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_
[언론노조 성명] 오늘은 ‘방통위 치욕의 날’로 길이 기억될 것이다오늘은 ‘방통위 치욕의 날’로 길이 기억될 것이다
결국 방통위는 임기 마지막 전체회의에서 재승인 의결이라는 선물을 종편 모두에게 안기며 마지막까지 종편 사수대로서의 소임을 충실히 완수했다. 오직 종편을 지키기 위한 충견노릇을 톡톡히 해낸 방통위는 전 세계 언론 역사에 길이 남을 치욕적인 결정의 장본인이 되었다. 심사안 마련, 심사위원 구성, 심사과정의 공정성, 심사결과의 투명성 등 그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된 것이 없는 엉터리 심사결과에 대해 야당 추천 의원 2인이 항의하며 퇴장했지만 의결은 강행됐다.
종편에 면죄부를 부여하기 위한 방통위의 세심한 노력은 눈물겹기까지 했다. 국회 최민희 의원실에 따르면 방통위 사무국은 종편들이 감점을 대폭 줄일 수 있도록 재승인 심사안을 자의적으로 설계했다는 의혹이 있다고 밝혔다. ‘시정명령 횟수와 불이행 사례’에 대한 감점 평가에서 종전과 다르게 이번 심사에서는 해당 감점 기준 자체를 누락시켜 무려 20점이나 감점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편 종편들은 방통심의위의 법정제재 같은 감점사안에 대해서는 일제히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방통위 사무국은 소송 중인 사안을 감점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제의했다고 한다. 이를 여당 편향의 심사위원들이 그대로 받아들여 또다시 감점요인을 대폭 줄였다는 것이다. 재승인 심사 과정에서 심각한 조작 행위가 방통위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자행됐다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
방통위는 이제 합의제 기구가 아니라 종편 봐주기에 혈안이 된 ‘정권의 도구’임을 밝혀라. 정권과 조중동이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뿌리째 뽑아 뒤흔들고 있는 이 시대에 방통위는 합의제 정신을 내팽개치며 스스로 자기부정의 길을 택했다. 그리고 ‘사회적 흉기’는 또다시 3년이란 시간을 확보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강성남)은 최소한의 정당성도 갖추지 못한 이번 종편 재승인 심사 결과를 절대 받아들일 수 없으며 이 모든 과정을 이끌어온 방통위를 강력 규탄한다. 심사 과정에서 방통위 사무국이 조직적으로 가담해 종편에 유리하도록 조작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하루빨리 명백하게 규명돼야 할 것이다. 그리고 정권의 전폭적인 비호를 받으며 생명연장에 성공한 종편들은 이제 그동안 누려온 말도 안되는 특혜들을 당장 내려놓아야 한다. 황금채널 배정, 8VSB 허용, 의무재전송, 방통발전기금 면제 등 미디어생태계를 교란시키며 파렴치하게 유지해온 온갖 특혜들은 모두 조속히 회수돼야 한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종편이 미디어생태계를 더 이상 훼손하지 못하도록 이 시대 모든 양심세력들과 함께 종편 특혜 철폐를 위한 투쟁에 나설 것이다.
2014년 3월 19일
전국언론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