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진은 반목과 대결을 택한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

방송문화진흥회가 MBC 신임 사장으로 안광한 MBC플러스미디어 사장을 택했다. 대화와 상식을 포기하고 끝내 반목과 대결을 택한 것이다. 박근혜 정권은 도통 말이 통하지 않는 정권임을 또다시 스스로 보여준 것이다.

안광한은 결코 공영방송의 사장이 돼선 안 되는 인물이다. 안광한은 김재철의 최측근으로, 편성본부장 시절 시사 프로그램인 ‘후플러스’를 폐지하고 ‘PD수첩-4대강 수심 6미터의 비밀’ 편의 불방 사태를 야기하는 등 제작 자율성을 침해하는 데 앞장서 왔다. 그것도 부족해 2012년에는 인사위원장을 맡아 MBC 파업에 참여한 후배들에게 무더기 보복 인사를 자행했다. 한마디로 MBC의 공정성을 망가뜨린 인물이다.

방문진에 묻는다. 안광한을 선택한 진의가 무엇인가. 편파 보도로 또다시 장기간 파업을 유도하고 MBC를 국민에게서 영영 멀어지게 할 작정인가. 파업에 참여했던 조합원들에게 다시 보복 인사를 자행해 MBC의 권력 감시?비판 기능을 거세할 속셈인가. 2012년 MBC 파업의 책임은 노조가 아니라 경영진에게 있다는 사법부의 질책이 정녕 들리지 않는단 말인가.

청와대에 묻는다. 대선을 앞두고 안광한이 MBC의 공정성을 무너뜨린 게 그렇게 고마웠나. 공영방송을 망가뜨린 주역을 더 승진시켜 낙하산 사장으로 앉히는 게 박근혜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걸었던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인가. 혹시 MBC를 영원히 당신들의 편으로 만들겠다는 망상에 사로잡혀 있는가.

오판이다. 치면 칠수록 언론 노동자들은 더욱 단단해질 것이다. 편파 보도를 일삼을수록 공정 보도 의지와 양심적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이다. MBC는 반드시 국민의 편으로 돌아올 것이다. 단언컨대, 국민으로부터 외면받는 것은 청와대와 방문진이 될 것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강성남)은 방문진이 반목과 대결을 택한 대가를 똑똑히 치르게 할 것이다. ‘안광한을 MBC 사장으로 선임할 경우 선전 포고로 간주하겠다’는 경고를 무시한 데 대한 책임을 물을 것이다. 당장 안광한을 MBC 사장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모든 양심 세력과 연대해 안광한 퇴진 투쟁에 나설 것이다.

방문진의 이번 작태로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이 왜 필요한지 더욱 분명해졌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MBC 등 공영방송 사장 선출 방식과 방문진의 지배구조를 바꿔내기 위한 투쟁에도 큰 힘을 쏟을 것이다. ‘싸움을 걸어오면 피하지 않겠다’는 약속, 이제는 실천으로 보여주겠다. 앞으로 일어나는 모든 사태의 책임은 청와대와 방문진에게 있다는 것을 거듭 경고한다.

2014년 2월 21일

전국언론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