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_
[언론노조 기자회견문] 당리당략에 빠진 정치권을 역사는 단죄할 것이다당리당략에 빠진 정치권을 역사는 단죄할 것이다.
정권 차원의 대선 개입 사건을 손바닥으로 가려보려던 박근혜 정권이 출범한 지 채 1년도 안돼 사퇴 요구를 받는 등 벌써부터 위기에 봉착한 모양새다. 사과와 진상 규명 등 상식선에서 일을 처리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상식을 벗어나면 곧바로 탈이 생기는 법이다.
또한 상식이 있다면 약속 한 것은 지켜야한다.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은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다. 잇단 대선공약의 파기 또는 후퇴에 어어 또다시 박 대통령은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공약 파기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제 박 대통령은 원칙을 중시한다는 말도 함부로 써서는 안되는 상황이 된 듯 하다.
현재 공영방송의 불공정성은 정권의 추천을 받은 이사들이 다시 정권의 뜻에 맞는 사장을 뽑는 이른바 ‘후견주의 정치 문화’에 기인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같은 현상이 반복되는 것을 우려해 지난 3월 여야 합의로 방송공정성 특위를 만들었다. 그런데 특위는 출범한지 8개월이 넘었는데도 그 어떤 성과물도 내놓지 않고 있다. 특위 종료시점이 모레로 코앞에 다가왔지만 특위 위원들에게선 절박감을 찾아볼 수 없다.
공정성특위의 목적은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과 방송 보도, 제작, 편성의 자율성 보장 장치 마련이다. 특위 논의가 지지부진한 사이 대한민국 언론은 존립 기반마저 걱정해야할 처지가 됐다. 이들은 해야할 보도는 내팽겨쳐두고 정권이 위기때마다 던져준 국면 전환용 의제는 덥썩 물고 확성기처럼 확산시키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MBC 김종국 사장에 이어 새누리당 조해진 의원 그리고 이경재 방송통신위원장까지 나서 ‘상급단체의 정치 편향성’ 운운하며 언론사 노조의 민주노총 탈퇴를 종용하는 등 반 헌법적 시각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정권은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종편을 지원하기 위해 8VSB 도입 등을 허용하려 하고 있지만 5년이 넘도록 일터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해직 기자들 앞에서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더 이상 지켜보지만은 않겠다. 정치권이 의지가 없다면 우리의 손으로 해결하겠다.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강성남) 1만 2천 언론노동자는 하나된 힘으로 총력 투쟁과 함께 지도부 무기한 농성을 선언한데 이어 오늘 전국 지,본부장 농성에 돌입한다. 우리에겐 공정보도 쟁취라는 대의 명분이 있다. 거꾸로 가고 있는 역사의 수레바퀴를 되돌리기 위해 이 사회의 모든 양심, 민주세력과 함께 할 것이다. 역사는 당리당략에 눈이 멀어 공영방송의 끝 모를 추락을, 언론 자유의 유린을, 미디어 생태계 파괴를 용인하고 있는 정치인들을 철저히 단죄할 것이다.
2013년 11월 28일
전국언론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