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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노조 성명] 김종국, “언론노조 탈퇴해야 단협 체결” 끝내 드러낸 저급한 인식!
등록 2013.11.2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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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국, “언론노조 탈퇴해야 단협 체결” 끝내 드러낸 저급한 인식!

노동자 자기결정권 심각한 침해... 조합, 김종국 사장 고소 검토



김종국 사장이 노동조합에 대한 자신의 오랜 편견을, 결국 드러냈다. 지난 8일 노사협의회 자리에서다. 김 사장은 “조합이 소속돼 있는 언론노조, 그 상급단체인 민주노총엔 정치위원회가 있고 규약상 노동자의 정치세력화를 지향하는 정파적 정치성을 띈 만큼 조합과 공정방송을 논의하는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발언했다. “단체협약 협상은 하겠지만 이 부분에선 뒤로 물러서거나 타협할 여지가 없다”고까지 못 박았다.


사실상 ‘단체협약을 다시 체결하고 싶으면 언론노조에서 탈퇴하라’는 협박을 한 것이다. 사측, 더구나 사장이 직접 이 같은 주문을 노동조합에 하는 건 헌법과 노동법이 보장하고 있는 노동자 ‘자기결정권’에 대한 심각한 침해다. 공정방송을 비롯한 노동자로서의 자긍심과 기본권을 지키기 위해 어떤 단체와 연대하고 힘을 합쳐 싸울 것인지, 일일이 사측의 동의를 받아 움직인다면 그것을 노동조합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인가!


단체와 연대하고, 변화를 모색하고 고민하는 것까지도 그 권리는 MBC 2천여 조합원들에게 있지, 결코 사장의 말 한 마디로 이래라저래라 할 수는 없다. 조합은 노동자 자기결정권을 심각하게 침해한 김종국 사장을 노동청에 고소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한편, 김 사장이 조합의 자기결정권을 인정하지 않는 이 같은 퇴행적 행태를 계속 보인다면 이를 저지하기 위한 모든 수단을 강구할 것이다.


김 사장의 이 같은 강변은 지난 5월, 사장 선임 국면에서부터 시작됐다. 일부 방문진 이사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노동조합의 언론노조 탈퇴 유도’를 공약으로 내걸었고, 그 비루한 근거로 내세운 것이 이른바 ‘정치성’이다. 이후에도 자신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김 사장은 ‘언론노조와 연대하는 노조의 문제’를 수시로 제기해 보수 세력들 앞에서 자신의 선명성을 입증하는 도구로 활용해 왔다.


조합은 노사관계의 가장 중요한 축인 단체협약이 다시 세워지고 있는 이 시점에서 김 사장이 이 같은 ‘전가의 보도’를 들고 나오는 저의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단체협약 체결에 대한 의지는 있는 것인가. 단협이 없는 지금 상황을 충분히 더 즐기고 내년 3월 사장 선임 국면에 또 다시 꺼내놓을 카드를 준비하는 것으로 단협 협상 자체를 활용하면서 MBC 구성원들을 우롱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묻는다. 지난 20년, 엄혹했던 ‘보도지침’ 시대를 극복해 나가는 과정에서 방송의 공정성을 감시하고, 수시로 문제를 제기하는 노동조합의 활동으로 오히려 공정방송의 가치가 더 훼손된 적이 있는가. 그저 보편적인 지향점을 명시했을 뿐인 ‘노동자의 정치세력화’라는 규약집 내용이 우리 보도에, 시사프로그램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끼쳐 특정 정당만 옹호하는 엉터리 같은 방송이 나간 적이 있는가.


반면 여전히 정부여당의 절대적인 입김 앞에 취약한 사장 선임 구조, 이명박 정부의 언론 장악의 잔재들이 빚어내는 MBC발 불공정 방송 사례는 개탄스러울 정도로 비일비재하다. 이런 상황에서 취임사에서 밝힌 “공정방송을 지키겠다”는 의지가 진정성이 있다면 김 사장이 겨냥해야 할 것은 실체도 없는 ‘노동자의 정치세력화’인가, 지금도 권력의 눈치를 보느라 여념이 없는 사내 보도·시사프로그램 책임자들인가.


밝힌다. 노동조합이 언론노조를 매개로 타 언론사 노조와 손을 맞잡는 이유는 전적으로 ‘연대’의 의미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여전한, 아니 오히려 더 극악스러워지는 언론 장악 시도 앞에서 ‘언론노동자들의 연대투쟁’만이 우리의 가치를 지켜낼 유효한 수단이라는 지난 20년 방송민주화투쟁의 역사성이 녹아있다. 김 사장은 MBC 2천여 조합원들의 고민과 합의 속에 지속되고 있는 연대를 실체도 없는 ‘정치집단’으로 몰아붙이는 무도한 짓을 그만 그쳐야 할 것이다.




2013년  10월  14일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