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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단체 기자회견문] 이중잣대의 폭거,‘방통심위’위원회인가 ‘박통옹위’위원회인가
등록 2014.01.23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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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잣대의 폭거,‘방통심위’위원회인가 ‘박통옹위’위원회인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이중잣대 횡포가 폭거 수준에 이르고 있다. 언론장악을 위한 정권의 첨병임을 자임하며 언론 길들이기, 언론 재갈물리기에 발벗고 나선 것이다.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대한 중징계 방침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해 말 <김현정의 뉴스쇼>가,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면서 북한의 연평도 포격을 독도 문제에 비유했던 박창신 신부를 인터뷰한 것은 지극히 당연하고도 일반적인 일이었다. 논란을 빚은 당사자를 상대로 발언의 정확한 맥락을 파악하고 진의를 직접 확인하는 것은 시사프로그램의 본령이다. 더구나 진행자는 ‘너무 과하다’, ‘선동적이다’, ‘사제들이 우리 안보를 흔들고 있다’는 등의 반대 주장까지 소개하며 청취자의 이해를 도왔다. 하지만 방통심의위 측은 공정성과 객관성 조항을 위반했다고 억지를 부리고 있다. 나아가 방통심의위원들은 심의 과정에서 제작진에게 ‘박 신부 발언에 동의하느냐’고 캐물으며 사상검증을 벌였다.
 
  반면 자신의 입맛에 맞는 일부 종편에는 무한한 애정을 쏟아내고 있다. 서울시장에 출마한다는 정미홍 씨가 TV조선에 출연해 박원순 서울시장 등 야권 소속 자치단체장 3명을 ‘종북’으로 몰아붙였어도 방통심의위 측은 명예훼손에 대해 ‘문제없음’, 공정성·객관성 조항 위반에 대해서는 가장 낮은 수위의 행정제재인 ‘의견 제시’만을 처분했을 뿐이다. 한마디로 박근혜 정권에 비판적인 이들과 그들의 목소리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깔아뭉개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이처럼 '박통옹위'위원회로 전락한 방통심의위원회를 두고는 이미 안팎으로 냉소가 만연하다. 앞서 CBS <김미화의 여러분> 프로그램에 대해 정부 정책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방통심의위가 주의 처분을 내렸지만, 법원은 1심과 2심에서 모두 처분이 옳지 않았다고 판결했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방통심의위 노동조합이 “수준 이하의 정치 심의 놀음을 내부적으로 경계하고 저지하지 못한 사실에 사과한다”면서 위원들의 전원 사퇴를 촉구했겠는가.
 
  우리는 역사를 통해 알고 있다. 정당성이 취약한 정권이 언론 장악에 집착했음을, 그럴수록 정권의 끝은 더욱 비참했음을 말이다. 지금 언론 장악의 첨병 노릇을 하는 현 방송통신심의위원들의 행적과 말로는 그러한 역사적 교훈을 뒷받침하는 또다른 근거로 남을 것이다. 그리고 오늘 <김현정의 뉴스쇼>에 끝내 중징계가 내려진다면 그 교훈은 더 분명하게 더 앞당겨 드러나게 될 것이다.

 

 

2014년 1월 23일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PD연합회, 언론연대, 민언련, 언론노조CBS 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