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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노조 성명] 법원 판결 비웃는 잔인한 배제인사 언제까지 보복에 골몰할 것인가?
법원 판결 비웃는 잔인한 배제인사
언제까지 보복에 골몰할 것인가?
또 악습과 구태가 되살아나고 있다. 구성원들의 ‘일’을 빼앗고 ‘먼 곳으로’ 유배시키는 추악하고 치졸한 ‘보복인사’가 재연되고 있다. 김재철 측근들을 본부장으로 전면배치해 이미 ‘본색’을 분명히 한 사측은 지난 금요일 제작 일선에서 뛰던 조합원들 다수를 또 유배지로 몰아넣는 부당인사를 자행했다.
주지하듯 법원이 불과 1년 전 “업무상 필요도 없고, 경력과는 무관하며, 절차를 위반한 전보 발령”이라고 명백히 판시하고 공보판사가 “기자에겐 취재와 보도의 일을, PD에겐 프로그램 제작을 하게 하라”는 해석까지 덧붙였는데, 증오와 보복에 혈안이 돼 이제 사법부의 권위 따위는 우습게 본다는 뜻이다.
과연, 김재철의 ‘입’ 이진숙이 본부장 자리를 꿰찬 보도본부가 단연 압권이다. 파업 직후 경인지사로 부당 전보된 바 있던 한 6년차 기자는 이번에 또 다시 경인지사로 발령이 났다. 현업에 복귀한 지 1년도 안 돼 ‘법원이 부당 전보로 판단한’ 바로 그 부서로 도로 내쳐진 것이다. 무늬만 보도부문인 ‘보도 전략부’에 배치돼 그동안 상암동 신사옥 이전업무 등을 담당해 오던 한 차장급 기자도 대놓고 직무와 관계없는 경인지사로 배치됐다.
법원 판결에 의해 ‘유배지’로 판명된 바 있는 미래전략실이 이름만 바꾼 미래방송연구실에도 한창 현업에서 뛰어야 할 사람들이 배치됐다. 이번에는 또 뭐라고 할 것인가? 지난번과 달리 ‘이제는 번듯한 사무실도 집기도 갖춰졌으니 유배지가 아니’라고 설명할까? 아니면 이들에게 진정 ‘MBC의 미래를 설계하라는 임무를 주기 위해서’라고 할 것인가?
시사교양 PD들의 수난도 계속되고 있다. 파업 복귀 이후 지상파 DMB 주조에는 6명의 피디가 집중 투입됐다. 이들은 모두 시사교양 PD들. 대부분 현업으로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제자리에 있어야 할 사람들은 ‘보복’의 논리로 일터에서 배제되고 있는데 김재철 시대의 깨알같은 보은인사 또한 다시 등장하고 있다. ‘김재철의 집사’라는 이름으로 그야말로 승승장구하다 막판엔 ‘위인설관’ 논란을 일으키며 일본지사장까지 진출했다가 김재철 해임과 함께 드라미아로 자리를 옮겼던 인사는 MBC 본사의 부국장으로 화려하게 컴백했다. KT 개인정보 유출 특종 기사를 어이없게 누락한 보도국 전 편집부장은 오히려 편집센터장으로 영전했다. 배제시킬 사람들은 끝까지 찾아서 내치고, 챙길 사람들은 흠결이 있든 없든 자리를 챙겨준 김재철식 인사의 완벽한 부활이다.
이렇게 해서 땅에 떨어진 MBC의 공정성과 경쟁력을 되찾을 수 있는가. 현장에서 분투하던 사람들에게 또 다시 상처를 주고 쫓아내는 것이 사측이 원하는 MBC의 정상화인가. 정녕 구성원들을 모두 적으로 돌리겠다는 것인가?
법원이 “인사권과 경영권의 남용”이라고 한 행태가 반복되는 데 대해 조합은 엄중하게 경고한다. 또, 이에 따른 법적 절차를 밟을 것임을 분명히 한다. 아무리 우리 사회의 정의가 땅에 떨어졌다고 해도, 당신들의 치졸하고 저열한 보복 행태는 절대로 용납되지 않을 것이다.
2014년 3월 17일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