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_
[기자회견문] 심의규정을 총체적으로 위반한 뉴스데스크를 엄중 징계하라(2014.01.22)
심의규정을 총체적으로 위반한 뉴스데스크를 엄중 징계하라
지난 1월 17일은 결코 잊을 수 없는 날이었다. 서울남부지법은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정영하 전 본부장 등 44명이 MBC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해고와 징계 처분은 모두 무효”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방송사 등 언론매체는 민주적 기본질서의 유지에 필수적인 표현의 자유 및 국민의 알권리 보장, 올바른 여론 형성을 위해 방송의 공정성을 유지할 의무가 있다”면서 “방송사에 있어서 공정 방송은 노사 양측에 요구되는 의무임과 동시에, 근로관계의 기초를 형성하는 근로조건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2012년 파업의 정당성이 합법적으로 인정받은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같은 날 저녁 MBC 뉴스데스크는 상식의 회복에 기뻐했던 언론인들과 많은 국민들을 향해 차마 믿고 싶지 않은 악의에 찬 보도를 내보내고 말았다. 이날 뉴스데스크는 <언론사 파업 ‘공정성’ 내걸면 합법? “논란 부른 판결”>이라는 제목의 보도에서 “대선을 앞두고 야당의 지지를 받으면서도 노조측은 당시 파업이 공정성 확보를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동부는 여러 차례 국회 답변에서 MBC 파업은 쟁의행위가 아닌 불법파업이라고 규정지었다”, “언론노조 MBC 본부는 노동자의 정치세력화를 지향하는 민주노총에 소속돼 있다”고 하는 등 사실 왜곡을 서슴지 않으며 사법부의 판결을 일방적이고 편파적으로 폄훼하고 나선 것이다.
사측의 입장만 일방적으로 반영한 점에서 방송심의규정 제7조 ‘방송의 공적 책임’ 위반, 악의적인 왜곡과 균형을 상실한 점에서 방송심의규정 제9조 ‘공정성’ 위반, 객관적 근거도 없이 진실을 왜곡함으로써 방송심의규정 제14조 ‘객관성’ 위반 등 뉴스데스크가 위반하고 있는 심의규정은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들 지경이다. 특히 지난 번 KBS의 <추적60분-서울시 간첩 사건 무죄 판결의 전말> 편에 대해 방송심의규정 제11조 ‘재판이 계속 중인 사건’을 적용해 중징계를 내린 것처럼, 이번 뉴스데스크에 대해서도 과연 같은 규정을 적용하는지 지켜볼 것이다.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우리 언론 현업인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은 공영방송 MBC를 이토록 처참하게 망가뜨리고 있는 몰상식한 무리들의 반언론적 행태에 대해 강력히 규탄한다. 그리고 방심위원들에게 촉구한다. 방송심의규정을 총체적으로 위반하고 있는 뉴스데스크를 엄중 징계하라. 방심위원 당신들이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며 숱한 프로그램들을 중징계한 이유가 돼왔던 ‘공정성’과 ‘재판이 계속 중인 사건’ 조항을 모두 정면으로 위반한 사례가 여기 있지 않은가. 오늘 우리가 이 사건을 공개적으로 제기하는 이유는 명백하다. 이 사건의 처리과정을 온 국민과 함께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보겠다는 것이다. 온 국민이 증인이 되어 몰상식한 언론의 몰락을, 그게 아니라면 정치편향적인 방심위의 종말을 똑똑히 기록하고 길이 기억할 것이다.
2014년 1월 22일
민주언론시민연합 방송인총연합회 언론개혁시민연대 전국언론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