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_
[언론노조 기자회견문] 공영방송 낙하산 사장 방지 법안 처리 없이는 투쟁을 멈출 수 없다
공영방송 낙하산 사장 방지 법안 처리 없이는
투쟁을 멈출 수 없다
2월 임시국회의 회기 종료가 임박했다. 방송통신위원회 위원, 공영방송인 KBS, MBC, EBS의 사장 및 이사의 결격 사유를 강화하고, KBS 사장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도입하기로 하는 등 방송의 공정성을 제고하기 위한 나름의 진전이 있었다. 또, 방송사 편성위원회를 사측과 종사자측이 동수로 구성해 운영하도록 한 것도 방송의 자율성 보장 측면에서 어느 정도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방송의 정치적 독립과 공정성 보장의 핵심인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은 이번 국회 처리 안건에서 제외됐다. 공영방송에 낙하산 사장이 오는 것을 막기 위해,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을 위해, 적어도 사장을 선출할 때만이라도 특별다수제를 도입해 이사회의 3분의 2 이상 동의를 얻도록 하자는 게 그 내용이다. 공정방송을 위한 제1 선결조건이자 언론계의 절박한 요구였다. 이게 그렇게 무리한 요구인가. 특별다수제 도입은 새누리당 의원도 발의했던 내용 아닌가. 더구나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은 박근혜 대통령의 언론 공약 1호 아닌가.
국회가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법안을 외면하고 있는 사이, MBC에서는 정권에 의한 언론 장악의 상징이었던 김재철의 최측근, 안광한이 3년 임기의 새 사장으로 선임됐다. 공영방송 MBC를 망가뜨린 주역, 법원이 2012년 MBC 최장기 파업의 원인 제공자로 지목한 김재철의 사람이 다시 MBC 사장이 된 것이다. 그런데도 안광한은 취임사에서 “잦은 파업과 갈등으로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채널 이미지가 훼손되고, 시청자의 신뢰도 많이 잃었다”라고 말하는 등 MBC 추락의 원인을 노조에게 돌리는 후안무치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
이 뿐 아니다. 아리랑국제방송 사장으로는 박근혜 대선캠프에서 공보위원을 지낸 정성근 새누리당 파주갑 당협위원장이 선임됐다. 방송사 사장이라는 자리가 대선캠프 인사들이 하나씩 나눠 갖는 자리인가. 방송사 사장이라는 자리가 총선에서 떨어진 정치인들이 잠시 거쳐 가는 자리인가. 과연 박근혜 정권에게 방송 공정성에 대한 인식이 있기는 한 것인가.
여야에 거듭 경고한다.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즉 공영방송 낙하산 사장 방지 법안 없이는 방송 공정성 회복은 요원하다. 사장 및 이사 결격 사유 강화, 인사청문회 도입, 편성위원회 운영 등 이번 국회에서 합의한 것만으로는 망가진 공영방송을 바로 세울 수 없다. 김재철 같은 비정상적, 비상식적인 사람이 사장으로 온다면 편성위원회 같은 제도가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2월 임시국회의 회기를 연기해서라도 공영방송 낙하산 사장 방지 법안을 반드시 처리하라. 이 법안이 통과될 때까지 1만 2천 언론 노동자들의 투쟁은 결코 끝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선언한다.
2014년 2월 27일
전국언론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