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_
[언론노조 기자회견문] 더 이상 후퇴는 없다! 공정보도 쟁취를 위한 언론인 총력 투쟁을 선포한다!더 이상 후퇴는 없다! 공정 보도 쟁취를 위한 언론인 총력 투쟁을 선포한다!
한국 사회가 뒷걸음치고 있다. 국정원, 국방부 등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과 민주주의 파괴, 숱한 대선 공약 파기, 전교조 등 민주노조에 대한 탄압과 헌정 사상 초유의 정당 해산 청구까지…. 박근혜 정권은 출범한 지 불과 8개월 만에 대한민국 시계를 유신 독재 시대로 돌려놓았다. 호언장담했던 ‘국민 대통합’은 고사하고,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의 ‘국민 대분열’을 초래했다.
언론계 역시 가장 참담한 상황을 맞고 있다. KBS와 MBC는 공영방송의 본분을 망각한 채 이명박 정권에서보다 더욱 편파 보도를 일삼고 있다. ‘남북 정상회담 대화록 논란’, ‘채동욱 검찰총장 혼외아들 의혹’,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불법 선거운동 의혹’ 등 정권과 보수언론이 던진 ‘국면 전환용’ 의제를 공영방송이 확산시키며 ‘정권의 구원투수’임을 자처하고 있다. 조금이라도 비판적인 기사에 대해선 청와대가 직접 나서 해당 언론사와 기자를 상대로 소송을 내는 등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 하고 있다.
심지어 독재 정권에서조차 일어나지 않았던 일들도 버젓이 자행되고 있다. KBS는 담당 PD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프로그램 진행자를 일방적으로 바꾸더니, 그것도 모자라 제작진을 전원 교체했다. 명백한 ‘제작 자율성 침해’이다. 또, MBC 김종국 사장에 이어, 새누리당 조해진 의원, 이경재 방송통신위원장까지 나서 ‘상급단체의 정치 편향성’ 운운하며 언론사 노조의 민주노총 탈퇴를 종용하고 있다. 과거 정권에서는 차마 하지 못했던 반헌법적, 반노동적 시각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이 뿐만 아니다. 미디어 생태계를 파괴하려는 시도도 계속되고 있다. 정권은 자신들과 강력하게 결탁돼 있는 종편을 지원하기 위해 8VSB 도입 등을 허용하려 하고 있고, 언론사들은 회사에 순응하는 언론인을 양산하기 위해 앞 다퉈 성과연봉제를 도입하려 하고 있다. 무엇보다, YTN 해직 기자들은 5년이 넘도록, 1863일째 일터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이것들을 바로잡아야할 국회는 어떠한가. 여야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했던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과 ‘보도․제작․편성 자율성 보장’ 등을 논의하기로 자신들이 합의해놓고 8개월 동안 어떤 성과도 내놓지 않고 있다. 당초 9월 말까지였던 방송공정성 특위의 활동 시한을 이달 말까지로 연장했지만 여당의 ‘무의지’와 야당의 ‘무능력’이 겹치면서, 이번에도 ‘빈손 특위’로 끝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강성남)은 새누리당 소속 특위 위원들의 활동을 촉구하기 위해 일일이 면담을 요청했지만 새누리당 위원들은 이마저도 응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이 언론계 현안을 또다시 당리당략 차원에서 이용만 한 것 아니냐는 언론노동자들의 분노가 들끓고 있다.
더 이상 지켜볼 수만은 없다. 공영방송의 끝 모를 추락을, 언론 자유의 유린을, 미디어 생태계 파괴를, 그리고 해직언론인의 아픔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 더 이상 정권과 정치권에 맡겨두지도 않겠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1만 2천 언론노동자의 이름으로 총력 투쟁을 선포한다. 전국을 돌며 새누리당 소속 특위 위원들의 사무실을 찾아갈 것이다. 지역 언론노동자들과 힘을 합쳐 특위 위원들의 무책임함을 규탄하고 적극적인 활동을 요구할 것이다. 특위 위원들의 활동 실상을 알리는 보도 투쟁을 조직화하고, 비상시국회의를 구성해 모든 양심 세력과 강고한 연대 전선을 구축할 것이다. 공정 보도 쟁취를 위해서라면 총파업도 불사할 것이다. 거꾸로 돌려진 역사의 수레바퀴를 기필코 되돌려놓을 것이다.
2013년 11월 11일
전국언론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