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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새노조 성명] KBS 내부에도 블랙리스트가 있는가?
등록 2013.11.28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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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센터장은 답하라.

KBS 내부에도 블랙리스트가 있는가?

      

쇼 진품명품>의 경우 부적격 MC를 제작진과 팀장까지 전원 교체해가며 밀어 넣은 반면, 정당하게 섭외된 내부 기자는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배제해버리는 또 하나의 엽기적 사건이 벌어졌다.   

  방송출연 블랙리스트, 적어도 KBS 내부인력에는 예외일 거라 여겨졌던 만행이 KBS 특정 기자를 대상으로 행해지고 있는 것이다. 유독 한 사람만은 안 된다는 라디오 간부들의 희한한 결벽증에 프로그램 경쟁력은 뒷전으로 밀려났고, 제작자율성은 헌신짝처럼 버려졌다.

     

지난달 말 2FM <황정민의 FM대행진> 뉴스브리핑 코너를 위해 제작진이 섭외한 KBS 기자에 대해 라디오 2국장과 2FM 부장이 이해하기 힘든 이유를 들며 출연을 막는 소동이 벌어졌다. 담당PD는 해당 코너를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능력을 갖춘 보도본부 A기자를 섭외했다. 보도국과 출연조율도 마쳤다. 절차상으로나 내용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외부인도 아닌 내부 기자가 거부되리라고 누가 상상했겠는가? 그러나 사측은 갖은 핑계를 대며 A기자의 출연을 거부했고, 개편 첫날부터 해당 코너가 불방되는 파행이 벌어졌다. 심지어 A기자의 출연을 사전봉쇄하기 위해 라디오 간부들은 보도본부에 부탁해 물리적으로 시간 여력이 어려운 다른 기자의 스케줄을 조정해주는 꼼꼼함까지 발휘했다.  

     

이렇게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특정 기자를 방송에서 배제하려는 의도는 과연 무엇인가? 그 기자가 KBS 새노조에서 집행부로 일했기 때문인가? 이는 KBS 기자 중에도 프로그램에 나와서는 안되는 ‘블랙리스트’가 존재한다는 명백한 증거일 뿐만 아니라 특정인을 상대로 향해지는 인격적인 폭거이다. 가뜩이나 <역사저널> 패널 교체, <진품명품> 낙하산MC 사태로 공정성을 의심받고 있는 ‘KBS 길환영號’에 짙은 의혹의 그림자를 한 겹 더 얹어주고 있다.

     

사태의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라디오 간부들은 실무진과의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 길사장은 취임 후 라디오센터장에게 ‘소통’과 ‘경쟁력’을 주문했다고 하는데, 라디오 간부들은 소통의 최소장치라고 할 수 있는 라디오위원회조차 거부하고 있다. 도대체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신뢰를 구하고, 경쟁력을 논할 수 있겠는가? 최대한 예의를 갖추고 먼저 다가서려는 후배 제작진의 대화노력에 라디오센터 간부들은 어떤 대답을 주어야 하는지 자문해 보기 바란다.

     

길환영 사장과 수뇌간부들이 <TV쇼 진품명품>, <FM 대행진> 사태를 계기로 제작자율성을 박탈하고 자기들 마음대로 결정할 권한을 가져보겠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소탐대실하지 않기를 바라며, 특히 길환영 사장은 이런 엉뚱한 일 말고 다른 곳에서 능력을 발휘하기를 정중히 권고한다.  

     

2013년 11월 5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