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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새노조 성명] 얻은 것은 훈장이요, 잃은 것은 KBS의 미래
등록 2013.12.12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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얻은 것은 훈장이요, 잃은 것은 KBS의 미래

     


수신료안이 KBS 이사회에서 단독 통과되던 지난 10일,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 문화체육관광부는 ‘창조경제 시대의 방송산업발전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이 안이 1999년 ‘방송개혁위원회 보고서’ 이후 14년 만에 처음으로 나온 정부차원의 방송관련 종합계획이라고 자화자찬을 하며 그 방향을 다음과 같이 요약하고 있다.

     

방송개혁위원회 보고서가 공영방송의 독립성 보장 등에 중점을 둔 계획이었다면, 이번 종합계획은 ‘방송산업의 성장전략’에 중점을 두고 있다. 

     

한 마디로 말해 박근혜 정부의 방송 정책이란 공영방송의 독립성 같은 데에는 관심 없고, 방송‘산업’의 ‘성장’에만 역점을 두겠다고 하는 것. 도대체 이 종합계획에서 거창하게 밝히고 있는 ‘방송산업의 성장전략’이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체 방송계를 이제는 종편과 유료방송 위주로 재편을 하겠다는 것이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을 하나하나 짚어보자.

 

종편특혜 8vsb 기어이 허용

    

 이 안은 ‘5대 전략 19개 정책과제’를 제시하고 있는데 제일 앞에 나오는 것이 ‘방송산업 규제혁신’이고 그 중 1항이 ‘기술·경제적 규제완화’다. 그리고 그 규제완화의 대표적 예로 ‘유료방송 8vsb 도입방안 마련’을 들고 있다. 종편의 숙원사업인 8vsb를 허용하겠다는 것으로, 조중동은 이를 대서특필하며 표정관리를 하고 있다. 정부는 종편 등 케이블 채널도 지상파와 똑같이 고화질로 볼 수 있다면서 이를 ‘시청자 복지 증진’으로 미화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실제로는 군소 PP들이 퇴출될 수도 있어 미디어 생태계를 파괴하게 되고, 디지털 전환에도 역행하는 일이다. 또한 채널 배치가 다시 될 수도 있다. 결국 지상파는 지금도 근근히 유지하고 있는 플랫폼 사업자로서의 지위를 더욱 상실하게 된다. 이런 이유 때문에 외국에서는 케이블 채널에 8vsb를 허용하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도 끝내 이를 강행하는 것은 종편에게 또 한 번 더 특혜를 주자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

     

 의무재전송 강행 시사

     

종합계획에는 또한 지상파 의무재전송 제도를 검토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구체적 내용은 언급하고 있지 않지만 지금까지 정부가 추진해왔던 것처럼 KBS 2TV를 의무재전송 채널에 포함시키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국민의 수신료로 제작된 KBS의 콘텐츠를 유료플랫폼 사업자에게 공짜로 넘겨주겠다는 것이다. 회사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2TV 의무 재전송이 실시될 경우 2012년 기준 300억 원, 유료방송 디지털 전환이 완료되는 2017년에는 600억 원 가까이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KBS의 재원구조를 더욱 악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광고 없는 MMS?

 

 그동안 지상파가 요구해온 다채널 방송(MMS)에 대해서는 ‘시청자복지 증진 및 사교육비 절감을 위해 무료로 서비스되는 지상파 다채널방송 도입 방안’을 마련한다고 밝혔다. 그런데 문제는 지상파 MMS에는 광고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만약 광고를 하지 않으면 어떻게 제작비를 마련해 콘텐츠를 만들 것인가? 설사 수신료가 올라간다 해도 광고 2100억 빼고, 2TV 재전송료 포기한 상태에서 이런 식의 MMS는 아무 의미가 없다.

     

또한 최재 쟁점인 700MHz 주파수 할당, UHD(초고화질)에 대해서는 ‘매체별 UHD 로드맵을 마련하고 상용화 추진’이라고 얼버무리고 있다. 여전히 통신사에 700MHz를 주어 지상파의 UHD 추진을 막을 여지를 남겨놓고 있는 것이다.

 종합계획에는 이 외에도 수많은 문제점이 있는데, 요약하자면 보편적 미디어 서비스를 고사시키고 유료방송 중심으로 미디어 시장을 재편하겠다는 것이다. 지금 코레일이 6,000명을 직위해제하며 철도 민영화(사영화)를 추진하고 있는데, 방송계에서도 이와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창조경제를 명분으로 행해지는 이런 방송 사유화 정책은 당장 중단되어야 한다.

     

길환영은 수수방관만

     

이에 앞서 이런 사태를 수수방관한 길환영 사장에게는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는 지금까지 이런 흐름을 선두에 서서 앞장서서 막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정권의 입맛에 맞는 방송을 할지만을 고민해 왔고, 심지어 현직 KBS 사장으로서 대통령으로부터 훈장을 받는 황당한 일까지 벌어졌다. 그에게 KBS의 미래를 맡겨서는 안 될 이유가 이번 방송산업 종합계획 발표로 다시 하나 추가된 것이다.  

   

    

2013. 12. 12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