이다.
2014년 7월 24일
방송노동조합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