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촛불집회 취재 중이던 <공무원U신문> 안현호 기자 구속영장 발부에 대한 논평(2014.5.28)
검찰은 안현호 기자를 즉각 석방하라
어제(27일) 밤 서울중앙지검이 <공무원U신문>의 안현호 기자 등 2명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안현호 기자는 지난 24일 세월호 진상규명 범국민촛불행동 집회 후 가두 행진을 취재하던 중 연행되었다. 당시 청와대로 향하던 시위대가 종각사거리에서 경찰과 극렬하게 대치하는 중이었는데 경찰이 취재 중인 안현호 기자의 촬영 장비를 쳤다고 한다. 안 기자는 이에 항의하다 연행되었고 이 과정에서 오른쪽 팔을 다쳤다고 한다.
이번 사태는 경찰이 집회 현장에서 정당한 방법으로 취재하던 기자의 취재권을 침해한 것이다. 촬영 장비를 친 경찰과 이에 항의하다 연행되는 기자 사이에서 몸싸움이 벌어져서 기자와 경찰이 서로 다쳤다손 치더라도 일단 경찰이 촬영 중인 기자의 취재권을 방해한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18일 세월호 관련 ‘제2차 만민공동회’와 ‘가만히 있으라 침묵행진’에서도 경찰은 기자가 취재중이라고 말하고 기자 신분증을 보여줘도 길을 풀어주기는커녕 오히려 더 포위망을 좁히기까지 했다고 한다. 안 기자가 연행된 24일 집회 당일에도 경찰은 “기자들도 해산하라”고 경고방송을 다섯 차례나 했다고 한다. 이는 경찰이 기자도 해산명령 검거 대상으로 인식한 것을 분명히 한 것이다.
안 기자의 구속영장에는 “조사 시에 진술을 거부하고 변명만 하는 등 전혀 개전의 정이 없어 구속하지 아니하면 향후 위와 같은 집회에 계속적으로 참가하여 불법을 자행할 우려가 상당히 높고 세월호 침몰사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집중된 상태에서 편향된 기사를 작성하여 보도할 가능성이 높아 여론을 호도할 염려가 농후”하다는 내용이 있다고 한다. 이는 검경이 언론의 자유를 얼마나 하찮게 보고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무엇보다 안 기자를 구속하지 않으면 집회에 또 나갈 것이고, ‘편향된 기사를 작성하여 보도할 가능성’이 우려되어 구속한다니 이것이 무슨 뜻인가. 박 대통령을 비롯한 현 정권에 대한 반대 목소리는 모두 편향된 것이고, 그런 기자는 모두 구속하겠다는 것인가. 언론․출판․집회․결사의 자유가 보장된 민주주의 사회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우리는 취재기자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한 영장담당재판부에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 이미 관련 증거가 확보되어 있고, 도주와 증거인멸의 우려도 없어 이는 명백히 불구속수사원칙의 대상이다. 검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을 그대로 받아들여 발부한 재판부는 명백히 공권력에 의한 언론탄압의 공범이 된 것이다. 우리는 이에 대해서도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현장 취재기자에 대한 이와 같은 억압은 언론활동을 위축시킴으로써 언론의 자유와 취재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임을 분명히 밝히며 안현호 기자에 대한 즉각적인 석방을 요구한다. <끝>
2014년 5월 28일
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