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뉴스타파>의 조세피난처관련 특종 보도에 대한 논평(2013.5.30)<뉴스타파>의 ‘참언론 정신’, 공영방송은 부끄러운 줄 알라
지난 22일 <뉴스타파>는 “비밀리에 조세피난처에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한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 국민의 알권리와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 것이라 판단한다”면서 이수영 OCI 회장 부부를 비롯한 재계인사 5인의 명단을 1차로 공개했다. 27일에도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 등 7인을 추가로 발표한 데 이어 오늘(30일)은 김석기 전 중앙종금 회장과 이수형 현 삼성전자 준법경영실 전무 등 5인을 공개하며 이들이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비자금 조성 등에 나섰을 의혹을 폭로했다. <뉴스타파>가 공개한 이들은 법인이 아닌 개인 명의로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거나, 발행주식이 ‘1주’에 불과해 불법탈세나 비자금 조성 의혹이 짙은 인물들로 ‘역외탈세’라는 사회적 환부가 적나라하게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열악한 취재 환경 속에서도 ‘국민의 알권리’와 ‘공공의 이익’이라는 언론의 역할을 충실히 해낸 <뉴스타파>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특히,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는 ‘독립적으로 장기간 탐사보도에 전념할 수 있는 언론’으로 <뉴스타파>를 선택한 이유가 더욱 주목된다. 이들이 거대 언론사들을 제쳐두고 <뉴스타파>를 선택한 이유는 다름 아닌 MB정권이 들어선 이후 사회감시기능을 상실한 한국 언론, 특히 낙하산 사장에 의해 망가질 때로 망가진 공영방송 KBS와 MBC의 현실을 보여준 상징적인 사례라고 본다.
현재 두 공영방송사의 모습은 어떠한가? 유능하고, 양심적인 언론인들을 다 쫓아낸 두 공영방송사는 스스로 자신들의 위상을 떨어뜨리고 있다. 권력 감시는커녕 정권의 나팔수역할을 자임하며 온갖 의제들을 왜곡, 물타기 하고 있다. 특히 지난 선거과정에서 여당 후보에게 유리한 보도는 키우고, 불리한 보도는 축소‧누락시켜 선거운동원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자초했다.
뿐만아니라 공공의 이익과 사회정의를 훼손하는 것을 감시하고 비판하는 언론 본연의 기능은 상실한 지 오래다. 우리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슈들을 외면하면서 정권이 원하는 내용만 ‘받아쓰는’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뉴스타파>가 조세피난처 명단을 공개하자, 그 명단을 받아쓰는 수준에 머물렀다. 자사의 개별취재라고는 역외탈세 의혹 명단에 오른 인물들의 ‘해명’을 싣거나, 국세청이 역외탈세를 조사할 예정이라며 띄우기 급급했다. 한편, KBS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22일 <뉴스타파>의 1차 명단을 보도하면서 <뉴스타파>의 이름은 거명하지 않은 채 ‘한 인터넷 언론’이라고만 보도해 여론의 지탄을 자초했다.
끝으로 우리는 온갖 탄압을 받으면서도 끝까지 마이크와 카메라를 놓지 않고, 어디에서나 ‘진짜’ 언론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는 <뉴스타파> 모든 제작진들에게 다시 한 번 뜨거운 격려와 지지를 보낸다.<끝>