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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연대 논평] 방문진, ‘김재철 체제 2기’ 탄생의 공범이 될 것인가
등록 2014.02.18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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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방문진, ‘김재철 체제 2기’ 탄생의 공범이 될 것인가
 

 


방송문화진흥회는 어제(17일) 열린 임시 이사회에서 MBC 신임 사장 최종 후보로 이진숙, 안광한, 최명길 등 세 명을 선정했다. 이명박 정권 당시 언론장악의 상징이었던 김재철 체제 하에서 공영방송 MBC를 망가뜨리며 충성 경쟁을 했던 자들이 사장 후보가 되었다. 이진숙 낙점설이 현실화되면서 김재철 체제 2기가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비판이 커지고 있다.
 
이진숙 워싱턴 지사장은 김 전 사장의 숱한 비리를 두둔하며 김재철의 입을 자처했던 인물이다. 공영방송 MBC를 망가뜨린 주범으로 군림하면서 2012년 노조 파업에 대해서는 "불법이고 정치적인 의도를 가졌다"고 말하며 이명박 정부의 언론장악에 동조했다. 김재철 퇴진과 방송 공정성 회복을 위해 후배들이 파업하고 징계·해고당하는 동안 이 씨는 김재철의 최측근이라는 완장을 차고 초고속 승진으로 MBC 첫 여성임원의 자리에 올랐다. 지난 대선 당시에는 정수장학회 최필립 이사장을 만나 MBC 지분 매각을 구상하며 ‘정치적 임팩트’ 운운해 대선개입 논란에 오르기도 했다.
 
안광한 MBC미디어플러스 사장 역시 김재철 사장 당시 부사장을 지내며 하수인 노릇을 했던 사람이다. 인사위원장 시절에는 노조의 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하며 조합원들에 대한 징계를 주도하고, 파업 후 복귀한 후배들에게 보복성 인사를 자행했던 인물이다. 2010년 편성본부장 재직 당시에는 신뢰받는 시사 교양 프로그램이었던 <후플러스>와 <김혜수의 W> 폐지를 강행했고, '4대강, 수심 6m의 비밀'의 불방 사태를 야기하며 프로그램 공영성과 제작 자율성을 침해한 전력도 있다. 또 한 명의 후보인 최명길 인천총국 부국장은 이진숙과 안광한의 들러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방문진은 오는 21일 정기 이사회를 열어 차기 사장 내정자를 결정할 예정이다. 그 전에 방문진 이사들은 분명히 답해야 한다. 새 사장 후보의 조건이 무엇인가. 두말할 필요 없이 김재철 체제 청산, 공영방송 MBC의 정상화다. 이를 위한 첫 번째 선결 과제는 물론 해직자들의 원상 복귀다. 법원도 2012년 MBC 노조의 파업을 '정당한 파업'이라고 규정하며 노조원들이 부당해고를 당했다고 판결했다. 방문진은 이에 대한 사장 후보자들의 입장이 무엇인지 확실히 듣고 공개해야 한다. MBC 정상화와 공정성 수호 의지가 전혀 없는 자에게 MBC의 미래를 맡긴다면 MBC 구성원들과 시청자들의 거센 저항에 부딪치게 될 것이다. 김재철 2기 탄생의 공범이 될 것인가. 공영방송 정상화의 첫 걸음을 뗄 것인가. 사장 선임까지 남은 3일 동안 방문진 이사들은 상식과 양심으로 고민하고, 부디 역사적 과오를 범하지 말기 바란다.

 
2014년 2월 18일
언론개혁시민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