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세월호 유가족과 국민을 모독한 MBC 보도에 대한 논평(2014.5.8)
등록 2014.05.08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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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보도, 뉴스가 아니라 쓰레기다

 

 

MBC가 세월호 유가족을 조급증에 평정심을 잃은 몰상식한 사람으로 몰고 가는 어이없는 보도를 내놨다. 

 

어제(7일) MBC 뉴스데스크 <[함께 생각해봅시다]슬픔과 분노 넘어서야>(7일, 박상후 전국부장)은 잠수부 사망에 대해 언급한 뒤, “조급증에 걸린 우리사회가 왜 잠수부를 빨리 투입하지 않느냐며 그를 떠민 건 아닌지 생각해봐야 할 대목”이라고 말했다. 또한 다이빙벨 논란에 대해서 일본에서도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을 보였다”면서 그 증거로 일본의 한 인터넷사이트를 제시했다. 보도는 골동품같이 생긴 다이빙벨을 그래픽 처리해 보여주면서 “19세기에 개발된 장비를 20세기에 사용한다는 주장을 진지하게 받아들인 한국인이 무섭다", "깊은 수심에 다이빙 벨이라니 야쿠자도 놀랄 상술이다"라는 자막을 달아 설명했다. 그리고 “다이빙벨도 결국은 분노와 증오 그리고 조급증이 빚어낸 해프닝”이었다고 평가했다. 

보도는 결정적으로 실종자 가족의 태도를 문제 삼았다. “사고초기 일부 실종자가족들은 현장에 간 총리에게 물을 끼얹고 구조작업이 느리다며 청와대로 행진하자고 외쳤습니다”라고 지적한 뒤, 외국의 사례를 언급했다. “쓰촨 대지진 당시 중국에서는 원자바오 총리의 시찰에 크게 고무됐고 대륙전역이 '힘내라 중국", "중국을 사랑한다"는 애국적 구호로 넘쳐났고, 동일본 사태를 겪은 일본인들은 가눌수 없는 슬픔을 '혼네'(속마음) 즉 속마음에 깊이 감추고 다테마에(외면, 겉모습) 즉 외면은 놀라울 정도의 평상심을 유지했다”고 말했다. 

 

우리는 이러한 리포트를 한 MBC 박상후 전국부장과 이 보도를 데스킹한 MBC 김장겸 보도국장, 그리고 자사의 세월호 보도를 칭찬했던 MBC 안광한 사장에게 묻고 싶다. 이 보도가 공영방송에서 할 수 있는 말인가. 이 보도가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의 ‘철없는 아들이 말한 미개한 국민’론과 무엇이 다른가. 미개하고 평정심 없고 조급한 국민과 유가족들이 잠수부를 강제로 바다에 밀어넣어 죽음으로 몰고 갔고, 총리에게 물이나 뿌렸다는 것이 아닌가. 억장이 무너지고 가슴이 타들어가면서 시신이라도 거두고 싶다는 기원으로 가까스로 견디고 있는 실종자 가족에게 어떻게 이런 무례와 참담함을 줄 수 있는가. 세월호 유가족은 애국심이 없어서 애국적 구호를 외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이는가. 다이빙벨이라도 투입해 아이들을 살려보자는 유가족과 일부 방송들의 요구가 일본 인터넷 사이트에 실린 말처럼 어처구니가 없어서인가. 목숨보다 소중한 자식이 차가운 바다 한가운데서 죽어가고 있는데,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이런저런 방안을 모색하며 정부의 적극적 구조를 요청하는 것이 조급증인가? 

 

세월호 참사 당일 보상금을 언급해놓고도 정식 사과조차 하지 않았고, 늦장구조에 대한 비판은 뒤로 한 채, 박 대통령 감싸기에 급급한 MBC는 이미 언론사로서의 품위와 권위를 잃어버린지 오래다. MBC는 즉각 유가족에게 사과하고 보도국장과 해당 기자를 징계하라. 그리고 MBC 를 이렇게 나락으로 떨어뜨린 안광한 사장은 무능을 인정하고 자리를 비워라. <끝>  

 

 

2014년 5월8일

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