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_
[기자회견문] 'KBS 문창극' 보도 심의 반대 기자회견(2014.7.1)
[기자회견문]
방심위는 KBS ‘문창극 보도’ 정치심의를 당장 멈춰라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KBS의 문창극 총리후보자 검증보도와 관련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는 오는 7월 1일 보도교양방송특별위원회 자문을 거쳐 방송심의소위원회에서 제재 여부를 심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리는 먼저 방심위가 KBS 뉴스를 심의하겠다고 나서는 그 배후의 움직임에 주목한다. 그야말로 조직적이고, 집단적인 움직임이다. 먼저 수구 보수언론인 조선, 중앙, 동아가 문 씨 감싸기에 나서면서 KBS의 보도를 ‘왜곡보도’라고 비판하기 시작했다. 이어지는 정치권의 공세도 있었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홍문종 위원장은 “일부 언론들이 문창극 죽이기로 갔다. 공정하지 못한 방송에 대해 좀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며 KBS에 책임을 묻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리고 방심위가 KBS 보도를 심의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이처럼 KBS 보도에 왜곡 운운하며 우기기를 일삼는 극우집단의 속내는 뻔하다. 문창극 전 후보 사퇴의 책임을 KBS에 돌리고, 청와대로 모이는 비난 여론을 차단하는 동시에 KBS 새 사장 선임과정에 직접적인 압박을 가하겠다는 것이다. 청와대와 여당의 입맛에 맞는 사장을 앉히면서 KBS의 입에 재갈을 물리고, 더는 권력을 비판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추잡한 계략이다.
“조선 민족은 게으르다”, “남북분단은 하나님의 뜻”, “제주 4.3은 공산주의자들의 폭동” 등의 망언을 한 문 씨의 동영상을 공개한 KBS 보도는 전혀 왜곡이 아니다. 오히려 공영방송으로서 책임과 역할을 다한 것이다. 64분 동영상이 왜곡 편집됐다는 일부의 주장은 언론의 기본도 모르는 소리이다. 방송뉴스의 특성상 64분의 동영상을 모두 내보낼 수 없다. 왜곡 편집은 그야말로 핵심에서 벗어나서 편집한 것을 말한다. 뉴스는 64분 동안 관통하는 친일, 반민족 정서를 전체적인 맥락에서 벗어나지 않고, 핵심을 요약해서 발췌했다. 또한, KBS 보도는 단순히 동영상 내용 하나만을 보고 작성한 것이 아니다. 문 씨에 대한 전반적 검증 작업에서 나온 결과이다. 이를 보고 왜곡보도라고 우기느니 차라리 KBS 보도가 박근혜 정부를 곤란하게 해서 심의를 하겠다고 말하는 것이 차라리 더 설득력 있게 들릴 것이다.
한편 우리는 박효종 체재의 방심위가 과연 공정한 심의를 할 수 없다고 판단한다. 박효종 방심위원장은 박근혜 대통령 캠프와 인수위원회 출신이며 친일, 독재를 미화한 박효종 위원장이 ‘친일사관’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따지고 보면 이런 일 시키려고 청와대는 박효종 씨를 방심위원장으로 임명한 것이겠지만, 이런 자들로 구성된 방심위가 KBS에 정치심의를 가해 중징계라도 내리게 된다면, 방심위에 대한 국민과 방송계 종사자의 불신은 회복 불가능할 것이라 본다.
다시 한 번 말한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이미 심의기구로서 명예를 잃었다. 그동안 정치심의, 편파심의, 청부심의를 일삼으면서 언론인들을 옥죄어왔고, 잇따른 법원에서 패소로 그 신뢰성은 땅으로 추락했다. 분명히 경고한다. 방심위는 KBS 보도 심의를 당장 중단하라. 그리고 스스로 해체 수순을 밟아라. 언론 자유와 제작의 자율성을 무참히 짓밟으면서, 오로지 정권의 홍위병 역할을 자임하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더 이상 필요 없다.
2014년 7월 1일
방송심의제도개선TFT
(민주언론시민연합,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PD연합회, 방송기자연합회,
언론개혁시민연대, 참여연대 공익법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