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KBS사측의 < TV비평 시청자데스크> 조사 착수 등 압력행사에 대한 논평(2013.06.28)
등록 2013.09.26 11:30
조회 552
정권의 눈치 보며
국민을 ‘졸’로 보는 막장 드라마를 당장 멈추라

 
수신료로 운영되는 KBS가 시청자의 입까지 ‘재갈 물리기’에 나서 파문이 일고 있다. 자사 프로그램인 <시청자데스크>에서 국정원 선거개입과 관련해 <뉴스9>가 언론의 기능을 발휘하기는커녕 정권과 새누리당의 편에 서서 축소‧누락‧물타기 등의 보도를 해왔다는 비판이 나오자 화들짝 놀라 몰상식한 무데뽀 단속에 나선 것이다.
KBS사측은 지난 22일 KBS의 < TV비평 시청자데스크>가 ‘클로즈업 TV’ 코너를 통해 KBS <뉴스9>의 ‘국정원 관련 보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방송을 내보내자, 방송내용을 문제 삼으며 제작과정에 대한 조사 착수를 지시하는 등 제작진들에게 부당한 압력행사에 나섰다. 그리고, 담당 국장과 부장을 보직해임했다고 한다.
 
KBS의 이같은 처사는 제작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크게 훼손하는 것일 뿐 아니라, 시청자들이 참여해 자신들의 의견을 표출할 수 있는 자사의 ‘옴부즈맨 프로그램’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법률이 보장한 시청자 주권에 대한 정면 부정이자 시청자들에게 대한 심각한 모욕행위이다.
방송법 제89조는 “종합편성 또는 보도전문편성을 행하는 방송사업자는 당해 방송사업자의 방송운영과 방송프로그램에 관한 시청자의 의견을 수렴하여 주당 60분 이상의 시청자 평가프로그램을 편성”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방송법에 따라 시청자들이 KBS 시청자프로그램에 출연해 방송의 전반적인 내용을 평가하고, 비평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국민이 주인인 공영방송사가 시청자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쓴 소리도 마다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공영방송사로서 당연한 의무에 속한다.
KBS 프로그램에 대한 시청자들의 목소리를 담은 <시청자데스크>의 방송내용이 KBS가 정권의 시녀 노릇을 한 데 대해 일침을 가했다 하여 경영진이 그 내용을 문제 삼으며 그 제작과정에 대해 조사를 지시한다는 것은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 되는 폭거이다. 이 폭거는 KBS 경영진이 자신의 정체성을 ‘정권의 하수인’, ‘정권에 의해 파견된 감독관’으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이와 동시에 시청자를 ‘조작과 순치의 대상’으로 ‘마음대로 쥐락펴락 할 수 있는 장기판의 졸’로 보고 있음을 웅변으로 말해주고 있다.
 
KBS가 왜곡편파 보도를 일삼을 뿐만 아니라 시청자의 정당한 비판에 대해서까지 시시콜콜 탄압하려드는 것은 시청자에 대한 용납할 수 없는 도발이자 모욕이다. 또 그것은 방송법으로 구체화된 방송의 기본 책무를 정면으로 부정하고 파괴하는 범죄이다.
현재 국민들은 국기문란에 해당하는 국정원 정치개입, 선거개입 사건을 지켜보며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나아가 온갖 악의적인 보도로 사건의 진실을 은폐하고 뒤덮기 위한 정부와 새누리당의 주장에 동조하며 국정원 선거개입의 ‘공범자’를 자처하고 있는 언론에 분노하고 있다. 지금 KBS가 해야 할 일은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헌정 질서를 뒤집는 국정원의 정치개입의 진상을 국민들에게 제대로 보도하고 알리는 일이다.
길환영 사장과 KBS사측에 경고한다. 제작진에 압력을 행사하고, 시청자에게 ‘재갈물리기’에 앞서 자신들이 무슨 짓을 저지르고 있는지부터 되돌아보고 반성하라. 길환영 사장은 정권의 눈치를 살피며 국민을 ‘졸’로 보는 막장 드라마를 당장 중단하라.  < TV비평 시청자데스크> 프로그램에 대한 부당한 조사지시와 간섭을 즉각 중단하고 담당 국장과 부장의 보직 해임을 당장 철회하라. <끝>
 
 
 
2013년 6월 28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