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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조 성명] 길환영 사장, 절대 스스로 물러나지 말라길환영 사장, 절대 스스로 물러나지 말라
이명박 박근혜 두 정권의 언론장악 시도는 7,80년대와 다르지 않았다. 공정 언론을 지켜내려는 언론인들에게 무차별 해고 징계 폭탄을 떨어뜨리는가 하면 수하의 행정 권력을 총동원해 옳은 목소리를 내는 언론인들의 입을 틀어막았다. 그 결과 우리 사회의 소금이어야 할 신문과 방송은 그 짠맛을 잃었다. 각종 탄압을 각오하지 않고서는 자기의 펜을 휘두를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 감시견의 빈 자리는 충견들이 메웠다. 사납게 짖어대는 감시견의 소리는 잦아들고 충견들 꼬리에 매달린 방울소리만 도처에 가득하다. 거리의 해직 기자들이 울분에 가슴을 칠 때, 의회 쿠데타로 잉태된 종편들은 정권을 향해 찬가를 불러댔다. 침몰하는 대한민국에서 그 누구도 경고음을 낼 수 없었고, 그 누구도 저들을 향해 짱돌 하나 들지 못했다.
누구를 탓하랴. 자유란 그저 주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망각한 우리의 잘못이다. 공정·독립 언론이란 피와 투쟁의 산물임을 잊어버린 우리에게 책임이 있다. 권력의 감시자이어야 함에도 스스로가 권력 자체인냥 나불대던 우리가 못난 탓이다. 국민 앞에 다시 한번 무릎꿇고 잘못을 빌 뿐이다.
그러나 더는 못 참겠다. 정권이 키운 국가적 재난에도 오로지 자신들의 안위를 지켜내려는 저들의 행태에 더 이상은 못 참겠다. 그나마 있는 힘을 다해 공정방송을 이뤄내려는 언론 노동자들을 조롱하는 저들의 행태에 더 이상은 못 참겠다. 정권의 꼭두각시로 행세해오다 서로 이전투구를 벌이며 면피에 급급한 저들의 행태에 더 이상은 못 참겠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의 파업 투쟁은, 공정 언론을 사수하려는 모든 언론인들의 결전 서막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CBS지부는 KBS 언론 노동자들의 투쟁을 적극 지지하며, 투쟁 대오에 동참할 것을 결의한다. 험난한 싸움일 테지만,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는 각오로 임할 것이다.
그리고 그 싸움의 목표는 길환영 사장의 퇴진만은 아니다. 오히려 어설프게 사장 교체라는 꼬리자르기로 상황을 봉합하려 말라. 투쟁의 목표는 공영방송 지배구조의 개선이 되어야 하며, 모든 방송 장악 음모의 분쇄가 되어야 하며, 공정·독립 언론의 확립이 되어야 한다. 또한 이 모든 언론장악 시도의 책임자를 가려내 역사의 단죄를 받도록 해야 한다. 그 과정 중에 길환영 사장은 용퇴의 주체가 아니라 처벌의 대상이 되어야 할 것이다.
거듭 KBS 동지들의 파업 투쟁에 강고한 힘을 보태며, CBS의 모든 구성원은 정의로운 싸움에 적극 연대할 것임을 천명한다.
2014년 5월 30일
전국언론노동조합 CBS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