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언론노조 특별결의문] 사상 초유의 민주노총 침탈, 결코 용서 않겠다
등록 2013.12.30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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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초유의 민주노총 침탈, 결코 용서 않겠다



2013년 12월 22일, 경찰은 사상 초유의 민주노총 침탈을 자행했다. 밤이 가장 길다는 동짓날, 박근혜 정권은 민주주의 암흑의 끝을 보여줬다. 경찰이 한국 노동운동의 심장인 민주노총 본부에, 마치 군사작전을 하듯 수천 명의 병력을 투입시킨 것은 1995년 민주노총 출범 이후 처음이다. 김영삼, 이명박 정권 때도 하지 못한 폭거를 박근혜 정권이 저지른 것이다. 침탈에 항의하던 민주노총 조합원과 시민 등 140여명이 폭력적으로 연행됐고, 민주노총이 입주해 있던 건물은 쑥대밭으로 변했다.


경찰의 이번 침탈은 명백한 불법이다. 경찰은 철도노조 지도부가 민주노총 사무실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불확실한 첩보만을 가지고 강제 진입에 나섰다. 경찰이 들고 있던 것은 체포영장 뿐이었다. 압수수색영장은 신청했지만 법원에서 기각됐다고 한다. 형사소송법상 압수수색영장도 없이 주거지가 아닌 곳을 급습해 체포를 시도하는 것은 엄연한 불법이다. 실제로 현장에 철도노조 지도부는 단 한명도 없었다. 결국, 있지도 않은 수배자를 체포하겠다고 공권력을 동원해 유리문을 깨고 잠금장치를 부수고 최루액까지 뿌렸고, 이에 항의하는 140여명을 강제 연행한 것이다. 유례를 찾을 수 없는 공권력 남용과 불법 행위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특히, 경찰이 난입한 곳이 다름 아닌 언론사 건물이었다는 점에서 1만 2천 언론노동자들은 더욱 분노를 참을 수 없다. 민주노총이 입주한 건물의 주인은 경향신문이다. 경찰은 기자들이 신문을 만드는 시간에 강제 진입해 12시간 동안 건물 내부를 장악했다. 그 사이 경향신문 기자들은 경찰에 막혀 회사 출입에 제한을 받는 등 신문 제작에 중대한 차질을 빚었다. 진입 전 사전 통보도 없었다고 한다. 우리는 이번 경찰의 침탈을 심대한 언론 자유 침해로 규정한다.


그런데도 박근혜 대통령은 오늘(23일) 사과하기는커녕 “원칙 없이 적당히 타협하고 넘어가면 미래를 기약할 수 없다”는 적반하장식 발언을 했다. 우리도 더 이상 타협할 생각이 없다. 노동운동에 대한 야만적인 폭거를, 언론 자유에 대한 심대한 침해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민주노총은 박근혜 정권과 전면전을 선포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강성남)은 기꺼이 민주노총과 함께 할 것이다. 80만 민주노총 조합원들과 어깨를 걸고, 언론 자유 및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더욱 강고한 투쟁에 나설 것이다.



2013년 12월 23일

전국언론노동조합 중앙집행위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