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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노조성명] 방송공정성 특위의 '면피성' 시한 연장, 결코 용납 않겠다여야가 국회 방송공정성 특위의 활동 시한을 2개월 연장했다. 당초 자신들이 합의했던 6개월의 활동 시한 안에 아무런 성과를 내놓지 못하자 2개월 더 늘린 것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강성남)은 참담한 심정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 물론, 아무런 성과 없이 특위 활동을 종료하는 것보다는 활동 시한을 연장하는 게 낫다. 하지만, 그 이전에 ‘6개월 동안 뭐 했는지’에 대한 통렬한 반성과 비판이 선행돼야 한다. 공정 방송을 위한 법 개정 의지가 없으면서도, 당장 여론의 뭇매를 피하기 위해 ‘면피성’으로 시한을 연장하는 것이라면 결코 용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여야에 묻는다. 과연 6개월이라는 시간이 부족해서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했는가. 그동안 전국언론노동조합과 1만 2천 언론 노동자들은 틈만 나면 정치권에 요구했다. 방송의 공정성과 제작의 자율성이 짓밟히는 참혹한 상황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으니 제발 정상으로 되돌려 달라고 촉구했다. 정권에 의한 방송 장악을 더 이상 참을 수 없으니 이제는 끊고 가자고 목이 터져라 절규했다. 하지만 정치권은 어땠는가. 자신들이 특위를 구성하기로 합의해 놓고도 소위원회 구성 등에 대한 이견을 핑계로 3개월 가까이 회의 자체를 열지 않더니, 이후 어렵게 열린 회의에 새누리당 의원들은 대부분 참석하지 않는 등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했다.
더욱 분노케 하는 것은 새누리당이 공정 방송을 위한 어떤 노력도 하지 않을 것이란 속내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최근 며칠, “현행 공영방송 지배구조에 문제가 없다”, “현행 유지가 당의 입장이다”라는 막말을 공개 회의 석상에서 서슴지 않았다. 심지어, 특위 소속 일부 새누리당 의원들은 특위 활동 시한 연장을 위한 본회의 표결에서 반대표를 던지기도 했다. 공정 방송을 위한 법 개정 의지가 없음을 스스로 만천하에 드러낸 셈이다. 이렇게 하려면 애당초 특위 구성에 왜 합의했는가. 당시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통과시키기 위한 대국민 눈속임이었음을 자인하는 것인가.
박근혜 대통령에게도 묻는다. 현행 공영방송 지배구조에 문제가 없다는 새누리당의 입장이 진정 박 대통령의 뜻인가. 그렇다면 지난 대선 때 ‘공영방송의 지배구조를 개선하겠다’는 공약은 왜 내걸었는가. 문제가 없는데도 표를 얻기 위해 개선하겠다고 거짓 공약을 한 것인가. ‘4대 중증질환 100% 지원’, ‘기초 연금’, ‘무상 보육’ 공약처럼 또다시 대선 공약을 파기하려 하는가.
전국언론노동조합은 분명히 경고한다. 지난 6개월 동안 1만 2천 언론 노동자들의 인내는 바닥이 났다. 남은 2개월 동안에도 여야가 달라지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면 상응하는 대가를 각오해야 할 것이다. 국정감사 일정 등을 이유로 또다시 시간 끌기로 일관하거나, 끝내 공정 방송을 위한 언론인들의 절규를 외면한다면 기필코 범국민 심판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2013년 9월 30일
전국언론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