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뉴스타파>의 조세피난처관련 특종 보도에 대한 논평(2013.5.30)
등록 2013.09.26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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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의 ‘참언론 정신’, 공영방송은 부끄러운 줄 알라

 
 
비영리 독립 언론 <뉴스타파>가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운영하면서 탈세한 것으로 추정되는 인사들의 명단을 연이어 공개해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22일 <뉴스타파>는 “비밀리에 조세피난처에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한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 국민의 알권리와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 것이라 판단한다”면서 이수영 OCI 회장 부부를 비롯한 재계인사 5인의 명단을 1차로 공개했다. 27일에도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 등 7인을 추가로 발표한 데 이어 오늘(30일)은 김석기 전 중앙종금 회장과 이수형 현 삼성전자 준법경영실 전무 등 5인을 공개하며 이들이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비자금 조성 등에 나섰을 의혹을 폭로했다. <뉴스타파>가 공개한 이들은 법인이 아닌 개인 명의로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거나, 발행주식이 ‘1주’에 불과해 불법탈세나 비자금 조성 의혹이 짙은 인물들로 ‘역외탈세’라는 사회적 환부가 적나라하게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열악한 취재 환경 속에서도 ‘국민의 알권리’와 ‘공공의 이익’이라는 언론의 역할을 충실히 해낸 <뉴스타파>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한편, 우리는 <뉴스타파>의 보도를 지켜보면서 우리 언론의 참담한 현실을 되짚어 보지 않을 수 없다. 현재 <뉴스타파> 제작자들은 거의 대부분 MB정권의 언론장악과 낙하산 사장의 탄압에 의해 현장에서 쫓겨난 언론인이자, 각 공영방송사를 대표했던 기자‧PD 출신들이다. 초창기 <뉴스타파>를 이끌었던 YTN 해직기자 노종면 기자를 비롯해 KBS 출신인 <뉴스타파>의 김용진 대표는 탐사보도전문 기자로 당시 탐사보도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고, MBC 출신인 최승호 앵커는 의 PD로 활약하며 우리사회 권력층의 환부를 드러내는 등 PD저널리즘을 진수를 보여준 바 있다. 이렇듯 유능한 언론인들이 정권의 언론탄압에 저항하다 쫓겨난 신세가 됐다. 그럼에도 이들은 전혀 굴하지 않고 진실보도에 목말라하는 국민들에게 ‘참언론’이 무엇인지 진면목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는 ‘독립적으로 장기간 탐사보도에 전념할 수 있는 언론’으로 <뉴스타파>를 선택한 이유가 더욱 주목된다. 이들이 거대 언론사들을 제쳐두고 <뉴스타파>를 선택한 이유는 다름 아닌 MB정권이 들어선 이후 사회감시기능을 상실한 한국 언론, 특히 낙하산 사장에 의해 망가질 때로 망가진 공영방송 KBS와 MBC의 현실을 보여준 상징적인 사례라고 본다.

현재 두 공영방송사의 모습은 어떠한가? 유능하고, 양심적인 언론인들을 다 쫓아낸 두 공영방송사는 스스로 자신들의 위상을 떨어뜨리고 있다. 권력 감시는커녕 정권의 나팔수역할을 자임하며 온갖 의제들을 왜곡, 물타기 하고 있다. 특히 지난 선거과정에서 여당 후보에게 유리한 보도는 키우고, 불리한 보도는 축소‧누락시켜 선거운동원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자초했다.
뿐만아니라 공공의 이익과 사회정의를 훼손하는 것을 감시하고 비판하는 언론 본연의 기능은 상실한 지 오래다. 우리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슈들을 외면하면서 정권이 원하는 내용만 ‘받아쓰는’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뉴스타파>가 조세피난처 명단을 공개하자, 그 명단을 받아쓰는 수준에 머물렀다. 자사의 개별취재라고는 역외탈세 의혹 명단에 오른 인물들의 ‘해명’을 싣거나, 국세청이 역외탈세를 조사할 예정이라며 띄우기 급급했다. 한편, KBS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22일 <뉴스타파>의 1차 명단을 보도하면서 <뉴스타파>의 이름은 거명하지 않은 채 ‘한 인터넷 언론’이라고만 보도해 여론의 지탄을 자초했다.
 
이렇듯 허울만 남은 공영방송을 다시 살릴 수 있는 길은 유일하다. 정권에 의해 쫓겨난 해직자 복귀 및 한직으로 내몰린 언론인들을 일선으로 복귀시켜 제대로 된 감시와 비판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것 뿐이다. 특히 박근혜 정부의 언론장악 연장 시도 중단, 그것만이 존재감을 상실한 공영방송의 신뢰와 위상을 회복하는 유일한 길이다.

끝으로 우리는 온갖 탄압을 받으면서도 끝까지 마이크와 카메라를 놓지 않고, 어디에서나 ‘진짜’ 언론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는 <뉴스타파> 모든 제작진들에게 다시 한 번 뜨거운 격려와 지지를 보낸다.<끝>

 
 
 
2013년 5월 30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